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의 집행인이 국내 개봉해서 보고 왔습니다.
저번 극장판인 진홍의 연가를 올해 초 국내 극장에서 봤던거 같은데 점점 개봉 텀이 짧아지는 느낌이네요.
암튼 자막판 방영하는 곳이 너무 없어서 저는 서울까지 올라가야했습니다. 상영관은 거의 꽉 찼네요.
애들은 거의 더빙쪽으로 빠졌으므로 여기있는건 다들 내공이 절륜한 오덕들이겠지 싶더군요.
예고편에서 나온대로 모리 코고로가 정상회담 폭탄 테러 용의자로 체포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순흑의 악몽에서 나왔던 경시청 공안부 소속 카자미 유우야의 비중이 이번에 매우 커졌는데요,
이 캐러도 원래 극장판 1회성 캐릭터였는데 본편에 들어가게 된 케이스라고 하더군요. 코난에 이런 경우가 많죠.
암튼 초장부터 누구나 짐작할 수 있겠지만 모리 코고로를 체포한건 누명에 완전 공갈체포입니다.
아무리 과정상 필요했고 나중에 풀어줄 예정이었다지만 당한 사람 입장에선 어이가 없는데 스무스하게 넘어갑니다.
'공안은 국가안보를 위해선 수단방법 안 가린다'라면서도 결국엔 '그래도 정의의 편'라고 포장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영화 내내 공안 관련해서 국뽕을 끼얹고 일반 시민의 희생을 묵인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모리 코고로의 멋진 모습들이 나오지만 결국 이번 극장판에선 어처구니 없는 피해자가 되어버렸네요.
이번 작품엔 드론이랑 사이버테러가 주 소재로 나옵니다.
예전엔 도시락 팩스 같은 것도 썼던거 같은데 새삼 코난의 시대 발전사가 느껴지는군요.
아무튼 소년탐정단의 힘으로 사건을 막는다~ 같은건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번엔 스케일이 너무 큽니다.
드론으로 하늘에서 떨어지는 인공위성을 막아 일본을 구해내야하는데 그걸 소년탐정단이 합니다... ㅋㅋㅋ
짱구에선 짱구가 세계를 구하든말든 개연성 1도 신경 안 쓰이는데
소년탐정단의 이런 부분이 신경쓰이는건 코난이 자꾸 현실적인 부분을 유지하려고 하는 작품이니까 그런게 아닐까 싶네요.
이번 작품에서 새로 등장한 인물들은 전부 경찰이랑 검찰 관계자, 특히 공안 관련자들 입니다.
다만 등장시켜놓고 자세한 뒷얘기를 안 풀어주는게 매우 불만스러웠습니다.
물론 매번 그랬듯 범인은 신 등장인물들 중에 있고, 사건 개연성도 어이가 없고요.
정확히는 사건 동기에 비해 벌이는 스케일이 어이가 없는거죠.
누가 사적 복수(+인명피해 싫어함)로 정상회담장을 폭파시키고 사이버 테러를 일으키며 인공위성을 일본에 떨굽니까?
마치 옷걸이를 집어던졌다고 살인사건 벌인 것처럼 말이죠.. 동기는 이해가 갈지언정 과정이 어처구니 없는거에요.
얼마나 납득이 안 되면 범인과 피해자 모씨가 울부짖으며 진실을 말할 때
영화관 객석 여기저기에서 어처구니 없어서 피식피식 웃었겠습니까.
요즘 코난은 그런게 부족한 느낌입니다. 납득가는 개연성과 감정호소 같은 거..
빨리 액션과 멋진 추리장면을 보여줘야하니까 범인의 사건동기랑 감정은 짧게 끝내는 느낌이거든요.
그리고 모리 란의 취급도 이번에 매우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란은 이번 극장판에서 신이치를 찾고 어떻게 하냐고 전화를 하고 울기만합니다.
아버지가 체포되는 상황에서 답답하고 막막한건 알겠지만 보는 입장에서도 답답하네요.
제가 아는 모리 란은 좀 더 기운차고 당찬 여자애였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울기만 하는 애가 되었는지..
범인의 총 앞에서도 총알을 피하던 란이 그리워요.
코난 극장판이 눈요기거리를 위해 액션을 과하게 넣는 편이었지만 이번 편은 유독 그게 심했습니다.
순흑의 악몽에서 굴러가는 관람차를 멜빵으로 멈추고 시가지에서 무장헬기로 난사했을 때도 심하다고 생각했는데 더 심합니다.
일단 아무로 씨는 초등학생이 도로에서 보드타고 달리고 있으면 뒤따라 달리지 말고 좀 태워서 데려갔으면 좋겠고..
멀쩡하게 도로로 달리던 차가 벽타기 주행을 하다 선로를 역주행하면서 막힌 섬으로 들어가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인공위성 파편을 축구공으로 차서 궤도를 바꾸는건 좀 심하지 않나요..?
마냥 멋있다고 보기엔 제 뇌 속에 있는 현실의 그것을 말랑말랑 건드려서 신경쓰게 만드는 그런 부류의 액션이 심했습니다.
아오야마 월드의 현실적인 액션은 이제 짱구의 그것처럼 포기해야할지도요.
국뽕 심해, 스토리 심해, 액션도 과해, 개연성도 없어..
그럼 이 극장판에 대체 뭐가 남았느냐? 아무로가 남아있습니다.
이번 극장판에선 테러의 범인을 잡기 위해 조직의 버번이 아니라 공안의 후루야로 활약하는 아무로인데요
조직이나 FBI 관련 얘기는 1도 안 나오고 공안에만 올인하는건 좀 놀랐습니다. 이건 플러스 점수.
암튼 저는 특정 캐릭터가 좋아서 극장판 보러가고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 극장판은 아무로 얼굴이 다 해먹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번 극장판은 멋진 아무로를 맘껏 볼 수 있는 영화였던겁니다.
아무로를 위해 스토리를 짜고, 개연성도 뭉개고, 국뽕을 끼얹은 결과 아무로는 정말 멋지게 나왔습니다.
저번 진홍의 연가에서 핫토리가 멋지게 활약해도 멋지다는 생각을 했지 잘생겼단 생각은 한 적이 없는데 말이죠..
여러모로 많이 노렸구나.. 싶은 작품이었습니다. 현재부 코난 최고 인기캐라더니 과연.
클라이막스에서 코난이 아무로에게 애인 있냐고 물어봤을 때가 절정이었던거 같네요.
'내 애인은 이 나라야'.. 국뽕을 이런 식으로도 끼얹다니.
암튼 스토리, 액션 다 고평가 주기 힘듭니다. 개연성과 추리는 내다버렸고요.
다만 여태까지 코난 극장판은 다 개연성은 엿이랑 바꿔먹었으니까 멋진 아무로의 액션 보기엔 나쁘지 않았다 정도입니다.
아무로의, 아무로를, 아무로만을 위한 영화였습니다. 감상 끝.
Ps. 엔딩 스탭롤 올라올 때 영화관 나가는 사람 1명도 없는거보고 놀랐습니다 ㅋㅋㅋㅋ
(IP보기클릭)183.97.***.***
이거 보고온 사람들 말로는 안기준(아무로)만 보였어.. 라고 말하더군요;; 문제는 그게 화보집 저리가라고 할정도로 아무로만 띄어주고 나머지 취급이 너무 안좋은게 문제인데.. 워낙 저 캐릭 자체가 인기가 너무 좋아서 아무로만 봐도 만족함이 먹힌 극장판이랄까
(IP보기클릭)27.1.***.***
전 아무로는 2중 스파이 치곤 좀 관리가 허술한거 아닌가 싶더군요. 미즈나시 레나는 그렇게 열심히 검증하더니..나중에 통수 제대로 맞을거 같기도 하고..
(IP보기클릭)211.245.***.***
어제 보고왔는데 글 내용에 완전 공감가네요. 범인의 동기와 비교해서 범행의 스케일의 상태가? ㅋㅋㅋㅋㅋ 관련 직종도 아닌 검찰의 해킹실력의 실력인지 아니면 보안의 상태가 허술한건지 ㅋㅋㅋㅋ 근래 봤던 코난 극장판중에서 가장 실망이였네요
(IP보기클릭)112.148.***.***
아무로보고 애국보수라고 해서 뭔 소리야 했는데 아 이것때문이구나 싶더라고요 베이커가의 망령이 일종의 사회비판 메시지였는데.. 이런 사회비판 테마 안나오려나..
(IP보기클릭)183.104.***.***
일본에선 저게 무한전쟁을 뛰어 넘었어
(IP보기클릭)183.97.***.***
이거 보고온 사람들 말로는 안기준(아무로)만 보였어.. 라고 말하더군요;; 문제는 그게 화보집 저리가라고 할정도로 아무로만 띄어주고 나머지 취급이 너무 안좋은게 문제인데.. 워낙 저 캐릭 자체가 인기가 너무 좋아서 아무로만 봐도 만족함이 먹힌 극장판이랄까
(IP보기클릭)27.1.***.***
전 아무로는 2중 스파이 치곤 좀 관리가 허술한거 아닌가 싶더군요. 미즈나시 레나는 그렇게 열심히 검증하더니..나중에 통수 제대로 맞을거 같기도 하고..
(IP보기클릭)183.104.***.***
일본에선 저게 무한전쟁을 뛰어 넘었어
(IP보기클릭)121.164.***.***
(IP보기클릭)112.148.***.***
아무로보고 애국보수라고 해서 뭔 소리야 했는데 아 이것때문이구나 싶더라고요 베이커가의 망령이 일종의 사회비판 메시지였는데.. 이런 사회비판 테마 안나오려나..
(IP보기클릭)211.245.***.***
어제 보고왔는데 글 내용에 완전 공감가네요. 범인의 동기와 비교해서 범행의 스케일의 상태가? ㅋㅋㅋㅋㅋ 관련 직종도 아닌 검찰의 해킹실력의 실력인지 아니면 보안의 상태가 허술한건지 ㅋㅋㅋㅋ 근래 봤던 코난 극장판중에서 가장 실망이였네요
(IP보기클릭)39.119.***.***
(IP보기클릭)49.106.***.***
(IP보기클릭)211.177.***.***
타노스가 손가락 튕겼는데 일본내 마블팬들이 사라지고 코난팬들만 남아서 | 18.08.13 09:01 | |
(IP보기클릭)220.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