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01년에 개봉한 "천년여우"라는 제목의 영화를 우연히 추천 받아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몇년 동안 애니갤러리에 글을 쓴적이 없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나서 잊혀지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에 이 글을 쓰게 되네요.
"천년여우" 라는 제목에서 여우는 동물을 뜻하는 여우가 아닌 여배우를 뜻하는 여우라는 점을 미리 알고 영화를 보신다면 제목의 의미를 알게 되실거라 믿습니다.
영화의 감독은 "콘 사토시" 감독으로 퍼펙트 블루와 파프리카, 망상대리인을 제작하신 감독님이라고 들었지만 저는 천년여우가 처음 접하는 작품입니다.
천년여우의 스토리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2차 세계 대전 당시 주인공인 후지와라 치요코는 항일 운동을 하던 어느 이름 모를 화가와 사랑에 빠지고
그 남자의 뒤를 쫓기 위해 여배우로 활동하다가 은퇴를 하여 은거해 30년간 모습을 감춘 주인공을 다치바나 겐야 라는 어느 광팬이 찾아가 그녀의 여배우 인생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기 시작하면서 일어난 이야기들 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스포가 되지 않는 한에서 영화의 전반적인 부분만 풀어보겠습니다.
(영화 삽입곡 - 치요코 테마)
주인공인 치요코를 테마로한 삽입곡입니다. 굉장히 잔잔하고 너무 좋아서 글을 읽으면서 같이 들어보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에 넣어봤습니다.
영화의 시작 부분은 갑작스럽게 달에서 우주선을 쏘아올리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우주선에 한 여성이 탑승하려하자 어느 남성이 그녀를 멈추며 꼭 가야만 하는가에 대해 묻지만 여성은 꼭 만나러 가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간다는 답변을 합니다.
즉 우주선을 타고 떠나면 돌아오지 못하는 것을 알면서도 가겠다는 뜻 이였죠.
그렇게 로켓은 발사를 앞두고 있으며, 그 장면을 TV 너머로 바라보고 있는 또 다른 한 남자가 있습니다.
사실 로켓 발사 장면은 영화의 한 장면이였으며, 로켓 발사 장면을 바라보던 남자는 다치바나 겐야 라는 사람이였습니다.
영화의 로켓 발사 장면이 나오는 동시에 갑작스레 지진이 일어나 다치바나의 조수가 나타나 그의 안부를 묻습니다.
이후 영화에는 여러 차례 지진이 나오며 장면 전환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은영 영화사는 일부 촬영장을 철거하며 창립 70주년을 기념하고자 창립 이래 70년간 스타 배우로 활약한 후지와라 치요코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자 하였고, 평소에 후지와라 치요코 씨의 광팬이였던 다치바나 겐야는 조수를 데리고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러 찾아갑니다.
후지와라 치요코는 은퇴한지 30년간 아무도 모르게 산속에 은둔하며 살았고 조수는 후지와라의 주택을 가는 길이 너무 힘들자 험담을 하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후지와라의 광팬이였던 다치바나는 조수에게 불 같이 화를 냅니다.
후지와라의 광팬이였던 다치바나는 후지와라를 보게되자 홍당무처럼 흥분한 기색을 감추지 못합니다.
그리고는 다치바나는 후지와라에게 어느 선물을 건내주었고 후지와라가 그 선물을 확인하려하자 갑자기 지진이 또 일어납니다.
지진이 멈추고 후지와라는 그 선물이 과거에 잃어버렸던 어느 열쇠임을 확인하자 다치바나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그리고 다큐멘터리의 촬영하기 시작하며 후지와라는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그녀는 관동 대지진 당시 태어났습니다.
태어나던 해에 아버지를 잃었지만 아버지가 남긴 가게 덕분에 어머니와 부족함 없는 생활을 살 수 있었고
2차 세계 대전의 한 가운데 였기 때문에 일본은 점점 갈수록 군국주의화 되어만 갔습니다.
시국과는 별개로 소녀 잡지를 좋아하고 왕자님을 만나는 꿈을 꾸던 그녀는 어쩌다 보니 영화사에 스카웃이 되었습니다.
영화사에서는 그녀를 만주를 무대로 하는 영화에 캐스팅하려 하였지만 그녀의 어머니의 완고한 반대로 인해 그녀의 꿈은 좌초될 위기해 처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답답했던 그녀는 길을 가던 도중 어떤 그림을 들고 달리던 남자와 부딪쳐 넘어지자 남자는 그녀에게 정중히 사과하며 일으켜 세워 줍니다.
다치바나와 조수는 그녀의 인생 한장면을 제3자의 입장에서 보고 있습니다.
후지와라와 부딪친 남자는 다리를 절둑이며 허겁지겁 담을 넘어 도망쳤고 바로 순사들이 좇아와 후지와라에게 방금 그림을 든 남자를 목격하지
않았느냐고 질문을 합니다. 후지와라는 아까 부딪힌 남자가 바닥에 흘린 피를 보고는 순사들에게 거짓말을 하여 엉뚱한 곳을 찾도록 멀리 보내버립니다.
후지와라는 아까 그 남자가 도망친 담장을 넘자 다리에 피를 흘리며 숨어있던 남자를 보고 자신의 스카프를 그 남자의 다리에 둘러줍니다.
그 뿐만 아니라 후지와라는 그 남자를 자신의 집 창고에 몰래 숨겨주었습니다.
그 남자의 그림이 궁금했던 후지와라가 그림을 봐도 되는지 묻자 그 남자는 아직 미완성이기 때문에 보여줄 수 없다고 대답합니다.
그러면서 눈이 가득한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 그림을 완성하고 싶다는 그 남자와 그 남자 옆에서 같이 있는 상상을 하는 후지와라
그 남자는 언젠가 평화가 찾아오면 그녀에게 자신의 고향에 부르겟다는 말에 후지와라의 얼굴은 시뻘게 집니다.
창 밖을 바라보자 달이 떠 있습니다. 보름달 같이 보이지만 사실 보름달 하루 전 달의 모습이였죠.
그 남자는 보름달 전날의 달의 모습이 제일 좋다고 말합니다. 그리고는 그는 곧바로 만주로 떠나겠다는 말을 합니다.
그의 동료들이 만주에서 싸우고 있다는 말과 함께 말입니다. 후지와라는 어쩌다 그의 목에 걸려있는 어느 열쇠를 보게 됩니다.
그 남자는 이 열쇠는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여는 열쇠라고 알려주며 후지와라에게 이 열쇠가 정확히 무엇을 여는 열쇠인지 알아맞춰보라는 질문을 합니다.
사실 후지와라는 남자가 가지고 있던 자물쇠가 달린 미술 도구 상자를 보고 바로 알아차렸지만 모르는 척하며 남자에게 다음날까지 알아오겠다고
새끼 손가락 까지 걸며 약속을 합니다.
다음날 하교길 길바닥에 피 묻은 붕대와 열쇠를 발견한 그녀는 불안한 마음에 집까지 달려나갑니다.
집에는 이미 순사들이 들이닥쳐 난리가 난 상태였지만 그녀의 집안을 위해 일하던 하인이 달려와 그 남자는 무사히 역까지 도망쳤다고 귓뜸해줍니다.
그 남자를 쫓아 허겁지겁 달려가는 후지와라.....
결국 눈앞에서 그 남자를 놓치고 맙니다.
그리고 이 장면을 보며 53번이나 울었다는 다치바나......
즉 이 장면도 영화 속 영화의 한 장면이였습니다.
하지만 후지와라는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여배우의 인생이 시작됩니다.
자신을 만주가 배경이 되는 영화에 캐스팅 하려던 영화사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직접 만주로 가서 그 남자를 만나 열쇠를 전해주려던 것이였죠.
후지와라는 만주에 도착하여 그 남자를 찾아 다녔고 그 남자를 알고있다는 점쟁이의 말을 믿고 열차를 타고 찾으러 갔다가 만주 도적때의 습격을 받습니다.
열차에 불이나자 탈출하기 위해 후지와라가 문을 열자 갑자기 사극으로 배경이 바뀌었습니다....
슬슬 이제부터 어디까지가 그녀의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그녀의 배우로서의 삶이였는지 점점 분간이 가기 힘들어집니다.
어느새 인가 제3자 입장에서 그녀의 인생을 바라보던 다치바나도 그녀의 영화를 본 광팬으로서 그녀의 현실인지 영화 속 장면인지
구분이 안가는 장면속에서 카메오로 등장하여 적지않게 웃음을 주기도 합니다.
후지와라는 어느 영화에서 닌자가 되기도 하고, 어느 작품에서는 게이샤가 되기도 하며, 서양풍 귀부인이 됬다가 다시 일본풍 귀부인이 됬다가
갑자기 자전거 타는 소녀가 되는 온갖 시대상를 넘나들며 다양한 역할을 연기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영화속에서나 현실속에서나 만나지 못한 그 남자의 뒤를 계속 쫓아 다닙니다.
더 이상의 스토리를 푸는건 아무래도 스포일러 같기에 이쯤까지 적도록 하겠습니다.
나머지는 이 글을 읽고 작품을 볼 마음이 생기신 분들이 직접 한번이라도 시청해보셨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고나서 가슴이 진짜 찡하더군요....
이렇게 가슴이 찡해지는 영화를 본적이 없는건 아니지만 이러한 작품을 접해본건 꽤 오랜만입니다.
영화 내내 울려 퍼지는 삽입곡들 또한 영화와 함께 너무 좋았습니다. 영화 내에 주인공인 치요코를 테마로한 삽입곡만 무려 3가지 버전이 있죠.
그리고 영화 엔딩 크리딧이 올라가면서 나오는 엔딩곡 또한 좋아서 요즘 틈틈히 듣고 있습니다.
(천년여우 엔딩 곡)
지금까지 글을 읽어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며, 잊혀지기 아까운 이 영화를 한번 시청해보시길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IP보기클릭)175.200.***.***
그를 만나지 못해도 괜찮아요. 왜냐면 나는 그를 쫓아가는 내가 좋은걸요.
(IP보기클릭)210.99.***.***
콘 사토시의 걸작이죠. 장편 데뷔작 '퍼펙트 블루'가 단지 요행이 아니었음을 증명한, 소포모어 징크스를 깨부순 명작. .....근데 천재는 요절한다는 징크스는 못 깨셨음.
(IP보기클릭)59.14.***.***
애절하군요 평생 얼굴조차 알지 못하는 이와의 기약없는 사랑이라
(IP보기클릭)1.228.***.***
(IP보기클릭)175.200.***.***
그를 만나지 못해도 괜찮아요. 왜냐면 나는 그를 쫓아가는 내가 좋은걸요.
(IP보기클릭)59.14.***.***
애절하군요 평생 얼굴조차 알지 못하는 이와의 기약없는 사랑이라
(IP보기클릭)165.132.***.***
(IP보기클릭)210.99.***.***
콘 사토시의 걸작이죠. 장편 데뷔작 '퍼펙트 블루'가 단지 요행이 아니었음을 증명한, 소포모어 징크스를 깨부순 명작. .....근데 천재는 요절한다는 징크스는 못 깨셨음.
(IP보기클릭)211.245.***.***
(IP보기클릭)220.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