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와 환상의 그림갈은 상당히 현실적인 작품입니다. 같은 장르-전투가 메인인 라노벨 중에선 이것보다 현실적이라고 말할수 있는게 드물지경이지요. 그러나 이 작품에도 비현실적인건 꽤 많습니다. 이세계임에도 사람들이 다 일본어로 대화하는것, 인간의 팔로 현실엔 있을수 없는 힘을 내는것(소우마라던지), 열역학법칙과 물리법칙을 무시하는 마법이란 존재. 1G의 중력에서 가능할리 없는 키가 300m짜리 생물.
특히 작중에서 쓰이는 '일본어'는 매우 수상합니다. 그냥 작중에서의 캐릭터들은 이세계어를 사용하는데 그냥 소설에는 일본어로 쓰여져있다는게 아니거든요. 일본어에서만 가능한 어법들, 일본어 단어들과 한자들로 구성된 지명. 작중의 캐릭터들은 분명 일본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발매된 그림갈 10권에서 중요한 떡밥이 나왔기에 그를 바탕으로 가설을 써보자 합니다.
10권 본문 번역-
하얀 입김을 토하며 소나무 잎의 차를 준비한다. 그렇다고 해도, 깨끗한 약수 물로 씻고 건조시키고 볶은 것을 상비하고 있으므로 절차는 간단하다. 우선은 천막 앞에 꾸미고 있는 아궁이에 불을 땐다. 물을 넣은 약이나 깡통을 불에 얹다. 수제의 접는 의자에 앉아 물이 끓기를 기다린다. 주전자를 목조의 냄비 깔개 위에 둔다. 찻잎을 채운 주머니를 주전자에 넣다. 흑금련산의 드워프가 만든 정교한 기계 시계를 하나 갖고 있지만 일부러 그런, 대단한 것을 꺼내지 않는다. 아침놀에 물든 하늘을 바라보며 수를 세어 기다리다. 특히 진한 차를 마시고 싶을 때는 삼백까지. 대개는 백 팔십까지 센다. 즉, 약 삼분이다.
애용하고 있는 목제의 잔에 주전자로부터 차를 따른다. 소나무 잎의 차는 거의 색이 없다. 김을 빨아들인다. 소나무의 상쾌한 향기가 비강을 간질여, 수염투성이의 얼굴이 무심코 피기 시작한다. 후우, 후우, 라고 입김을 내뿜고 나서 차를 훌쩍거리면, 순한 풍미가 입속에 퍼져, 목을 타고 위에 떨어진다.
"맛있다"
중얼거리고, 여운을 즐기다. 아아, 한 입 더 마시고 싶어. 아무래도 마시고 싶어 죽겠다. 견디지 못하고 잔에 입을 댄다. 그러면 두모금째가 최고로 맛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처음에 하는 것이 이것이다. 가장 눈이 쌓이는 지방에 체재하고 있으므로 노천에 천막을 치고 있으니 비 오는 날에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비가 안 올 때만의 사치다. 운좋게도, 그 사치를 일년중 반이상, 맛보고 있다.
곰곰이 생각한다.
나쁘지 않은 인생이다.
천천히 원하는 만큼 시간을 두고 소나무 잎 차를 마시고 나니, 자, 오늘은 무엇을 할까. 구름은 얼마인가 나와 있지만, 공기는 마르고 있고, 3시간 이내에 비가 내릴 가능성은 없을 것이다. 나날이 겨울이 다가오는 이 시기치곤 기온도 별로 낮지 않다. 사냥이라도 할까. 계곡 물에서 낚시를 하는 것도 좋다. 비축은 충분히 있으니까 하루 종일 뒹굴고 있어도 문제는 없다.
기분이 향하는 대로, 좋아하는 일을 좋을대로 좋아하는만큼 한다. 결국, 그것이 성미에 맞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살기 위해서, 의용병 생업으로부터 손을 떼었다. 여러 가지 있어 사냥꾼에 전업했던 것도, 의식하고 있던 것은 아니지만, 반드시 이를 위한 준비였던 것이다. 이런 생활을 하고 싶었다. 자신의 의사로 소망을 실현해, 더 이상 없을 정도 만족한다. 이제 동료들의 얼굴을 떠올리는 일도 좀처럼 없다. 지금 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무사한가.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동료들이 살아 있으면 재회하는 일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지만, 만나고 싶을까 물어지면 아니라고 대답한다. 솔직히 마음이 내키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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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손에 넣기 위해서는, 혼자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유일한 우려는 고독을 견딜 수 있을지,였다.
외로워서 참을 수 없는 밤은 아직껏 있지만, 해 보내는 방법을 점차 기억했다. 가슴을 찢는 것 같은 외로움도 지속은 하지 않는다. 나름, 점차 모집해 가, 피크로 달하면, 점점 아무렇지도 않게 되어 간다. 공복이나 졸음과는 달라, 한도를 넘으면 죽어 버린다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외로운 것뿐이다. 외로워서 눈물나기 시작하면 울뿐, 눈물은 어떤 감정도 정화해 준다.
오로지 나 자신에 자연스럽게 따르는 것만으로, 불필요한일은 일절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다. 이 생활에는 무엇과도 바꾸기 어려운 가치가 있다.
일어서, 의자를 정리해, 우선 걷자, 로 결정했다. 카자하야 황야와 같은 대초원이나, 네히의 사막, 널기어 고지따위, 전망이 좋은, 경관에 특색이 있는 토지도 재미있지만, 산은 어디도 각별하다.천룡산맥이나 쿠아론 산계, 린스토무 산계, 흑금련산 같은 큰 산맥이 아니어도 괜찮다. 그 근처의 작은 첩첩 산에도 각각 다른 매력이 있다. 얼마나 걸어도 걸을 정도로 새로운 발견이 있어, 좀처럼 질리게 하지 않는다. 질리면 질린대로, 또 여행을 떠나면 좋은 것뿐의 이야기다. 세계는 넓다.평생을 해도 둘러볼 수 없을 것이다.
준비를 하고 야영지를 떠나고 덤불 숲 속의 짐승이 다녀서 난 길을 갔다.
마음을 놓고있던 것은 결코 아니다. 강렬한 짐승 냄새가 나는걸 느끼자 마자, 주위를 둘러보았다. 소리가 난다. 초목을 밀어 헤치는 소리. 왼쪽이다.
도망치든, 맞아 싸우든, 늦는다, 라고 생각했다.
상대는 무엇인가. 그것도 짐작하고 있었다. 이 냄새. 아마도 곰이다.
부딪쳐지기 전에 양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곰이라면 안면을 노려 온다. 경험적으로 그렇게 알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녀석은 얼굴을 지키고 있는 왼손에 덥석 물었다. 동시에 밀어 넘어뜨려졌다.
왼손은 이제 끝났다. 즉석에서 포기해 벌써 먹어 뜯어지고 있는 왼손을 녀석의 입에 억눌렀다. 이물을 입속에 돌입해져 녀석은, 고오홋, 구봇, 라고 신음한다. 신음하면서, 양손을 찍어내리려고 하고 있다. 작지는 않다. 꽤 큰 곰이다. 아마 체장 3미터 가까이 있다. 이 녀석의 발톱으로 일격 되면, 고기나 뼈도 어이없게 찢어지고 부서질것이다. 알고 있기 때문에, 사생 결단하고 놈에게 매달렸다. 냄새나는 짐승의 털에게 얼굴을 묻어, 왼손을 먹이면서, 오른 팔을 녀석의 목에 돌려 밀착한다. 녀석의 양손의 손톱이, 왼쪽 어깨에, 그리고 오른쪽의 옆구리에 먹혀든다. 이대로 눌러 떼어지면, 끝이다.
오른손의 집게 손가락과 중지를, 녀석의 왼쪽 눈에 찔러 넣는다. 녀석은, 구와악, 짖었다. 녀석의 양손이 격렬하게 움직인다. 녀석의 손톱이 온몸을 손상시키고 있다. 아픔은 느끼지 않았다. 반격이다. 반격 해라. 여기도 지지 않으려고 외친다. 큰 소리를 지르면서, 어떻게 되어 있는지 모르는 왼손을, 녀석의 목 안에 쑤셔넣는다. 오른손으로 녀석의 안면을 두드린다. 무아지경으로 마구 두드린다.
갑자기 내 몸이 공중을 날아올랐다.
아무래도 느닷없이 녀석이 온몸을 비틀어, 그 기세로 내던진 것 같다.
공중에서 나이프를 뽑았다.
낙하해 오는 사냥감을, 녀석은 오른손이나 왼손으로 후려갈긴 것 같다. 몸이 몹시 망가졌다. 어디가 파괴되었는가. 그것은 모른다. 충격으로 일순간, 의식이 날았다. 일순간 뿐이다.
놈이 위에 있다. 어쩌면 밑에 깔린 것 같다. 원형을 남기지 않은 왼손으로 얼굴에서 목까지 어떻게든 사수하려고 하면서 마구 칼을 휘두른다. 다리를 올리고 배도 방어하고 싶지만 왠지 그것은 잘 할 수 없었다.
녀석은 한 계책을 궁리했는지, 갑자기 상체를 일으켰다. 곤란하다. 녀석의 무서운 손톱이 내려온다. 피해라. 왼쪽으로 왼쪽으로 굴렀지만 전부 돌지 못하고 등돌리기가 된 곳에서 녀석의 일격이 왼쪽 어깨를 거의 쳐부수었다.순간적으로 기어서 달아나려고 한다. 무리인가. 도망갈수 없어. 녀석에게 잡혔다. 짓눌렸는지.. 숨을 할 수 없다. 녀석이 덥석 물어 온다.
왼쪽의 옆구리다. 가죽의 옷을 입고 있는데, 상관 없었다. 녀석은 그대로 먹고 있다. 지금 확실히 먹히고 있다. 자신의 육체가. 참지 못하고, 갸아아아아아아, 라고 비명을 질렀다. 그런데도, 먹는데 열중하고 있는 녀석에게 반격 할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온몸을 뒤틀며 역수에 다시 잡은 나이프로 녀석의 오른쪽 눈을 노린다. 깊이 박히진 않았지만 안구를 손상시킬 수 있었다. 녀석은 조금 전 왼쪽 눈을 부상하고 있다. 이것으로 두 눈 모두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놈은 한심한 목소리를 내고 멀리 떨어진다. 이럴 때 야생 짐승은 쓸데없이 망설이거나 하지 않는다. 몸을 돌려 도망친다. 도망쳐 간다.
"……뭐야"
기침이 나왔다. 대단한 어려운. 나이프를 놓지 않았다. 녀석이 돌아오는지도 모른다. 아니, 그건 아닌가. 적어도 당분간 오지 않을 것이다. 원래 칼 따위 갖고 있어도, 이제 싸울 수 없다.
눈을 감는다. 기침이 멈추기를 기다렸다. 조금이라도 호흡이 편하도록 입을 연다. 효과가 있는 건지, 아니라구?몸을 움직이려고 하자 용기가 나지 않는다. 무섭다. 어디가 얼마나, 어떻게 손상됐는데?자신의 상태를 알고 싶지 않다.
뭐, 이것은 안 되겠지, 하는 식으로 느끼고 있다. 아마 살아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의 부상이다. 그런 것은 자명하고 있으니 굳이 파악하고 싶지 않아. 낙담. 실망. 억울함. 부끄러운. 칠칠치 못하다, 바보 아닌가도 생각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체념도 있다. 이것이 대자연 속에서 혼자서 산다는 것이다. 곰은 보통 밤에 행동한다. 다만 동면 전에는 다르다. 이해하고 있으며 경계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곰만 해도 인간을 사냥하려고 하고 있던 것은 아닐 것이다.그들의 주식은 사슴이나 쥐 , 물고기, 그리고 과일이다. 마주치는 순간, 저 곰도 놀랐고, 반사적으로 덤벼 들어 온 것이 아닌가.
덕분에 나는 이 꼴이고 곰도 깊은 상처를 입었다. 서로에게 불행한 사고였다. 그리고 돌의 벽으로 둘러싸인 길거리에서 살지 않으면 이런 사고는 언제든지 가능. 사람을 떠나 사는 것을 선택한 시점에서 이런 끝나는 방법도 상정하고 있었다. 운이 좋으면 편안한 죽음을 맞을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우연히 그렇지 않았다. 그것 뿐이다.
다행히, 곧바로는 죽을 것 같지 않다. 눈을 뜬다. 상처의 상태를 확인할 생각에는 역시 될 수 없다. 움직일 수 있을까. 엎드리려고 한다. 왼팔은 안되고, 양다리에도 힘이 들어가지 않지만, 오른 팔이 무사해서, 어떻게든 되었다.
"...그럼"
즐거운 포복전진의 시간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오른 팔만이 의지이므로, 1미터 진행되는데 30초는 우아하게 걸린다. 게다가, 빈번하게 휴식을 사이에 두지 않으면 힘들다. 아픔도 있다. 힘이 다해 죽을것이다.
"그 때는, 그 때..."
할 만큼 할 뿐이다. 의용병 생활로, 그것만은 배웠다. 어쨌든, 최선을 다한다. 언제라도 그것 밖에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가는 것에 집중해서 생각하기 싫었는지도 모른다. 각오하고는 있었지만, 역시 이렇게 끝난다면 후회의 하나나 두개는 떠오른다. 이제 와서 뉘우치고 싶지는 않다. 아무래도 안 되니까.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이니까. 우여곡 절도 있었지만, 자신은 좋을대로 살았다. 선택한 인생을 완결시키려고 하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예를 들어, 헤어진 동료들따위 떠올리고 싶지는 않다. 저러면 됐다. 더 이렇게 했어야지. 다른 길도 있었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그런 회한에 사로잡힐 수도 있다. 어차피 죽을 것이다. 어쨌거나 자신은 틀리지 않다. 그렇게 믿은 채 죽고 싶다.
죽음은 무섭지 않다. 눈앞에서 동료를 잃은 적도 있다. 죽음이 어떤 것인가는 알고 있을 생각이다.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는다. 생존자의 기억에 흔적을 남길 뿐이다.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한사람도 없어지면, 완전하게 사라진다. 물론, 친한 사람의 죽음은 안타깝다. 때에 자기 자신의 일부를 당겨 뜯어진 것처럼조차 느낀다. 때가 지나면 그 슬픔이나 상실감은 희미해져 가지만, 다시 생각하면 가슴을 단단히 죄인다. 죽어 간 사람을 또 만나고 싶은, 왜 만날 수 없겠지라고 생각한다. 이 세계는 불합리하다고.
"나혼자라면, 아무도 잃지 않고 끝난다..."
그런가?
그래서 동료들과 헤어지고 혼자 살아가기로 한건가?
아니, 그것뿐만은 아닐 것이다.
모든 짐을 버리고 홀가분하게, 자유롭게 되고 싶었다. 자신만을 위해서 살고 싶었던 것이다. 그만큼 누구의 신세도 안진다.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는다.
뭐든지, 그것으로 충분했다.
몸 하나로 좋다.
그 밖에 아무것도 필요없다.
혼자 살고, 혼자 죽는다.
이상 대로가 아닌가?
그렇다 치더라도, 자신인데도 조금 믿을 수 없다. 정말 놀랍다 .
야영지에 돌아올 수 있었다.
조금 열고 있어 조망이 잘 보이는 장소에 천막을 치고 부뚜막을 만들어 조리 도구 등의 일습을 늘어놓고 접는 의자를 둔다. 그런 소소한 작업이 좋아했다. .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면서 취사를 하고 있다고 살아 있어 좋아,라고 마음 속으로 생각한다. 따위 시시한 작은 인간이라고 웃을 수 있다. 그래서 좋다. 실제로 그랬다.
부뚜막의옆에 몸을 옆으로놓으면, 시선이 낮기 때문에 산의 경사면이나 골짜기, 저 편의 평야는 보이지 않지만 어디까지나 하늘이 퍼지고 있고 얼어붙는 듯한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조금 기분 좋았다. 이는 나쁘지 않다. 여기서 죽는다. 좋은 결말이다.
"…… 그렇겠지?"
누구에게 묻느냐고 혼자 웃는다. 여기에는 자신밖에 없는데. 숨 끊어진다면 짐승들이 찾아오고 유해를 맞을 거야. 바라건대, 노 라이프 킹의 저주가 영향을 미치기 전에 깨끗이 처분하고 주면 좋겠어. 뭐, 그렇게 형편 좋은 일이 진행되지 않더라도, 사후의 일이다. 아무래도 좋다.
이렇게 해 조용하게 끝낼 수 있다.
최고다.
또 누군가에게 죽여지는 것보다는, 상당히 좋다.
저것은 싫다.
두 번 다시 맛보고 싶지 않다.
그렇지만, ─ 그렇지만, 사람과 사귀어 살아 있으면, 비록 의용병은 하지 않아도, 언젠가 누군가를 잃는다. 사람은, 살아 있는 온갖 것은, 반드시 죽으니까.
― ― 죽는다.
그게 어쨌다는거……?
단순한,…당연한...─,
"Hey, Geek."
"
그런 식으로 불러지는건, 정말로 대단히 오래간만이다.
너무 오래간만이어, 자신이 그렇게 불리고 있던 것 조차 잊고 있었다.
킨즈바그. 뉴저지 쪽이 아니다. 콜로라도주. 인구천명정도의 그 마을에서는, 거의 전원이 아는 사이로, 이른바 오타쿠로서 태어난 나는 소수파였고, 똥같이 떳떳하지 못했다.
중략..........
즉, 이것도 저것도 좋아진다. 전부가 호전된다. 나에게는 확신이 있었다. 교환 유학생으로서의 1년간으로, 나는 자신이 깊어지고 있었다. 그러니까, 대학에 다니면서, 합법 비합법 묻지 않고 여러가지 수단을 구사해 돈을 저 모아 두어 수개월의 체재비가 준비 가능하게 되면, 인내 할 수 없게 되었다. 나는 대학을 휴학해 덴버 국제 공항으로부터 시애틀, 밴쿠버와 갈아타, 나리타 공항으로 향했다. 간신히 일본에 돌아왔다. 환희와 안도. 그것이 나의 실감이었다.
"……어째서야?그림, 갈..."
이상하구나.
나는 일본으로.
― ― 돌아왔을 텐데.
나는 대학시절에 기억한 방법으로 돈을 벌면서, 오타쿠 라이프를 보냈다. 친구가 증가했다. 오타쿠 친구 만이 아니다. 리얼충계의 무리와도 놀았다. 록뽄기에는 그다지 가까워지지 않았지만, 나카노, 이케부쿠로, 신쥬쿠, 그리고 아키하바라는 뜰과 같은 것이었다. 질질 체재 기간이 뻗어, 이대로 자리잡으려면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우선 대학은 그만두지 않으면 안 된다. 부모에게도 설명 정도는 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한 번, 귀국하지 않으면 안 되지만, 귀찮다. 그렇지만, 이대로라는 수는 없는가. 제대로 한 취직을 하는 편이 살기 쉽다. 앞은 있었다. 스스로 말하는 것도 뭐 하지만, 나는 요령이 좋다. 꽤 요령있는 인간이다. 무엇을 해도 탑으로는 될 수 없다. 다만, 보통 이상에는 해낼 수 있기 때문에, 뭐라고라도 된다.
그래서 ― ― 나는 일본에서. 일본에…… 있었을 텐데 왜……?
이곳은 그림 걸이다.
여기는, 그림갈이다.
깨달으면, 그림갈에 있었다. 붉은 달. 달이 붉어서, 놀랐다.
도대체, 무엇이 있었어...?
안된다. 모른다. 어쨌든, 여기는 일본이 아니다. 그림갈이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 꿈이었는가?
어느새 감았던 눈을 뜨다. 드문 구름. 옅은 청색의 하늘이 보인다. 적어도 도쿄의 하늘이 아니다. 토쿄. 그렇다. 나는 토쿄에 있었다. 그것은 틀림 없다. 애당초 여기는 산 속이다. 각자 특징적인 일곱가지의 산마루,산기슭에는 회색 엘프들이 사는 파괴골짜기가 있다. 그래. 여기는 그림갈이다.
여기서 만난 사람들, 헤어진 동료들을, 극명하게 떠올릴 수 있다.
사츠키나 도쿄의 친구의 얼굴도 마찬가지로 뚜렷이 기억하고 있다.
묘하다.
쭉 잊고 있었는데.
무슨 일 있었어?
무슨 까닭에 이렇게 됐어?
이제 와서는 아무래도 좋다. 어째서 아직 숨을 쉬고 있는 것인가. 이제 통증조차도 멀다. 죽는다...죽는다. ─ 죽는 것인가. 사츠키를 만나고 싶다.
바보같은. 몇년 만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어?다 죽어가, 머리가 이상해지고 있을 것이다. 아니, 그렇지만, 의식은 매우 맑고 있다. 손가락 한 개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지 않고, 눈꺼풀이 닫혀, 분명하게 머지않아 죽는다. 그런데도, ─ 죽는 것인가. 이대로, 죽는다.
예상 밖이다. 더, 점점 자신의 존재 자체가 좁아지고 가는 보이지 않게 되고, 감정도 사고도 줄어들어 가고 마침내 아무것도 몰랐다. 즉사하지 않으면 그런 끝을 상상했다. 다른가. 죽는다.
죽는다.
슬슬인가.
아직인가.
언제 끝나는거야. 이제 적당히 해 줘.
이런 식으로 초조하게 죽음을 기다려야 하다니. ― ― 뭔가 다른.
그렇다. 다른 일을 생각하자. 죽음의 일은 좋다. 어쨌든 피할 수 없다. 그러니까 죽음은 무서운 것이라고, 가슴에 사무치게 알았다. 하지만 이것만은 어쩔 수 없다. 무서워해도 두려울 뿐이다. 마음을 달랜다.
그림갈.
뭐야, 이 세계는?다른, ─ 다른 세계? 그렇지 않으면, 지구상의 어딘가? 아니, 이렇게도 넓은 인적 미답의 땅이 남아 있을 리가 없다. 그렇담, 지구가 아니다, 다른 혹성? 처음으로 태양계 외행성이 발견된 것은, 1995년. 이래, 많이 발견되고 있다. 그 안에는, 이른바 해비터블 존, 생명이 탄생하는데 적합한 행성도 있지만, 모두 멀다. SF에 나오는 초광속 항법에서도 실현되지 않으면, 도저히 갈수 없다. 다른 행성이라는 가능성은 현실적이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 현실적?
그림갈에는 마법이 있다. 신마저 있다고 한다. 원래 현실적이지 않아. ─ 그렇다는 일은?
현실이 아니야?
역시 꿈인가?
있을 수 없다. 이렇게 길고 맥락이 있고, 온갖 감각이 오거나 정밀로 아득하게 넓은 모양으로 깊은 꿈이 있어?꿈이 아니야. 틀림없는 현실이다.
그러면서, 일본의 토쿄와 그림갈은 연결되어 있지 않다. 그 사이에는 메우기 어려운 단절이 있다.
다른 세계. 패러렐 월드?다세계 해석이라고 하는 녀석인가. 관측 할 수 없어야 할 패러렐 월드에, 어떠한 작용으로 전이해 버렸다. 엉뚱한 생각이다. 자신 뿐이라면 아직, 극히 작작작작작작은 확률로 그런 일이 일어나 버린 것이라고 상정해도 된다. 그런데, 그렇지 않아. 오르타나의 의용병들은 대부분이 자신과 같은 처지의 인간이었다.
저것도 현실. 이것도 현실. ─ 거기가 다르다고 한다면?
저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도 현실이라고 믿을 수 있다. 현실을 현실이라고 인식하는 베이스가 되어 있는 그 세계가, 원래 현실은 아니었다고 하면?
문득 생각났다.
시뮬레이션 가설.
어느 지적 생명체, 예를 들어 인류가 컴퓨터를 발명해, 그 기술이 우주를 시뮬레이트 할 수 있을 정도로 고도로 되면, 실제로 그러한 시뮬레이션이 실행될 가능성은 극히 높다. 시뮬레이션 안의 인류가 진보해 우주를 시뮬레이트 할 수 있게 되면, 시뮬레이션 안에서 도 시뮬레이션이 실행될 것이다.
그 시뮬레이션 속에서도 시뮬레이션이 실행될 수 있다. 그런 시뮬레이션 속에서는 우주 전체가 시뮬레이트 되고 있으므로, 각각의 생체도 실재의 생체와 같이 행동한다. 시뮬레이트 된 인간은, 자신이 시뮬레이트 되고 있는 것에는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혹은 그럴지도 모른다, 라고 의심했다고 해도, 이 세계가 시뮬레이션이라고 증명하는 수단은 기본적으로는 없다.
물론 자신이 시뮬레이트 된 세계가 아니라 유일한 실재하는 세계의 주민이라는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우주를 시뮬레이트 할 수 있다면 하나가 아니라 복수의 시뮬레이션이 실행된다고 생각하는 편이 타당하다. 시뮬레이션 속에서 시뮬레이션을 해 이론적으로 시뮬레이트 된 우주는 무수히 존재하게 된다. 반면 실제 세계는 단 하나이다.
과연, 자신은 시뮬레이션안의 인간인가, 그렇지 않으면, 실재의 세계를 사는 인간인가? 무수인가, 1인가?
당연히, 시뮬레이션 내 인간일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다.
원래 분명히, 이름은 잊었는데 스웨덴인 철학자가 제창한 가설이다. 어떤 책에서 읽었더라?그때는 허참, 과연, 하고 감탄하면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눈앞의 현실 쪽이 훨씬 중요했고 인간 한 사람을 시뮬레이트 하는 것만으로도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기술적인 허들이 너무 높다. 우주 전체를 시뮬레이트 하다니, 도저히 불가능하다. 그 시점에서는.
그러나, 시간은 흐른다. 최초의 컴퓨터라고 하는 ENIAC이 완성된 것은 1946년. 그리고 단 수십년으로, 컴퓨터는 비약적인 진보를 이루었다. 그러면, 백년 후는?천년 후에는 어떻게 되어 있는지?인류가 멸망 하지 않는 한, 언젠가는 반드시 우주 전체를 시뮬레이트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 때가 확실히 오는 것이라면, 시뮬레이션 가설은 가설은 아니게 된다.
예를 들어, 시뮬레이트 된 세계 A가 있다. 그 여러개의 A중에서 몇번째인가의 세계에서 실행된 시뮬레이션 B가 있어, B중에서 몇 번째인가의 세계에서 실행된 시뮬레이션 C가 있다고 한다. B의 버그혹은 무슨 수단으로, B내의 인간이 C로 전사되거나 이동된 것이라고 하면……?
그것이 정답이라고 해도, 시뮬레이션내의 존재에 지나지 않는 인간이 검증할 수 없다. 다만, 실재하는 세계 X의 지구에 있는 나라, 일본의 토쿄로부터, 실재하는 세계 Y, 그림갈의 오르타나로 이동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아득히 받아들이기 쉽다. ─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인가.
이 자기 자신도, 시뮬레이션내의 시뮬레이션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순간에 자신의 생사가 가벼워진 것 같게 느껴진다.
공허하다.
그렇다고는 해도, 천국이나 지옥도 없는, 과학적으로 있을 수 없다고 믿고 있었지만, 혹시 사후의 세계도 시뮬레이트 되고 있을지도 모른다.그렇다면,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에의 여행이다.
어쨌든, 시뮬레이션에 지나지 않는 것이지만.
"...누군가, 보고 있는건가...?"
"아아, 보고 있다"
대답이 있었다.
거짓말?
머리를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안구 운동만으로 목소리의 주인을 찾았다.
있었다.
발 끝이다.
웅크리고 있다.
후드를 쓰고 있어, 얼굴은 모르지만, 여자일까. 소리도 남자라고 하는 것보다 여자의 것이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말은, 인간이나 엘프, 드워프등이 사용하는, 그림갈의 인간족이 공통어라고 부르는 종류의 언어였다. 그러고 보면, 왜 공통어는 일본어를 꼭 닮은가. 지금, 눈치챘지만, 불사족의 언어는 어딘가 영어와 비슷하다.
"……아무래도 좋은가. 어차피..."
"재미있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었다"라고, 여자가 말했다.
"...이야기해,…?누가..."
"너가"
"……소리…… 냈었어.......?그래?……누구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나는,…혼자, 라"
"곰이라도 습격당했어?"
"...응"라고, 수긍하는 것만이라도 수명이 줄어들 것 같다.
웃긴다.
좋지 않은가. 있을까 말까한 수명이다. 충분히 먼저 죽는 것도, 5분 먼저 죽는 것도, 1분먼저 죽는 것도, 30초 먼저 죽는 것도, 큰 차이 없다.
애초에, 반드시 이 생명도 시뮬레이션에 지나지 않는 것이니까, 사는이라든가 죽는이라든가 생각하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우스꽝스러워, 아무 의미도 없다.
가치가 없다.
시시해, 어처구니없다.
차라리, 빨리 죽어 버리고 싶다.
사라져 없어지고 싶다.
"그 곰, 놔두면 위험하다고 해서, 처리해 두었다. 아마, 저것이 너에게 깊은 상처를 입게 한 곰이라고 생각한다"
"...그런가"
"왜 그래?"
별로, 아무것도 아니다
어쩔 도리가 없다.
임종에 이런 생각을 품게 되다니.
"울고 있는 거야?"라고 여자가 물었다.
그럴지도 모른다.
깨닫고 싶지 않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 죽고 싶었다.
그 편이 편하다. 무엇이 어째서 이렇게 되었는가. 원인이 어떻든, 일본의 토쿄로부터 이 그림갈에 전이했다. 그 때, 그 세계의 일은 거의 잊어 버렸다. 생각하면, 그것은 무언가의 자비였는가도 모른다.
알 필요가 없다. 모르는 편이 좋다.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다.
자신은 시뮬레이션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 무슨.
우연히든 필연이든, 자신은 있는 장소에서 태어난 한 개의 생명체, 한사람의 인간으로, 주어진 환경가운데, 열심이었거나, 게으름 피우거나 자나 기가 되거나 필사적으로 되거나 하면서, 한정된 시간을 달려나가, 언젠가 죽는다.
영웅과 찬송되는 사람도 있으면, 비겁자와 매도해져 피해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람을 사랑해 행복하게 하는 사람도, 사람으로부터 빼앗아, 사람을 상처 입히는 밥벌레도 있다.
어느 때는 선행을 하고, 또 어떤 때는 이른바 악행에 손을 물들이는 사람이 있을 것임에 틀림없다. 하찮든, 위대하든, 그 중간이든, 모든 생은 독특하고, 각각 가치가 있다.
적어도, 당사자에게 있어서는, 둘도 없는 일생이다.
그렇게 믿어 죽는 편이 좋다.
믿을 수 있다면, 믿고 싶다.
이제 무리다.
" 죽고 싶지 않아?" 라고 여자가 묻는다.
대답하는 힘은 남지 않았다.
그렇지만, 말할 수 있는 것이라면 말할 것이다.
힘껏, 소리를 질러 외칠 것이다.
YES!
─ 라고
나는 죽고 싶지 않다.
죽음을 받아들일 준비는 벌써 되어 있었을 것인데, 모든 것이 허구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대로 죽고 싶지는 않다.
알고 있다. 그런데도 , 나는 죽는다. 죽을 수 밖에 없겠지.
그렇지만, 싫다.
좀 더 살고 싶은 것인지. 그것은 모른다. 다만, 이런 기분으로 죽는 것은 싫다.
"방법은 있다. 하나만"라고, 여자가 어딘가 먼 곳에서 말하고 있다.
아득히 먼 곳에서.
아마 그게 아니라, 내가 멀어지고 있다.
더 이상 아무것도 안 보인다.
나는 죽으려 하고 있다.
"─ 너는 흥미로운 일을 여러 가지 알고 있는 것 같으니까, 이대로 죽게하고 싶지 않다. 이름 정도 들어 두고 싶었지만, 뒤로 하자"
그리고, 여자는 고했다.
"또 다시 보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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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전작 '장미의 마리아'는 이세계물이지만 여러가지 현대문명에 대한 떡밥들이 21권 내내 던져졌습니다. 그리고 마지막권에서 진실이 밝혀지지요.
나무위키에서 발체-
초대형 스포일러
장미의 마리아의 무대가 되는 세계는 전쟁, 환경오염, 질병, 기상이변등으로 비롯된 재해로 인해 황폐화된 지구에서 살아남은 10만명의 사람들이 대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공세계이자 불완전한 영구 대피소.
원래는 등록자만을 위한 지상 낙원으로 만들어질 계획이었으나 대규모 테러가 거세진 탓에 설계도가 채 완성되기 전에 가동을 시작했고 나머지 설계는 빌더 프로그램에 맡겼다. 빌더 프로그램은 예상을 웃도는 성능으로 효율적인 구조의 세계를 창조했으나 그 세계는 효율적이기만 할 뿐 지상낙원이 아닌 치열한 생존경쟁이 벌어지는 판타지 세계였다. 인간계 외의 수많은 이세계들도 이 과정에서 생겨났다.
더불어 인공세계 속에서 등록자들을 도와 영구 대피소 속에서 문명의 재건을 도울 예정이었던 인공 도우미들은 하나하나가 자신을 인간이라 생각하는 인격체가 되어 있었으며, 이후 누가 인간이고 도우미인지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섞인 상황에서 전쟁을 벌이는 와중 진짜 인류인 '등록자'들은 10만명 중 토마토군, SIX, 킹 구더, 릴리, 쥬디, 루비 블룸, 인룡을 제외하고는 전부 사망한다.
장미의 마리아에선 지구는 황폐화되었고 현생인류는 7명이 남았고, 작중의 모든 캐릭터가 사실 양자컴퓨터에 의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라는 충격적인 설정이 드러납니다.
예전까진 장미의 마리아, 성단죄 도로시, 길고양이 마리-이 3작품만이 같은 세계관의 작품이라는게 확실했습니다만 그게 아닐지도.
사실 그림갈과 장미의 마리아가 같은 세계관이 아니냐-하는 의문은 예전에도 들었지만, 현대 일본인이 어떻게 방주안에 들어갈수있냐는 시간적 모순이 생기기에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10권 본문 내용을 사실이라 가정한다면 이 문제점은 싹 사라지게 되는군요.
그림갈 대륙에서 쓰이는 '공용어'=일본어 입니다. 작중의 단어들도 일본어를 사용한것들이 다수 보입니다.
애니메이션에서 사용된 독자적인 문자는 로마자 기반이지만 마나토가 쓰는 편지를 보면 글자는 로마자 기반이지만 쓰고 있는 내용은 일본어란걸 알수 있습니다
대략 해석해보면
그림갈에 온지 7일째
오늘은 오케이였다?
지금 노리는 것은 고블린
불사족의 언어는 영어기반의 언어.
어째서 일본의 사람만이 그림갈로 전이돼는가, 에 대한 의문도 그림갈이 일본어를 베이스로 한 세계관이기에 소환자들이 자신들과 같은 언어를 쓰는 자로 조건을 정하기 때문이라 추측해볼수 있습니다.
이걸 생각하다보니 릭앤모티의 한 에피소드가 떠오르더군요. 시즌2 6화, 릭이 우주선의 배터리 전기를 공급하려고 작은 우주를 만들어서 그안의 걸어다녀서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를 만들고 또 그 우주안의 과학자가 그안에서 우주를 만들어 노예짓시키고-반복하는 에피소드.
이 설정대로라면 주몬지 아오의 작품 전체를 하나로 통합하는것도 가능합니다. 도그마스트라, 사쿠라x사쿠 같이 중국 문화권, 독일 문화권의 이세계들도 실제로 그런 데이터를 사용해 만들어진 세계니까.라고 하면 이치가 맞거든요.
창작물에서 가공의 이세계를 만들때, 고증을 많이 할수록 완성도 높은 세계관이 된다는건 주지의 사실입니다. 완전히 다른 세계의 역사를 수천년동안 시뮬레이트 한다는건 한 인간(작가)의 뇌로는 무리거든요.
그러나 고증을 많이 할수록 '어째서 이세계인데 이렇게 지구하고 비슷한게 많은겁니까?'라는 모순점이 생기지요. 위의 설정대로라면 그에 관한 모순점들이 전부 해결되겠군요.
꼭 이세계물이란 장르에서 일본어로 말장난하고 온갖 비현실적인 점들이 난무해도 이 장르에선 그러려니 해야함-라는 암묵적인 묵인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듯.
그리고 외적인 관점에서 볼때, 왠지 이 관계성은 작가와 소설의 관계를 메타포한것 같이 느껴지네요.
작가(주몬지아오)=양자컴퓨터
소설들=각 우주들
우리들, 현실의 독자들은 사실 소설의 캐릭터들이 실제 인간이 아니라는걸 알고 있습니다. 캐릭터들이 프로그램이라는 점도 그와 흡사하네요.
저는 등장인물들이 실제 인간이 아닌 프로그램이더라도, 인간과 같은 지능을 가지고 있다면 마찬가지 존재라 할수 있지 않나 싶네요.
장미의 마리아 마지막 권에서 5명의 실제 인간들은 세계를 가짜라는 이유로 전부 삭제하려합니다. 하지만 나머지 한명인 토마토군은 그를 반박하며 세계의 주민들을 지키기 위해 싸웁니다.
본문 발췌-
“...허무하지 않습니까?'’ 주디는 전혀 고양이답지 않은 표정으로 자포자기하듯 웃었다. “이런 세계에서! 바보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모조품들에 둘러싸여서! 속고 살라는 말씀입니까?!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데! 그렇습니다!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연극이라는 것을! 이 세계에는 아무런 가치도 없다는 것을! 의미도 없고 의의도 없고. 아무것도 없지 않습니까! 뭔가 있는 것처럼 보일뿐이지 사실은 아무것도.. !”
“의미가 없다고..?!” 토마토가 고함쳤다. 비시크러트에게 주먹을 때려 넣으면서.
“그게 뭐 어때서...? 가치가 없어? 그게 무슨 상관이냐...! 지금은 죽지 않는 우리도 언젠가는 사라진다! 이 세계 또한 언젠가는 사라져버릴 거고! 이 세계가 쭉 유지된다 하더라도 우주가 붕괴하면 소멸할 수밖에 없어.. . ! 힘들게 쌓이올린 것도. 남긴 것도. 언젠가는 전부 사라져버린단 말이다.. .! 그렇게 생각하면 허무해..? 그렇다면 아무것도 하지 마! 아무것도 하지 말고 네가 죽을 날만 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라고! 나는 사양이야.. . ! 나는 또렷이 느낄 수 있어.. ! 소중한 것을 소중하다 느낄 수 있단 말이다.. .!
시작이야 뭐건 상관없어! 모조품이고 나발이고 없단 말이다! 나는 그들에게서 소중함을 느껴! 생명을 느껴! 그렇다면 그들은 소중한 생명인 거야,.! 설사 다음 순간 모두 사라져버릴지라도 지금 그들은 여기 있어.. . !,’
사랑하고 미워하고 살아가고 죽고, 그게 인생의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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