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있어유.
1. 강각의 레기오스
- 포스트 아포칼립스, 학원물, 무협 등 다양한 요소가 뒤섞여 있어서 나름 볼 만했던 판타지 액션물. 근데 일본에서는 잡지를 통해 여러 단편이 연재된 데 반해 국내에는 그것들이 번역되지 않아서, 정발된 본편만 봐서는 이해가 안 되는 내용들이 제법 많았음. 후반부 전개의 핵심인 다른 차원에 대한 이야기가 대표적인데, 그런 점들 때문에 국내에서는 뒤로 갈수록 평가가 나빠졌던 걸로 기억. 그 외에 의외였던 점을 하나만 꼽으라면 최종 히로인이 페리가 되었다는 것 정도? 당시에 말수 적은 츤데레 캐릭터가 진히로인이 되는 경우가 드물었고 스토리의 흐름상 니나와 리린을 중심으로 경쟁 구도가 펼쳐졌던 터라, 레이폰의 곁을 마지막까지 지킨 게 페리였다는 걸 확인했을 때는 정말 의외였음. 뭐 페리를 진히로인으로 밀었던 필자는 매우 만족했지만. -_-ㅋ
2. 괴물 이야기, 가짜 이야기(이야기 시리즈)
- 괴물 이야기는 애니 방영 후에 정발되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애니도 상당히 인상 깊게 봤지만 정발 원작 또한 상당히 재밌게 읽었음. 당시만 해도 니시오 이신 식 언어유희가 생소했던지라 더욱 신선하게 다가왔던 걸지도.. 정통파 판타지 위주로 봐왔던 필자로서는 괴물 이야기 식 괴이에 대한 이야기도 상당히 흥미로웠고. 가짜 이야기 또한 전작에서 드문드문 등장했던 파이어 시스터즈의 이야기를 볼 수 있어서 꽤 재밌게 읽었던 걸로 기억. 근데 가짜 이야기 애니판은 칫솔신이 거북하게 느껴져서 그 장면 나온 이후로는 내용에 전혀 집중하지 못했음. 게다가 후속작들이 이어질수록 작가 특유의 언어유희가 점점 식상하게 다가온 데다 시리즈가 너무 길게 이어지다 보니 내용도 너무 늘어진다는 느낌을 받아서 뒤로 갈수록 평가는 수직강하하기 시작함. 어느 시점이었는지 정확히는 기억 나지 않지만, 여튼 결국 세컨드 시즌의 어느 시점에서 이야기 시리즈를 하차하게 됨. 갠적으로 이때 작가에게 너무 실망을 한 나머지, 그 이후로 니시오 이신 작품들은 손도 안 대고 있음.
3. 거짓말쟁이 미 군과 고장난 마짱
- 일본에서는 이루마 히토마가 니시오 이신의 영향을 받은 작가라고 알려져 있었던 모양인데, 국내에서는 미군마짱 1권이 정발되던 때만 해도 니시오 이신이 별로 유명하지 않았던 터라 그런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았던 걸로 기억. 여튼 시골 마을의 폐쇄성과 잔인성을 작가 특유의 언어유희를 통해 맛깔나게 표현한 작품으로, 등장인물들 대부분이 사이코패스라 호불호가 많이 갈릴 수 있지만 갠적으론 정상인에 가까운 주인공이 자기 자신의 자아와 미쳐버린 마짱을 지키기 위해 사이코패스인 척하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걸로 기억. 근데 뒤로 갈수록 읽을 시간이 없어서 5권 이후로는 구매해서 쌓아놓기만 했다가, 나중에 아무 생각 없이 중고로 팔아버림. 지금 생각해도 이걸 왜 팔았는지 스스로 이해가 좀 안 감. 이제는 중고로도 구하기 힘들어진 작품이라 더더욱 아쉬움. ㅜㅜ
4. 검의 여왕과 낙인의 아이
- 국내에서는 안녕 피아노 소나타, 하느님의 메모장 등으로 유명한 스기이 히카루의 중세풍 판타지물. 읽은 지 너무 오래돼서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종교와 신화를 중심으로 하는 독창적인 세계관(따로 모티브가 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이 그럭저럭 괜찮았던 걸로 기억. 스기이 히카루 작품치고는 조금 무겁게 스토리가 진행되긴 했는데, 5권인가 6권까지 읽다가 말아서 엔딩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작가의 성향을 감안하면 아마 해피 엔딩으로 끝나지 않았을지.. 중세풍 판타지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가볍게 읽기에는 괜찮았던 듯? 뭐 물론 작가가 에리얼포스를 통해 우익 인증을 해버린 터라 구해서 읽을 마음이 생길지는 모르겠지만..
5. GOSICK(고식)
- 1차와 2차 세계대전 사이의 가상 유럽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작품인데, 판타지 요소와 추리물 요소가 적당히 섞여 있음. 작가 분이 순문학 쪽에서도 활동하는 분이라 그런지 필력은 상당히 괜찮았던 걸로 기억. 캐릭터들도 각자 특색이 있어서 마음에 들었고. 다만, 아무래도 판타지적인 요소들이 섞여 있다 보니 추리물로써의 개연성은 좀 약한 편이라, 추리물 마니아들 입장에서는 그게 불만일 수도 있음. 한때 작가 분이 작품 쓰다가 중도 하차하고 순문학으로 완전히 넘어갔다는 소문이 돌았던지라 그 영향 때문에 중반 이후로는 더 이상 사지는 않았는데, 나중에 보니 완결을 냈다고 해서 끝까지 사지 않은 걸 후회했다나 뭐라나.. 결국 나머지 내용은 애니로..
6. 공의 경계
- 페이트가 애니로 방영되면서 국내에서도 점점 타입문의 인기가 올라가던 시기에 구판이 정발되었는데, 남들이 다 욕하는 진월담 월희를 갠적으론 나름 재밌게 봤던지라(정확히는 세계관이 맘에 들었던 거지만) 월희와 동일한 세계관을 공유하는 공의 경계도 상당히 기대했던 걸로 기억함. 실제로 잔인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가 맘에 들어서 재밌게 읽었고. 다만, 다들 아시다시피 나스 키노코의 문체가 워낙에 난해해서.. -_- 안 그래도 세계관이 복잡한데 작가의 문체까지 난해하다 보니 한 1/3 정도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넘김. ;; 그래도 통각잔류 편의 주인공인 아사가미 후지노의 이야기가 꽤나 인상적이고 안타까웠던 건 1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기억이 남.
7. 그녀는 태클당하는 걸 좋아해
- 이건 원해서 구매한 게 아니라, 어디서 리뷰 해달라고 요청해서 1권만 받아서 읽었던 작품인데.. 뭐랄까, 덕후들 사이에서 성우들의 인기가 급격하게 올라가던 시기에 그 흐름에 편승한 작품이라는 인상을 많이 받았던 걸로 기억함. 지금 읽으면 "또 성우 이야기야?"라고 생각하실지도. 주인공이 어떤 오해 때문에 성우인 히로인의 라디오 게스트로 참여하게 되고 그 히로인이 우연히도 같은 학교 학생이었던지라 인연이 계속 이어지게 된다는.. 그런 식의 보이밋걸 럽코물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개연성보다는 우연성에 의존한 스토리 전개였던 데다 주요 포인트로 내세웠던 라디오 만담도 너무 밋밋해서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걸로 기억함. 갠적으로 평범한 럽코물을 상당히 좋아하는 만큼 그냥 읽을 만했으면 2권 이후도 계속 구매했을 테지만, 1권이 너무 실망스러워서 리뷰만 써주고 바로 하차..
8. 기신전기 던브링어
- 1세대 네임드 판타지 소설가로 유명했던 홍정훈 씨의 첫 라노베 작품. 120년 전쯤에 일어났던 전쟁의 영웅이 냉동인간이 되었다가 깨어나 보니 아무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해서 졸병으로 입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내용만 놓고 보면 적당히 진지하고 적당히 유쾌하고 적당히 통쾌한 전형적인 라노베식 스페이스 오페라물임. 다만, 이 작품이 나오던 게 한국형 라노베에 대한 집착이 심하던 시기였다는 게 문제.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어이가 없는 이유이긴 한데, 당시만 해도 "홍정훈이라면 한국형 라노베의 길을 제시해줄 거라고 기대했는데, 막상 나온 결과물을 보니 너무 전형적인 일본식 라노베였다."라는 생각에 제멋대로 실망해서 한 3권까지 읽다가 말았던 걸로 기억함. 라노베 독자를 대상으로 발매하는 작품인 만큼, 일본식 라노베가 나오는 건 당연한 일이었음에도. 물론 이런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고, 홍보 문구에는 '우주 최강의 고문관' 어쩌고 했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전형적인 힘을 숨긴 먼치킨 설정이라 거기에 식상함을 느꼈던 것도 있음. 여튼 끝까지 다 보지는 않아서 정확한 평가는 힘들겠지만, 필자가 읽은 부분까지만 놓고 보면 그냥저냥 읽을 만했던 걸로 기억함. 워낙에 필력이 있는 작가라 당연하겠지만.
불필요한 문장을 줄이기 위해서 일부러 평어체를 사용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양해 바랄게요. -_-
밑에 그동안 자신이 읽었던 라노베에 대해 소개하는 글들이 몇 개 보여서, 저도 그동안 읽었던 라노베를 간단하게 정리해볼 생각으로 써봤습니다. 라노베를 엄청 많이 읽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15년 넘게 취미 생활을 유지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작품 수도 늘어난지라, 다른 분들처럼 한꺼번에 몰아서 쓰는 건 불가능할 것 같아서 가나다 순으로 정리를 해보려고 생각 중이에요. 줄거리까지 전부 소개하면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그 작품을 읽고 나서 느꼈던 지극히 사적인 감상 위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렇게 'ㄱ' 항목을 정리하고 보니, 끝까지 제대로 읽은 건 강각의 레기오스와 공의 경계밖에 없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뭐 사실 예전부터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던 건데, 그걸 실제로 확인하니 뭔가 충격(?)이네요. 다만, 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는 게.. 라노베 한 작품이 1권부터 완결까지 나오는 게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이상도 걸리는데, 그러다 보면 처음에 그 작품을 보면서 느꼈던 매력을 뒤로 갈수록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아무래도 나이를 먹으면서 사고방식이 변하다 보면 작품을 대하는 방식도 바뀌기 마련이니까요. 게다가 시리즈가 길어지거나 발매 텀 수가 길어지면 이전 내용을 잊어버려서 후속 내용에 대해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구요. 물론 학생이었다가 직장인이 되면서 취미 생활에 투자할 시간이 줄어들어서 자연스럽게 라노베와 멀어지는 분들도 계실 테죠. 저 같은 경우에는 세 가지가 다 겹쳤던지라, 완결까지 다 본 작품은 정말 몇 안 되는 것 같아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다 중고로 팔거나 버린 건 아니고, 상당수는 창고에 잠들어 있죠.
여튼..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으로 글을 올려볼까 하는데, 'ㅎ' 항목까지 전부 다 쓸 수 있을지 자신이 없네요. 제가 의지박약이라.. -_- 그냥 느긋하게 시간 날 때마다 하나씩 써볼까 합니다. 일종의 추억 공유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요즘 10~15년 정도 지난 옛 작품에 대해 언급하는 글들이 별로 없어서, 저라도 한 번 써보려구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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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ㅎㅎ | 17.11.12 16:3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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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virus
이제는 절판되지 않았나요? 라노베의 아쉬운 점 중 하나가 너무 빨리 절판된다는 거.. 다른 책들에 비해 절판 속도가 너무 빠른 것 같아요. | 17.11.12 16: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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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virus
그런 케이스는 상당히 드물지 않나요? 대부분은 재판 안 해주던데.. ㅜㅜ | 17.11.13 10: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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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갈수록 레이폰이 뒤로 밀리긴 했죠. -_- 레이폰이 분명 주인공인데, 스토리에 주인공이 제대로 녹아들지 못한 느낌이 들었던 희한한 작품.. | 17.11.12 16:3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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馬鈴薯
아, 앙대.. | 17.11.13 10:2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