가능한 스포는 피하려 하지만 주의해주세요
처음엔 그다지 페이지가 잘 넘어가지 않았는데 중반부턴 술술 읽혔네요
음... 내용이 라이트노벨보다는 꽤 SF에 가까워서 놀랐습니다
키워드는 주인 잃은 기계/인종차별 정도 되겠습니다
'가상의 sf풍 제국과 공화국의 전쟁 중에 제국은 자율기계병기를 만든다'
'정작 그 자율병기에 제국은 멸망(추정)한다'
'공화국(자유 평등 박애 등등을 상징하는 오색기라는 언급을 봐선 모티브는 혁명프랑스로 보입니다)은 유색인종을 최전선에서 싸우게 강요한다'
'유색 인종은 인간으로써의 권리를 받지 못하고 백인종은 통신으로 그들을 지휘감독한다' ('유색인종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이 타는건 무인기다'라고 합니다)
라는 배경인데, 처음엔 날 것을 먹은 기분이라고 해야하나... 좀 소재가 노골적이어서 약간 부담됐습니다. 글 자체도 흡입력을 발휘하기엔 좀 시간이 걸렸었고요
우선 상당히 만화적인 sf라 해야 하나... 일본문화틱한 설정이 제법 있습니다. 정신동조나 '검은양' 같은 설정이 그렇고요, 내용 자체도 '나이트런'이나, '니어', '진격의 거인'스러운?
'인류는 미증유의 적에게 둘러쌓여 생존의 위기에 봉착했다'같은 느낌이네요
또 주인공들이 타고 다니는 병기도 사실 '전차' '장갑차'같은걸로 바꿔도 내용은 거의 똑같을거 같지만, SF인 이상 특이한 기동병기로 이를 대체했고요
반면, 전쟁의 내용이 초능력스러운 부분은 거의 배제되어있는 점(작중에 초능력을 근간으로 통신기술을 개발했다고는 나와있지만, 주인공 일행이 염동력이라던가 하는 '만화적인' 기술을 사용하진 않습니다)
라이트노벨 답지 않게 개개의 캐릭터에 할애하는 부분은 적은 점
요즘에야 자주 있는 편이지만, 조연들을 꽤 가차없이 죽이는 점(컬러 삽화의 대부분이 갈려나갈줄은 몰랐죠. 보통 삽화 없던 엑스트라 죽는 정도가 라노베의 한계치로 알았는데)
그리고 에필로그 파트 등으로 볼 때는 만화적이지 않다 해야 하나.. 담백한 느낌입니다
말하자면 '이능배틀물이나 라노베적인 요소가 정착하기 전의 글'같은 느낌이네요
스토리에 대해서 솔직히 말하자면 클라이막스 부분은 좀 뻔하다거나 평범한 느낌인데 다른 요소들이 재미있었네요.
어쨌든 특이한 시도를 했고, 실패하진 않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