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벨님?]
벨은 발을 멈추고, 노래가 울려 퍼지는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신님들도 노래하고 있어.]
들려오는 것은 죽은 자들을 애도하는 애가(哀歌)였고, 영웅에게 감사를 바치는 찬미가였고, 새로운 [영웅]을 절실히 바라는 기도의 노래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신들의 음성이 섞여있다는 것을 벨은 눈치 챘다.
-달밤의 아래에서 술마시는 것을 즐기는 애주가의 여신이,
-변덕스러운 은발의 미의 여신이,
-아주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코끼리가면의 남신이.
-창문에 서있는 대장장이신이.
-도시 벽에 서있는 용모가 단정한 남신이.
-그리고 소년들의 귀가를 기다리고 있는 어린 여신이.
많은 신들이, 아이들의 만가(挽歌)를 읊조렸다.
벨은 당돌하게 어릴적에 들었던 할아버지의 말을 생각해냈다.
[미궁도시에는 뭐든지 있단다.]
[운 좋게 돌아다니다 보면, 부도 명성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거다.]
[하지만 발을 들인 자는 좋든 싫든 시대의 물결에 말려들게 된단다.]
[그곳은 그런 곳이란다.]
[그렇기 때문에 ......영웅도 될수도 있단다.]
모험가들의,영웅들의 생과 사.
반복되는 모험담과,새롭게 역어지는 영웅담.
-미궁도시 오라리오 .
영웅들이 흩어진 [시작의 땅]
그리고 많은 생명들과 맞바꾸어,한줌의 영웅들이 태어나는[약속의 땅].
이야기는 이어져간다.바라든 바라지않든 상관없이.
벨은 이때,할아버지의 말의 진의에 겨우 닿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영웅이 되고 싶어.]
어린아이 때 부터 숨겨왔던 원망을,벨은 속삭이듯 밤기운에 흘려보냈다.
[하지만...왠지,슬퍼]
그리고,끝나지 않는 만가(挽歌)가 가슴에 가져다주는 감정을,입에 담았다.
올해도 꽃을 바치자,자신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소녀는 조용히 말했다.
꽃을 바치러 가자.오늘 있었던 일을 잃어먹지 않도록.
소년은 조용히 말했다.
소년과 소녀는 같은 노래를 들으며,같은 하늘을 올려다 보면서,서로 다른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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