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에카노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라노벨 중 하나입니다. 카토 메구미는 지금까지 서브컬쳐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캐릭터라는 평을 듣고 있죠. 메구미는 제 최애캐이기도 합니다.(보통 사람들은 1부에서 토모야의 호칭인 카토를 많이 쓰지만 저는 2부 호칭인 메구미를 쓰겠습니다.) 또 토모야의 독백에서 나오는 드립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문체도 취향입니다. 이번에 완결권인 13권이 나와서 재빨리 읽었죠. 원서로 읽어서 제가 놓치고 지나간 부분도 많을 것 같지만 어쨌든 감상을 한 번 쓰겠습니다.
우선 1장은 당연히 12권과 GS3권 마지막장에서 이어집니다. 작가님이 거의 6개월간 애태워 왔죠. 작가님도 토모야의 독백에서 그 얘기를 살짝 합니다. 토모야가 메구미에게 고백의 대답을 들려 달라고 하자 메구미는 얼버무리면서 미룹니다. 그리고 대답은 결정되어있지만 타이밍이 문제라고 하죠. 뭐 그러면서 집으로 돌아가 씼고 얘기를 다시 합니다. 토모야가 우타하나 에리리에게 품었던 마음, 그리고 메구미에게 품었던 마음을 진지하게 고백합니다.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메구미님은 3초 이상을 키스라고 치신답니다. ㅋㅋ) 메구미는 토모야에게 품은 한이 많았는지 토모야에게 좋아한다는 고백을 한 10번을 받고 받아줍니다. 그리고 드디어 메구미와의 키스신이 나오죠. 이런 이챠이챠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미사키 쿠레히토님의 삽화가 적절히 들어가는 매우 훌륭한 장면입니다. 둘의 첫 키스는 30초를 넘겼다고 하는군요. 그 동안 서로 그렇게 좋아하면서 어떻게 참았을까요. 다음 날 학교 가기 전에도 서로 한 번씩 키스했다네요. 으으 달다.
뭐, 2장은 blessing software의 게임 제작을 마무리하는 장이었습니다. 토모야가 1장에서 둘의 이챠이챠를 시나리오에 반영해서 메구미가 세상에 내보낼 수 없다고 합니다. 서클 멤버들은 좋은 장면이라며 이해하지 못하죠. 그런데 왠일로 이오리가 메구미의 편을 들어주나 하더니 메인 히로인이 제멋대로에 자의식과잉에 오만해서 유저가 감정이입이 안된다면서 마구 깝니다.ㅋㅋ. 메구미는 작게 싫은 소리를 막 하죠. 그리고 우타하랑 에리리가 도와주고 그럽니다. 그러다 메구미랑 토모야가 시나리오 체크를 하는데 메구미가 이챠이챠 신을 보고 감정이입해서 안절부절 못합니다. 그래서 둘이 손을 꼭 잡고 있었다네요. 이제 사귄다고 손 정도는 예사로 잡는 둘입니다.
3장은 코미케에 나가는데요. 잘 팔렸답니다. 그리고 메구미와 이오리는 여전히 사이가 안 좋습니다.
코미케가 끝나고 토모야네 집에 전/현 서클 멤버가 모입니다. 이 4,5장에서 에리리와 우타하를 확실히 찹니다. 사실 찼다기보다는 에리리랑 우타하가 마음을 정리한 것이죠. 이 장은 정말 안타깝습니다. 사실 메구미 엔드로 가는 건 기정사실이었지만 안타까운 건 어쩔 수 없네요.
그리고 6장에서는 세상에! GS3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GS 3.5가 있었습니다! 메구미와 에리리가 서로 속마음을 털어놓네요. 메구미는 GS2권 당시에는 아직 토모야랑 있을 마음이 반 정도였다고 합니다. 지금은 푹 빠졌지만요. 본인도 인정해버립니다. 토모야는 정말 복받았네요.
7장에서는 에리리와 우타하와 마음을 정리하고 계속 밖에 있던 토모야에게 메구미가 갑니다. 둘이 제야의 종도 듣고 또 키스하네요. 사귀고 나서 장난이 아닙니다.
그리고 에필로그에서는 icy tail도 나오고 마치다 씨도 나오고 코사카 아카네도 나옵니다. 아시다시피 메구미는 대학에 붙고 토모야는 떨어집니다. 카페에서 메구미가 토모야를 위로해 준다고 메인 히로인을 하는데 거의 토모야한테 사랑고백하는 수준입니다. 장난이 아니에요. 그런데 사실 토모야가 서클을 계속하게 하기 위해 계획된 것이었다네요! 뒤에서 이오리와 이즈미가 나옵니다. 메구미가 이오리를 하시마군이라고 부르는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둘이 집에 돌아가는 길에 언덕길 3부작 얘기같은 게 나오고 사실 갈아입을 옷을 미리 가져온 메구미라든가 이제 성인이 된다고 말하는 토모야라든가 나옵니다. 끝~
애니메이션 1기 방영할 때 처음 보고 완결까지 봤네요. 완결이 난다니 아쉽습니다. 둘이 이챠이챠 하는 걸 좀 더 보고 싶었는데 말이죠. 그래도 읽고 나서는 깔끔히 끝냈다는 생각이 드네요. 작가 후기에서 작가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팬들이 밀어주면 뭔가 더 나올 수도 있다니 기대해 봐야겠습니다. 내년에 memorial book도 나오고요.
이제 시리즈 전체에 대한 얘기를 좀 하자면, 사에카노가 2부 와서 까이는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는 우타하나 에리리를 7권에서 탈퇴시켜 놓고 2부 와서 다시 상당한 분량을 차지해 시리즈가 루즈해졌다는 점이겠고, 또 하나는 토모야의 행동과 태도겠죠.
우타하와 에리리가 9권, 10권을 거의 통째로 쓴 것은 작가님의 전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루토 작가님은 게임 시나리오라이터였죠. 한마디로 9권,10권은 비유하자면 에리리, 우타하 엔딩 같은 거라고 봅니다. 작품 내에서도 둘을 대상으로 한 시나리오가 나오고요.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로서의 성향이 들어갔다고 생각합니다.
토모야의 행동과 태도는 12권에 와서 평가가 심각해졌는데요. 메구미에게 일방적인 통보를 하고 코사카 아카네 쪽을 도우러 갔다는 것이죠. 사실 이건 코사카 아카네를 돕는게 목적이라기 보다는 우타하와 에리리의 작품을 망치고 싶지 않았던 거죠. 토모야의 그 둘에 대한 신앙심과 깊은 마음은 상당히 강하다는 것이 작중에서도 많이 나오고요. 그렇다고 메구미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갔다는 것이 잘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타하는 그걸 보고 토모야는 메구미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다고 말하죠. 메구미가 상처받은 것도 사실이지만 그런 다툼도 서로에 대한 신뢰 위에서 이루어졌다고 생각해서요. 토모야는 진짜 메구미한테 잘해야죠.
그리고 토모야가 갑자기 시나리오를 쓰는 것도 편의주의적 설정이라도 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건 정말 개인적인 추측입니다만 작가님의 경험에서 나온 거라고 생각해요. 마루토 작가님도 게임 업계에 데뷔한 지 얼마 안 되어서 탑급 시나리오라이터가 되었으니까요.
쓰다보니 어째 사에카노 실드만 치고 있는 것 같네요. 사에카노가 물론 특성상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소설이지만 여기저기서 욕먹는 것이 안타까워서 그랬나 봅니다. 사에카노가 끝나면 카토 메구미 같은 캐릭터를 또 어디서 볼 수 있을까요. 물론 마루토 작가님이 앞으로도 작품을 내 주시리라고 믿습니다. 사에카노 13권이 발매된 지 꽤 지났는데 웹에서 리뷰가 통 보이지 않아서 제가 한 번 써 봅니다. 상당히 두서없이 쓴 것 같네요. 그럼 사에카노 3기를 기대하며 마치겠습니다. 사실 사에카노 얘기를 듣고 싶어서 쓴 거라서요. 기탄없는 비판과 의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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