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신이시여]
[.....]
배의 신음소리가 재촉하는 듯 먹을 것을 바라며 홈을 방황하고 있던 그날. 릴리는 복도에서 자신의 주신 소마와 마주쳤다.
종잡을 수 없는 남신. 길게 늘어진 앞머리는 눈을 가린채, 한마디도 말하지 않고, 무엇을 생각 하고 있는지 전혀 알수 없었다.
숭배의 대상이 [신주]로 바뀐 지금에도 조용히 신위를 내뿜는 신에게 다른 단원들이 두려워 하고 있다는 것은 릴리고 알고 있었다.
바로 눈앞에 멈춘 소마는 앞머리 사이로 검은 눈동자로 릴리를 내려다 보았다. 등에 새겨진 [스테이더스]가 욱신거리는 착각이 들며 서둘러 복도 모퉁이로 숨었다.
물끄러미 모퉁이에서 얼굴을 들어내민 릴리는.... 정신을 차리니 소마가 안고 있는 종이봉투에 시선이 고정되어 있었다.
희미하게 기름과 소금냄새를 풍기는 봉투의 내용물은 갈색으로 튀겨진 감자돌이였다. 그리고 작은 배에서 구~ 라는 소리를 냈다.
자신의 몸을 내려다 보면서 배를 감싸고 있는 릴리를 소마는 아무말없이 다가갔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그림자에 릴리가 겁을먹고 있을 때, 소마가 감자돌이 1개를 건내었다.
눈을 둥글게뜬 릴리는 눈앞에 내밀어진 음식과 얼굴색 하나 바뀌지않는 주신을 번갈아 본 후, 떨리는 손으로 받았다.
다음순간 작은 입술을 가득열고 베어 먹었다. 따뜻한 튀김옷의 울리는 소리와 함께, 감자의 감칠맛이 입안을 채웠고, 오랜만의 제대로 된 식사에 전신이 신이난듯 기뻐했다.
[저, 저기 .... 고맙습니다.]
[....]
필사적으로 손가락을 빨면서 전부 다 먹은 뒤, 서투른 말투로 감사의 말을해도 역시 소마는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다시 걷기 시작해 자신에게서 멀어져 가는 주신의 등을, 릴리는 망설이면서 따라갔다.
저벅저벅 발소리를 내면서 홈의 자신의 방에 들어간 소마의 뒤를 따라, 망설이며 문으로 들어오는 릴리를 주신은 아무말도 없이, 쫏아낼려고 하지도 않았다.
작은접시에 감자돌이 몇 개를 담고, 의자위에 놓았다. 그것이 자신에게 주는 것 이라는 것을 이해하는데 릴리는 조금시간이 걸렸다.
묵묵히 먹기 시작하는 릴리를 내버려두고 1개의 감자돌이로 식사를 마친 소마는, 술의 원료인지 방구석에 놓아둔 식물을 한데 섞기 시작했다.
막사발과 봉을 이용해서 박박 문지르는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이 소리는....)
공복이 해결되고, 눈꺼풀이 서서히 감기기 시작하는 중, 릴리는 그 작업소리를 들어본적이 있는 듯 했다.
오래전 기억에도 남아있지 않는 꿈의 사이에 흐르는 자장가 같은 소리.
그 규칙적인 일정의 리듬은 곧 있어 릴리를 꿈의 세계로 인도했다. 바닥에 누어 몸을 둥글게 말면서, 감겨진 눈에서 투명한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아버지도 어머니도 것도 아닌 커다란 손이 릴리의 몸을 안았고, 침대위에 누워져 따뜻한 털가죽이 덮어졌을 때 잠이든 소녀의 눈에서는 눈물이 계속 흘렀다.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 신의 옆에서, 릴리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다른 이의 사랑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주신의 처음이자 마지막 온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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