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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애니 리뷰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기에 분량이 매우 많습니다. 그래서 2편으로 분리해서 포스팅합니다.
-은영전에서 원작은 소설입니다. 가끔 보면 OVA를 원작으로 단단하게 착각하시는 분들이 있어 보입니다.
-리메이크판의 자막은 스노리님의 자막을 기준으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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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제국의 군무상서 에렌베르크 원수입니다. OVA에서도 그랬지만 이번 리메이크판에서도 외눈안경 쓴 미노년 이미지로군요.
은하제국에서는 서열상 군무상서>통수본부총장>우주함대사령장관 순입니다.
엄연히 군무상서는 내각대신이니깐요.
이제르론 요새의 함락은 에렌베르크 원수에게도 치명적인 흉보였습니다.
통수본부총장 슈타인호프 원수입니다.
OVA에서는 살찐 할아버지로 나왔는데 이번에는 수염난 대머리 할아버지로 나왔군요.
성우분이 구작에서 알라르콘 목소리 하신 분입니다.
이제르론 함락 소식은 믿을 수 없을 정도라서 오보가 아닌가라는 말까지 합니다.
우주함대 사령장관인 뮈켄베르거 원수는 누군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했는데 워낙에 사항이 위중한지라 자신도 옷을 벗을 각오를 합니다.
그정도로 이제르론 요새 함락이 제국에게 큰 충격을 안겨준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국재상대리인 리히텐라데 후작까지 와서 고개를 숙일 정도로 이제르론 요새 함락이 큰 문제였던 이유는 지금껏 골덴바움왕조 은하제국 수립 역사상 적대세력으로부터 자국의 본토가 점령당한 사례가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은하영웅전설에서 언급된 모든 전투는 이제르론회랑을 기준으로 동맹령에서 전부 일어났던 것이고 애당초 제국령에서 전투가 일어난 경우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동맹의 전설적인 명장이라 불리는 브루스 애쉬비의 활약으로 수많은 제국군의 재능있는 지휘관들이 발할라로 떠난 이후에는 제국령 침공이 가능할 뻔 했지만 바로 이어진 이제르론 요새의 등장은 이후 아예 제국령으로 동맹함대가 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사실 제국과 동맹과의 전쟁이라는 것 자체가 제국이 쳐들어오면 동맹이 방어한다는 식으로써 거의 대부분 제국군이 침공하는 형식이었으며, 동맹이 선제공격 하는 경우는 대부분 이제르론 공방전 정도였고, 그나마도 과거 6차례에 걸쳐서 참담한 실패만 안겼을 뿐이었습니다.
그랬던 동맹이 6전7기로 결국 이제르론 요새를 무혈로 함락시켰고 제국역사에서 전대미문의 이 사태는 누가 책임지지 않으면 안될정도로 심각한 문제였던 것입니다.
이정도로 심각한 사태인데도 프리드리히 4세의 표정은 뭐 하나 바뀐게 없습니다. 그냥 그런 일이 있구나 정도의 반응입니다.
하지만 라인하르트는 이러한 사태를 냉소적으로 바라봅니다.
사실 동맹이라는 세력을 제국은 인정한 적이 없습니다.
단순한 제국의 영토 안에 있는 반란군 정도로 대하던 게 제국이었습니다.
대등한 국가로 동맹을 인정한 경우는 한 번도 없습니다.
즉, 외적의 침입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것입니다.
단순히 폭도들이 군사시설을 점거하고 농성하고 있다 정도가 지금까지 동맹을 대하던 태도를 적용시킬때 정상적인 반응인 것입니다.
그러니 라인하르트가 현실을 보지 않으니 모순이 생긴다는 말을 한 것입니다.
이제르론 요새를 함락한 사령관은 자신과 대등하게 싸웠던 그 남자, 양 웬리라는 것을 안 라인하르트 입니다.
역시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습니다.
자신의 원대한 목표인 우주를 손에 넣는 과업에 넘어야 될 산이 하나 추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라인하르트의 표정은 짜증난다는 표정이 아니라 우주의 패업을 달성하는데 걸맞는 수준의 퀘스트가 생겼다는 듯한 표정입니다.
근데 누군가가 문을 두드립니다.
라인하르트를 면회하고 싶다는 사람이 있다는 소식을 전하는 담당사관입니다.
그 인물은 바로 이제르론 요새를 뺏기고 수치스럽게 살아 돌아온 오베르슈타인 입니다.
이미 오베르슈타인 옆에는 그를 지키는 무장된 군인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제국군 수뇌부는 젝트의 참모면서 중간에 군무이탈해서 도망쳐온 오베르슈타인에게 이번 패배의 책임을 물을 생각인 모양입니다.
키르히아이스는 무장요원에게 오베르슈타인의 신변을 넘겨받았다고 말하며 밖에서 기다리라고 합니다.
역시 무장군인은 헌병이었습니다.
피켈하우베(당시 프로이센-독일제국의 군인들이 쓰고 다녔던 쇠꼬챙이 철모)를 쓰고 있다는 것 자체가 무장을 했다는 뜻으로써 이번 리메이크작을 보면 제국군의 야전무장은 피켈하우베를 반드시 착용하는 듯 합니다.
무려 36세기인데 이미 1차대전 중에 효율성 떨어진다고 슈탈헬름으로 대체되어버리는 퇴출된 철모를 쓰고 있다는 것 자체가 또 다시 루돌프의 퇴행적인 역사의식을 보여줍니다.
<1차대전 당시 독일제국군의 피켈하우베. 당시 일반 병사들은 철 재질도 아닌 가죽이나 천(심지어는 종이-_-;;;)으로 만든 피켈하우베를 쓰고 다녔다고 합니다.>
<피켈하우베가 퇴출된 이후 채택된 슈탈헬름. 흔히 나치독일하면 떠오르는 철모입니다>
독빠(그것도 흔치 않은 독일제국 독빠...) 하나 때문에 미래의 인류역사가 개판이 되어버린 또다른 예시이지요.
용건을 물어보는 라인하르트.
그런데 대뜸 사람부터 물러달라는 오베르슈타인
키르히아이스는 제3자니깐 빠지라는 오베르슈타인
물론 오베르슈타인은 라인하르트와 키르히아이스와의 관계를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둘의 사이는 오베르슈타인도 알 정도로 소문이 자자합니다.
그러자 라인하르트는 어차피 나중에 둘만의 이야기를 키르히아이스에게 말하면 그만이 아닌가라고 반문합니다.
일단은 쿨하게 상관없다는 오베르슈타인
오베르슈타인은 사람마다 필요한 부분이 따로 있다고 말합니다.
OVA에서와 마찬가지로 a와 b를 독일식으로 읽습니다.
사실 오베르슈타인은 극한의 효율성만을 중시하는 성격이고 이는 은영전 전 스토리에 걸쳐서 나타나게 됩니다.
오베르슈타인의 이러한 성격은 전제군주정에서 지극히 필요한 자질입니다.
그리고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키르히아이스.
키르히아이스는 오베르슈타인이 위험한 인물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주군인 라인하르트를 믿기에 순순히 물러나는 선택을 합니다.
키르히아이스가 나갔습니다.
드디어 라인하르트와 오베르슈타인이 독대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자신이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고 말하는 오베르슈타인.
그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전쟁중에 군무이탈까지 하고 상관이 죽었는데 옆에서 지키지도 못하고 살아 돌아왔습니다.
모든 패전의 책임을 오베르슈타인에게 돌려도 할 말이 없을 정도입니다.
자신의 직언을 젝트가 듣지 않았다고 변론하더라도 여기는 제국입니다.
은하제국 역사상 최초로 영토를 뺏긴 초유의 사태를 누구든지 책임져야 한다는 수뇌부의 판단은 오베르슈타인의 변론을 가볍게 씹을 것이 뻔합니다.
라인하르트는 지극히 정론적인 말만 늘어놓습니다.
아직까지 라인하르트는 오베르슈타인을 정적들의 끄나풀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오베르슈타인의 이말은 돌려 말하면
"내 말을 안 들으면 너는 그냥 주변에 널려 있는 일반적인 지휘관들과 다를 바가 없는거다. 순순히 내 말을 들어주는게 좋을 걸?"
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원래 오베르슈타인의 이러한 돌려까기 말빨스킬은 이후에도 자주 나오고 그때마다 라인하르트 수하의 수많은 장성들에게 까이게 됩니다.
이미 오베르슈타인의 운명은 내일 결정나는 것이었습니다.
라인하르트는 이미 오베르슈타인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어떻게 처분받을지, 그리고 그 내막인 어떨것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지극히 일반적인 말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역시 오베르슈타인도 자신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라인하르트를 찾아온 것이죠.
자신의 의안을 뽑아서 라인하르트에게 꺼내보이는 오베르슈타인.
그리고 루돌프 시대였으면 자신은 아기 였을때 처분되었을 것이라 말합니다.
자신의 의안을 재료 삼아서 루돌프 폰 골덴바움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설득력을 얻으려 하고 있습니다.
모름지기 자신의 의견을 주장할때는 그에 따른 확실한 근거가 필요한데 오베르슈타인은 자신의 의안을 근거로 쓸 뿐만 아니라 강렬한 인상까지 남겼습니다.
상품을 파는 판매원이라면 이정도로 물건에 대한 PR을 잘해야 합니다.
물론 오베르슈타인이 팔고자 하는 것은 자신의 두뇌입니다.
그리고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는 오베르슈타인입니다.
자신이 루돌프 폰 골덴바움을 미워한다는 것을 재료 삼아서 골덴바움 왕조가 만들어낸 모든 것들을 증오한다고 말이죠.
라인하르트는 아직까지 골덴바움 왕조의 녹을 받아먹는 제국원수같은 평을 내립니다.
그냥 "네놈은 겁대가리가 없구나. 그런 소리도 잘도 지껄이고." 라는 뜻이죠.
이에 직설적으로 말하는 오베르슈타인.
그렇습니다. 돌려말할 필요없이 직설적으로 골덴바움 왕조는 멸망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오타나왔네요 골든바움;;; 오타 찾아서 알려드리고는 있지만 저가 빼먹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골덴바움 왕조를 멸망시킬 직접적인 힘이 없으니 새로운 패자를 도와서 그 결과를 보겠다는 말을 합니다.
그리고 단지 그러한 이유 뿐이라 말합니다.
"그러니깐 나를 사 주십시오" 라는 것이지요.
정말 자기 PR 잘합니다. 하지만 제국에서 저정도까지 불경스런 말로 자신을 어필하다니 정말 라인하르트 말대로 대담하긴 합니다.
그리고 오베르슈타인은 자신이 찾는 새로운 패자를 라인하르트라고 지목합니다.
당연히 지금까지 계속 포커페이스였던 라인하르트는 이 말만은 넘겨들을수가 없습니다.
즉각 키르히아이스를 부르는 라인하르트.
역시 충신인척하는 라인하르트.
저정도의 불온한 말을 했으니 일단은 라인하르트도 좀더 강하게 나갑니다.
아직까지 라인하르트는 오베르슈타인의 본성을 더 확인해보고자 합니다.
키르히아이스가 블래스터를 꺼내들어서 겨눕니다.
하지만 오베르슈타인은 겁먹기는 커녕 너죽고 나죽자 식으로 라인하르트의 도량을 조롱합니다.
"너는 나의 가치를 못 알아보는 속 좁은 놈이다" 라고 돌려서 말하죠.
역시 오베르슈타인은 돌려까기의 달인입니다.
"뭐? 이색휘가?" 라는 듯한 표정의 라인하르트.
그리고 라인하르트의 심복인 키르히아이스를 끌여들여 자신의 희소성을 어필하기 시작합니다.
이 남자, 주변에 쓸만한 것들은 진짜 뽑아먹을만큼 뽑아먹는 남자입니다.
키르히아이스는 뛰어나고 인망있는 지휘관이 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패업을 달성할 수 없다고 말하는 오베르슈타인.
즉, 키르히아이스는 뒷골목 더러운 짓은 절대 못할 위인이고 나는 그것이 가능하다는 말로 자신의 가치를 열심히 홍보합니다.
결정적으로 그것조차 이해못하면서 무슨 우주를 손에 넣으려고 하느냐는 비아냥까지 듬뿍 담아서 말이죠.
결국 라인하르트는 오베르슈타인의 능력을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저정도 자신의 PR을 잘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능력을 가진 인재를 라인하르트는 놓칠 수 없습니다.
이미 의심따위는 다 날아가버렸습니다.
소설 원작에는 다음과 같은 라인하르트의 속사정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며칠 동안 라인하르트는 불만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용감하고 전술능력이 풍부한 전선지휘관은 갖춰졌지만, 참모로 쓸 만한 인재를 찾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중략) 키르히아이스를 참모로 삼을 수는 없었다. 그는 라인하르트의 분신이 되어 때로는 여러 개의 함대를 지휘통솔해야만 한다.
-이타카판 은하영웅전설 여명편 224p-
쓸만한 참모를 찾을 수 없었던 라인하르트에게 오베르슈타인은 정말로 필요한 인재였던 것입니다.
솔직하게 말하는 남자라는 말은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자신이 생각한 것은 자기 안위 따위 생각 안하고 직설적으로 말한다는 것.
두번째는 저런 남자가 귀족들 끄나풀일 리가 없다는 뜻이기도 했습니다.
아마 지금의 문벌귀족들이라면 오베르슈타인 같은 성격의 인물은 곁에 두는 것조차 꺼릴테니까요.
라인하르트는 다시 한번 오베르슈타인이 문벌귀족의 스파이가 아닌지 확인하는 질문을 던지고 오베르슈타인은 솔직하게 옛 상관에 대한 평가를 내립니다.
이로써 라인하르트는 오베르슈타인을 구제하여 자신의 밑에 둘 것을 확정하게 됩니다.
리히텐라데 후작은 제국군 3장관으로부터 사표를 받게 되었다고 통보합니다.
아무래도 이제르론 요새의 함락은 전대미문의 사건이라서 원수 3명이 전부 책임을 지지 않으면 안된다는 결정을 스스로들 내린 것입니다.
하지만 리히텐라데 후작은 라인하르트에게 군권이 집중되는 것이 영 께름직합니다.
리히텐라데 후작의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프리드리히 4세는 손주에게 장난감 선물 주듯이 어느자리를 원하냐고 라인하르트에게 묻습니다.
하지만 라인하르트는 자신의 공적도 없는데 딴 사람의 자리를 뺏을 수 없다고 말하며 3장관의 자리를 거부합니다.
사실 우주를 손에 넣으려는 라인하르트는 저딴 3장관 자리쯤은 나중에 언제든지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지만 겉으로는 겸손한 모습을 보입니다.
뜻밖이라는 표정의 리히텐라데 후작.
사실 이번에 라인하르트의 권력이 더 커질거라고 확신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생각이 빗나갔습니다.
그렇다보니 일단 라인하르트의 위세가 현상유지 한다는 것에 안도한 나머지 왜 저런 말을 하는가에 대한 의도를 간파할 생각조차 못합니다.
이미 실무책임자였던 젝트와 슈톡하우젠은 전사했거나 포로로 잡혀 있으니깐 책임질 사람이 없다고 말하는 라인하르트.
즉, 제국군 3장관에게 잘못이 없으니 사실상 이번 사태에 책임질 인물은 하나도 없다고 말합니다.
이는 오베르슈타인도 책임이 없다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지요.
그리고 제국군 3장관이 용서를 받음으로써 오베르슈타인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도 미약해졌습니다.
적전도망이라는 죄를 지었음에도 오베르슈타인을 차마 처벌할 수 없게 되어버린 겁니다.
라인하르트는 만전을 기하기 위해 재빨리 오베르슈타인의 면책과 원수부로의 전속을 요청하여 오베르슈타인을 보호했습니다.
라인하르트의 은혜를 받았으니 이들도 라인하르트의 요청을 들어줄 수 밖에 없습니다.
뮈켄베르거는 이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습니다.
오베르슈타인을 처벌할 근거가 희박해졌다는 것을요.
에렌베르크는 상황 파악을 못하고 라인하르트가 욕심없는 자라고 오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에렌베르크만의 생각이 아니라 주변의 반응들 중에 절반정도가 그랬습니다.
나머지 절반은 무슨 꿍꿍이가 있을것이라면 여전히 의심을 거두지 않았죠.
한편 리히텐라데 후작은 장미정원을 가꾸는 프리드리히 4세에게 직언을 하려 합니다.
프리드리히 4세는 젊은시절부터 난봉꾼으로 이름 났던 인물이지만 지금은 오로지 장미정원 가꾸는 것이 유일한 낙입니다.
하지만 프리드리히 4세는 마치 알고 있다는 듯이 라인하르트에 관한 것이냐고 반문합니다.
현재의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는 프리드리히 4세.
단순히 안네로제를 애첩으로 둔 능력없고 자격없는 황제라는 인식을 송두리째 바꿔버리는 부분입니다.
소설에서도 나오는 부분이지요.
그런 황제의 말에 리히텐라데 후작은 미처 알지 못했다는 듯이 말합니다.
그럴만도 합니다. 리히텐라데 후작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은하제국을 끔찍하게 생각하는 인물이었습니다.
여기서 현재 은하제국을 나누고 있는 세력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사실 이번 포스팅은 지극히 소설과 똑같이 가기 때문에 뭐가 바뀌었다라던가 설정의 변경 같은 것은 이야기 할 것이 없습니다.
다만 현재 은하제국의 상태가 어떠한지에 대한 설정상의 이야기를 하기에 더 맞는 파트라 생각합니다.
은하제국이 현재 문제점이 있고 뭔가 고쳐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의외로 많았습니다.
물론 현상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문벌대귀족들도 있었죠.
현재 은하제국의 세력을 구분짓자면 다음 정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1. 브라운슈바이크 공작과 리텐하임 후작으로 대표되는 문벌대귀족 세력
이들은 은하제국이 지금상태로 유지되는 것을 원합니다. 그들은 지금상태가 자신들에게 이득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2. 리히텐라데 후작을 위시한 절대왕정파
이들은 은하제국의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되 이미 지방권력이 크게 성장해버린 은하제국을 개혁하고 썩어빠진 문벌대귀족들을 숙청하여 이전 초창기 은하제국처럼 절대왕정체제의 중앙집권국가를 꾀하려 합니다.
3.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을 위시한 역성혁명파
아예 골덴바움 왕조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왕조를 세우려는 집단입니다. 소장파 장성들로 대표되는 군부 내 평민 및 하급귀족 집단들이 이에 속합니다.
4. 칼 브라케, 오이겐 리히터와 같은 소장파 개혁주의 관료집단
이들은 아예 공화정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부터의 개혁, 민중 중심의 개혁을 꿈꾸고 있습니다.
1의 경우에는 대표적인 라인하르트의 적대세력입니다. 브라운슈바이크 공작과 리텐하임 후작은 프리드리히 4세의 사위들이고 각각 외동딸을 두고 있습니다.
물론 프리드리히 4세의 직계손은 존재합니다. 일찍 죽은 황태자의 아들인 엘윈 요제프입니다. 하지만 나이가 너무 어리고 외가의 힘이 미천합니다.
애당초 골덴바움 왕조는 초대황제인 루돌프가 사망한 이후 아들이 없어서 첫째딸 카타리나의 아들인 지기스문트가 황제가 되었습니다.
말그대로 장자상속이라는 개념을 처음부터 밥말아먹은 탓에 엘윈 요제프보다는 이 두 대귀족의 딸들이 제위에 오를 확률이 더 높아진 상황입니다.
당연히 이들은 뭔가 바뀌기 보다는 현 상태를 유지하여 여황제의 아버지가 되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2의 경우에는 리히텐라데 후작을 위시한 문관집단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프리드리히 4세는 정무에 관심이 없었고 모든 정무를 리히텐라데 후작에게 맡겼습니다.
당연히 제국을 지금 운영하고 있는 주체는 리히텐라데 후작을 위시한 정부관료 집단들입니다.
이들은 당연히 현 은하제국의 문제점을 많이 접하고 있었고 나름대로 어떻게 고쳐야 할지를 알고 있습니다.
다만 이들 역시 골덴바움 왕조를 부정하지 않기 때문에 절대왕권 수립과 외척세력들을 숙청하는 것을 목표로 하게됩니다.
리히텐라데 후작이 라인하르트의 권력이 강해지는 것을 견제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상황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면 무력을 실질적으로 운용하는 군부에 자신들의 편을 만들지 못했다는 것인데, 리히텐라데 후작은 처음부터 라인하르트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여서 자신이 생각하는 개혁에 힘을 실어줄 무력을 얻고자 하고 있습니다.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가 칙명으로 카스트로프 동란을 진압하러 가는것을 반대하지 않은 이유, 로엔그람 백작에게 은혜를 베풀어두려 한 이유는 바로 이것이 목적이었던 것입니다.
3의 경우에는 현재 스토리만 보고 있어도 대략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으니 굳이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4의 경우에는 깨어있는 극소수의 귀족층들로써 스스로 '폰'이라는 칭호마저 떼어버린 자들입니다.
아래로부터의 개혁과 심지어 공화정까지 생각하고 있는 인물들입니다.
이들 역시 리히텐라데 후작과 같이 현 상태를 실무적으로 접한 사람들이지만 리히텐라데 후작과는 생각이 다릅니다.
그들은 아예 은하제국 자체에 모순이 있기 때문에 아래에서부터의 개혁을 통한 입헌군주제 또는 공화제만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관료층 중에서도 극소수라서 너무 세력이 작았습니다.
나중에는 라인하르트 세력에 흡수되고 맙니다.
황제의 인식은 리히텐라데 후작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듯 합니다.
리히텐라데 후작의 입장에서는 차마 불경스럽기에 황제가 발언한 내용을 말하기 곤란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이정도 황제가 말했으면 리히텐라데도 충분히 직언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어째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러갑니다.
황제는 자신의 권력이 찬탈당해도 상관없다는 발언을 한 것입니다.
처음 은하영웅전설을 접했을 때 처음으로 충격을 받았던 대목이 바로 이 대목이었습니다.
혹시 프리드리히 4세는 생각보다 영민한 사람이 아니었을까 하고 말이지요.
생각보다 역사인식이 뛰어나고 능력은 있지만 태업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이전에도 프리드리히 4세의 제위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는 한번 포스팅한 적이 있습니다.
다시 한번 언급하자면 프리드리히 4세는 원해서 황제자리에 오른게 아니었습니다.
그에게는 형과 남동생이 있었는데, 진보적이지는 않지만 근면하고 교양 풍부한 형과 행동력이 뛰어난 동생의 틈바구니에서 신하들의 지지도 얻지 못한 채 회색으로 가라앉아 있었다. 형 리하르트와 동생 클레멘트는 지고의 지위를 둘러싸고 항쟁을 벌였다.
-은하영웅전설 외전 별을 부수는 자 54p-
사실 프리드리히 4세는 절대로 황제자리에 오를 생각도, 기반도 없는 인물이었습니다. 형과 동생보다 딱히 뛰어난 점도 없었고 황제 자리에도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권력을 인생을 즐기는데 사용했고 워낙에 흥청망청 써버렸기 때문에 돈조차 없어서 술집 주인에게 증서까지 써주는 신세였습니다.
오트프리트 5세가 금전 면에서는 매우 검약가였던 탓에 프리드리히 대공 전하는 언제나 유흥비가 부족했으며, 부제가 죽기 직전에도 고급 매춘부며 술집에서 합계 54만 제국마르크의 외상 독촉에 시달렸다. 몇대 전이었다면 '제국기사'라는 칭호를 팔 수도 있었겠지만 이제는 상품 가치도 없었으며, '뷔르거'라는 가게의 주인에게는 대공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기까지 했다.
대공 전하처럼 고귀한 분이 무릎을 꿇자 민망해진 '뷔르거'의 주인은 '만약 프리드리히 대공이 제위에 오른다면 액면의 20배로 갚는다.'라는 증서에 사인을 받고 빚을 탕감해주었다. 2만 2000마르크를 하수도에 흘려버린 셈 치려던 것이었지만, '만약'은 현실이 되어 지존의 관을 쓴 황제는 '뷔르거'의 주인에게 44만 제국마르크를 치러주었다.
-은하영웅전설 외전 별을 부수는 자 55p-
오트프리트 5세는 엄청난 구두쇠였습니다. 그가 제위하고 있던 당시에 건설되고 있던 이제르론 요새마저도 예산 아낀다고 티스푼 공사를 했을 정도입니다.
그런 아버지가 아들의 빚 같은거에 신경써줄리는 없었습니다. 호적에서 삭제될 뻔 하기도 했죠.
이전 포스팅에서 '1제국마르크 = 1유로'라고 했었는데 이를 오늘(2018년 5월 27일) 환율로 계산해서 위의 내용에 대입시켜보자면
외상 독촉에 시달린 금액: 6억 8037만 3000원(순수하게 노는데 쓴 돈... 그것도 외상이 저정도이니깐 노는데 돈 더 썼을 수가 있음)
'뷔르거' 주인에게 빚진 돈: 2771만 8900원(어떻게 쓰면 술집같아보이는 가게 한곳에서 저만한 돈을 빚질 수가 있는거지?)
나중에 황제가 되서 '뷔르거'주인에게 갚은 돈: 5억 5437만 8000원(우와 주인 땡 잡았다!!!!!!!!!)
그런데 형 리하르트가 아버지 오트프리트 5세를 암살시도했다는 의혹으로 숙청당하고 동생인 클레멘트는 뒤에 형을 누명씌웠다는 이유로 또 숙청당합니다.
남은게 프리드리히 밖에 없어서 결국 그가 제위에 오르게 되죠.
이때 엄청난 수의 귀족 가문들이 증발해 버리고 맙니다.
제국력 452년, 황태자 리하르트는 부제 오트프리트 5세의 시해를 꾀했다가 발각되어 목숨을 잃었다. 그를 옹위하던 신하 60명도 처형당했으며, 클레멘트가 새 황태자로 책립되었다. 455년에 이르러 고 리하르트 대공의 무죄가 입증되고 클레멘트 일파가 그에게 누명을 씌웠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이번에는 클레멘트 파벌의 신하 170명이 숙청되었으며 클레멘트는 자유행성동맹으로 망명을 시도했다가 '우연한 사고'로 우주선과 함께 폭사했다. 이렇게 황제가 심장병으로 죽었을 때, 그의 배갯맡에 있었던 것은 아무의 기대도 받지 않고 아무의 증오도 사지 않았던 프리드리히뿐이었다.
-은하영웅전설 외전 별을 부수는 자 54p-
이 왕위쟁탈전으로 무려 230명의 신하가 처형당했는데 많이 잡으면 1명당 1개의 가문의 가주이거나 적장자였을 것이므로 최대 230개 가문이 증발한 셈입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쌍으로 숙청당했다 치더라도 115개의 귀족 가문이 증발한 것이지요.
심지어 처형당한 숫자가 저렇다는 것이고 처형은 피했지만 몰락해버린 귀족가문은 이보다 많았을 것입니다.
대표적인 가문이 클롭슈톡 후작가입니다.
당초 후작은 프리드리히의 동생이 제위에 오를 것이라 예상하고 적잖은 투자를 했으며 국무상서직을 받는다는 구두 약속까지 얻었는데,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사태가 프리드리히를 옥좌에 앉혔다. 빗나간 예측에 낭패한 것은 클롭슈톡 후작만이 아니었으나, 프리드리히를 제위계승경쟁의 패배자로 간주하고 멸시했던 그의 태도는 새삼 궤도를 수정할 수도 없었다.(중략)1만 일에 걸쳐 굴욕과 억압의 비료가 뿌려졌다. 환상으로 끝난 지위, 무산된 혼담, 거절당한 교제, 그리고 헤아릴 수 없는 냉소.
-은하영웅전설 외전 별을 부수는 자 94p-
클롭슈톡 후작가문은 그나마 루돌프 시대부터 내려오는 명문 귀족이었기에 멸문까지는 피할 수 있었지만 살아남아서 돌아온 것은 30년에 걸친 패배자로써의 멸시였습니다.
그러니깐 사람이 비루해보인다고 마구대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태에 앙심을 품은 클롭슈톡 후작은 황제를 암살할려는 테러를 계획했으나 실패하였고, '클롭슈톡 사건'이라고 불리게 된 이 사건으로 인해서 클롭슈톡 후작가문은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이 지휘하는 토벌군에 의해 짓밟혔고 여기서 생긴 트러블로 미터마이어와 로이엔탈이 라인하르트의 부하가 되는 계기가 생기게 됩니다.
여튼 이렇게 황제가 될거라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이 황제가 되었습니다.
프리드리히 4세의 제위 30년간을 후세 역사가들의 평가는 다음과 같이 평가했습니다.
범용, 태만, 관례, 피로, 폐색......
-은하영웅전설 외전 별을 부수는 자 54p-
지극히 평범했고, 정치에는 태만했으며, 생산성 없이 관례에 따랐으며, 늘 노느라 피로했다고 역사는 기록합니다.
하지만 프리드리히 4세는 사치와 향락을 즐기면서 서민 밑바닥층을 많이 접했으며, 이미 특권의식에 사로잡힌 다른 귀족들과는 달리 제국의 실정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잘 알 수 있는 환경에 있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비록 황제의 재목은 되지 않았지만 이러한 프리드리히 4세의 발언에서 보이는 명민함은 실제의 삶을 통한 체험으로 얻은 지식에서 나오는 발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곁에는 시종무관으로써 친구처럼 지내준 가신인 리하르트 폰 그림멜스하우젠 자작이 있었습니다.
라인하르트가 준장이던 시절 반플리트 성역 회전에서 그림멜스하우젠 자작의 휘하에서 전투에 나선 적이 있었는데 그 유명한 OVA에서의 대사인 '저 노인이 살아있는 것은 일종의 산소낭비다'라고 는 발언은 그림멜스하우젠 자작을 가리키는 것이었습니다.
세간의 평가도 별반 다르지 않아서 '졸음 자작'이니 '광합성 제독'이니 하는 평가를 받았었습니다. 귀족사회에서도 웃음거리나 다름없는 노인네에 불과했죠.
또한 전쟁에 관한 능력은 무능으로 단언할 수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은하영웅전설 외전인 '천억의 별, 천억의 빛'에서는 이러한 그림멜스하우젠에게 답답함에 울분을 터트리는 라인하르트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림멜스하우젠 자작의 능력은 전쟁에서의 능력이 아닌 정보력에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괄시당하는 모습을 유지한 채로 사람들을 방심하게 만들어 문벌귀족사회의 온갖 비밀들을 캐내어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그리고 그 문서를 울리히 캐슬러를 통해서 라인하르트에게 전달하려 했습니다.
"이 그림멜스하우젠 문서...... 가칭으로 그렇게 부릅니다만, 어르신꼐서는 이를 각하께 위탁하셨습니다. 임종 후 뮈젤 각하께 처분을 맡기겠노라고. 그리고 소관이 사절 임무를 맡았습니다. 뮈젤 각하께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히셨습니다."
도움이 돤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 잠시나마 라인하르트가 판단을 망설인 것은 그의 지성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라 발상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겨우 이해했을 때, 라인하르트는 단순한 기쁨을 찾아낼 수만은 없었다. 그림멜스하우젠은 이렇게 말한 것이다...... 이 문서에는 대귀족과 고관들의 치부와 약점이 담겨 있다. 이를 활용해 경의 처지를 강화하고, 앞으로 있을 싸움을 유리하게 움직여라, 라고. 노인은 라인하르트의 미래에 어떤 전망을 품었던 것이다.
-이타카판 은하영웅전설 외전 천억의 별, 천억의 빛 250~251p-
그의 말빨도 정말 대단하여서 그 키르히아이스조차 그림멜스하우젠 자작에게 넘어갈뻔 했다는 언급이 나오지요.
다음은 키르히아이스가 소령으로 승진하는데 그림멜스하우젠 자작의 추천이 있었다는 것을 감사하러 가서 대면한 자리에서 느낀 키르히아이스의 감정입니다.
그 대답을 듣고 키르히아이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노인의 곁을 떠났다. 오히려 자신이야말로 정체를 드러내고 만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제국 전체의 찬탈을 꾀하는 불손한 야심가의 심복이라는 정체를.
-이타카판 은하영웅전설 외전 천억의 별, 천억의 빛 146p-
그런데 이러한 이면적인 모습이 프리드리히 4세에게도 있었습니다.
언제나 안네로제를 시해하려 했던 베네뮌데 후작부인이 숙청된 이후, 프리드리히 4세는 아예 로엔그람 백작가 보다 베네뮌데 후작가를 잇는 후작이 되는게 어떻겠냐고 물어봅니다.
물론 왜 황제가 이런 말을 하는지 의도를 알 수 없었던 라인하르트는 한껏 공손한 말로 이를 거절합니다.
"크나큰 영광이오나, 소신에게는 백작조차 분에 넘치는 지위이옵니다. 후작은 말하자면 구름 위의 신분인지라, 소신의 손이 닿지 않사옵니다."
"그래, 그리 생각하나? 후작은 고사하고 백작조차 분에 넘친다?"
"그렇사옵니다, 폐하"
"구름 위의 신분이라 생각한다?"
"......"
"황제는 후작보다도 높다는 것이 세간의 상식이네만, 경도 그리 생각하나?"
"......예."
화려한 황금색 머리를 숙인 채 라인하르트는 꼭 필요한 대답만을 했다. 황제에게 시험을 받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과 이를 부정하는 목소리가 그의 마음속에서 나선형으로 얽히며 마찰을 일으켜 불꽃을 피웠다.
-이타카판 은하영웅전설 외전 별을 부수는 자 201~202p-
끼리끼리 논다고 황제와 그림멜스하우젠 자작은 비슷한 구석이 많았습니다.
위에서도 말한 의외의 상황에서 의표를 찌르는 모습은 물론이고 자신들이 지금의 지위에 오른 과정도 비슷했습니다.
"나는 삼남이었다네. 두 형님이 전사하셨기 때문에 가문을 이어받을 수 있었던 게야. 형님들께서 살아계셨더라면, 나는 적선을 받듯 남작 칭호 정도나 얻어 무위도식했겠지. 경을 보면 말일세. 뮈젤 준장. 실로 찬란하고 눈이 부시다네."
-이타카판 은하영웅전설 외전 천억의 별, 천억의 빛 34p-
그림멜스하우젠 자작 역시 원래라면 자작가의 당주가 될 운명이 아니었습니다. 위의 형 두명이 전사하는 바람에 당주직을 이어받은 것이지요. 황제랑 똑같습니다.
이를 보면 황제와 그림멜스하우젠 자작이 라인하르트를 보는 시점은 거의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데 사전에 둘이서 이에 관련된 대화가 오갔을 수도 있습니다.
어찌본다면 황제 역시 라인하르트의 젊고 활력있는 모습이 오히려 황제감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일부러' 라인하르트에게 권한을 밀어주어, 라인하르트의 야망이 실현될 수 있도록 서포트 해줬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는 것이지요.
처음은 안네로제를 총애하였기에 그 동생을 눈에 들어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라인하르트의 활약과 고속승진을 보면서 프리드리히 4세는 피 하나 안 섞인 라인하르트를 자신의 후계자였으면 하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닐까요?
제국에 충성을 다했던 리히텐라데 후작에게는 경악할만한 말을 황제가 하고 있습니다.
그의 충격은 상상을 초월했을 겁니다.
이미 표정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성대하고 화려하게. 그림멜스하우젠 자작이 라인하르트를 평가했을 때 말한 '찬란하고 눈이부신'이라는 말과 묘하게 오버랩이 됩니다.
라인하르트에게 골덴바움 왕조가 멸망하는 것이야말로 성대하고 화려한 멸망이라고 황제는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장미는 화려합니다. 황제는 장미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요?
오베르슈타인을 구제한 이후, 키르히아이스는 상당히 걱정하고 있습니다.
역시 라인하르트는 오베르슈타인의 그 성격이 문벌귀족들과 천성으로 맞지 않기 때문에 절대로 문벌귀족들의 끄나풀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합니다.
하지만 키르히아이스는 라인하르트가 과연 그런 인물을 다룰 수 있을건지에 대한 의문을 가집니다.
평소라면 라인하르트가 하는 일이라면 언제나 믿어줬던 키르히아이스이지만 이번만큼 우려스러운 입장을 표명한 것은 처음입니다.
라인하르트는 어차피 오베르슈타인의 충성심을 믿지 않습니다. 믿는것은 오직 오베르슈타인의 능력뿐입니다.
그렇습니다. 오베르슈타인 같은 인물 하나 못 다뤄서는 우주를 손에 넣을 수 없습니다.
만약에 못 다뤄낸다면 오베르슈타인은 라인하르트의 길에 장애요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든지 자신의 밑에 두어 적으로 만들지않고 감시하면서 써먹어야 합니다.
그리고 라인하르트가 키르히아이스의 머리카락을 쓰다듬곤 하는데, 이는 어릴때부터의 습관으로써 키르히아이스의 머리카락을 가지고 놀았다는 언급이 원작이 나옵니다.
결코 BL적 요소때문애 의도적으로 넣은게 아닙니다. 원작재현에 충실했을 따름!
그리고 키르히 아이스를 물러가게 하는 라인하르트.
오베르슈타인을 권모술수에 필요한 인재로 생각하는 라인하르트입니다.
기왕 쓸거면 확실하게 써먹으려 합니다.
하지만 라인하르트는 오베르슈타인의 효율중심적 사상에 대해서 약간의 반감을 드러냅니다.
말꼬리를 흐리면서요.
이로써 길고 긴 8화 리뷰 포스팅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두번째 포스팅에서는 사실 원작에서 바뀐 부분이 없었기 때문에 대체로 뒷 이야기에 대해서 주로 적었습니다.
다음주에는 보아하니 코넬리아 윈저랑 앤드류 포크가 나올 것 같은 기분입니다. 미리 항암제 옆에 준비해 놓을때가 왔습니다.
물론 양 웬리가 전역하려는 것을 시톨레 원수가 막아버리는 장면도 나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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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하르트와 오베르슈타인의 대화, 그리고 황제의 말이 인상적이네요. 개인적으로 이번 편이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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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발언하는 거 들으면 뭔가 분명 주인공의 원수인데 마음이 짠해지는게 느껴지죠. 자신의 나라가 망할거라고 생각하는 망국군주의 비애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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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필요하니까 자기 자신의 목숨까지 사용한 충신 중의 충신... 모모카 양에게 아빠가 있다면 딱 이 양반... 하지만 은영전 이 부분 처음 봤을 때는 나중에 뒤통수 칠 캐릭터라고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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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플리트 성역 전투(우주력 794년) 당시 라인하르트가 언급한 말이 있지요. "루돌프 폰 골덴바움이 재위했을 무렵 태어났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랬다면 적이 부족하지는 않았을 텐데. 지금 내 앞에 있는 건 무능한 아군과, 똑같이 무능한 적뿐이야. 키르히아이스, 이대로 가다간 난 10년 안에 우주를 손에 넣고 말지도 모르겠어." -은하영웅전설 외전 천억의 별, 천억의 빛 28P- 그런데 양 웬리라는 유능한 적이 등장했는데도 10년도 못되서 우주를 통일한 라인하르트란 인간은 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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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처음 볼때부터 충성을 다하긴 하겠지만 계속 트러블 일으킬 인간으로 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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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노자키 시온
반플리트 성역 전투(우주력 794년) 당시 라인하르트가 언급한 말이 있지요. "루돌프 폰 골덴바움이 재위했을 무렵 태어났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랬다면 적이 부족하지는 않았을 텐데. 지금 내 앞에 있는 건 무능한 아군과, 똑같이 무능한 적뿐이야. 키르히아이스, 이대로 가다간 난 10년 안에 우주를 손에 넣고 말지도 모르겠어." -은하영웅전설 외전 천억의 별, 천억의 빛 28P- 그런데 양 웬리라는 유능한 적이 등장했는데도 10년도 못되서 우주를 통일한 라인하르트란 인간은 ㅎㄷㄷ... | 18.05.27 03: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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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노자키 시온
개인적으로는 양웬리랑 싸우게 하려고 좋은 친구와 부하를 주고도 안돼니까 정치적으로 너프주고 상황적으로 너프주었는데도 안돼서 전쟁이외의 방식으로 처리했다는 느낌이 들어요 | 18.05.27 04: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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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필요하니까 자기 자신의 목숨까지 사용한 충신 중의 충신... 모모카 양에게 아빠가 있다면 딱 이 양반... 하지만 은영전 이 부분 처음 봤을 때는 나중에 뒤통수 칠 캐릭터라고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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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처음 볼때부터 충성을 다하긴 하겠지만 계속 트러블 일으킬 인간으로 봤었습니다! | 18.05.27 03: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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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하르트와 오베르슈타인의 대화, 그리고 황제의 말이 인상적이네요. 개인적으로 이번 편이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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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발언하는 거 들으면 뭔가 분명 주인공의 원수인데 마음이 짠해지는게 느껴지죠. 자신의 나라가 망할거라고 생각하는 망국군주의 비애가 말이죠. | 18.05.27 03: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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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은 원작, 구 OVA 판으로 봤을 때도 진짜 감명깊었던 부분이었죠. 신작도 봐야하나하는 생각이 드네요. | 18.05.27 09: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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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자막 제작자이신 스노리님이 그때 너무 급하게 올리신듯 합니다 ㅇㅂㅇ;;; | 18.05.27 05:28 | |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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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냥꾼
키르히아이스의 성격에 대해서는 전편 포스팅에 대해서 언급하긴 했습니다. 사실 이번 키르히아이스에게 맘에 안드는 건 성우밖에 없네요... | 18.05.27 05: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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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게 오베르슈타인이라는 캐릭터의 매력이겠지요 ㅇㅂㅇ... OVA판에서는 당시 권선징악형 일색의 스토리들이 판치는 중에 상당히 이색적인 캐릭터였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가 은영전에서 좋아하는 캐릭터 중에서 양 웬리가 1위, 오베르슈타인이 2위랍니다 ㅎㅎ | 18.05.27 17: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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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 감사드립니다! 다음주 생각하면 벌써부터 두통이 몰려오지만 어차피 그것도 은영전 스토리에서 교훈을 주는 내용이니까요. 특히 현재같은 시국에 정말 어울리는 에피소드인지라 ㅇㅇ... 그리고 조안 레벨로와 황 루이, 우란푸 같은 인물도 나올테니 기대할 부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 18.05.27 17: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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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티브였던 독일제국 자체가 군국주의 국가였으니 문민통제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지요 ㅇㅇ... | 18.05.27 18:4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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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안네로제 라인하르트 어머니는 둘이 어렸을때 문벌귀족의 차에 치어서 사망.. 프리드리히가 안네로제 초상화 딱 보고 죽은 딸 을 떠올렸을 정도로 둘이 많이 닮았구요. 차에 치어 죽은게 안네로제 치는걸 대신에 치인거라서 그때문에 라인하르트 아버지가 두 자녀를 안 좋아하고 비뚤어지기 시작했구요. | 18.05.31 13: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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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이야기는 카더라 라는 설입니다. 설정상으로는 작중에 돌아다니는 루머... 라는 건데 결국은 알 수가 없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 18.05.31 14:3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