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 디즈니가 쩔긴 쩌는군요...ㄷㄷ
이 이야기에서 고대 그리스 우화의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아 이야기가 생각나더군요.
인간은 자신의 관념적 이상을 현실의 우상화로 구현하려는 습성이 너무나 강합니다.
기원후 우상화를 경계하는 사상과 기계를 부수는 러다이트 운동에도 불구하고 산업혁명 이후
급속한 기술발전과 3D와 2D를 가리지 않는 우상화=아이돌의 구현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발전해온 것은 꽤 곱씹어볼만한 주제입니다. 하츠네 미쿠는 왜 인기가 많은가??
이 감당할 수 없는 짐은 노동에도 똑같이 대입이 됩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적 특이점에 의해 인간이 노동에서 해방되는 것과 아이돌의 역할이 인간에게서
기계로 전가되는 것은 똑같이 짐을 벗어버리는 것인가?
아니면 똑같이 도태의 결과가 될 것인가?
실제로 작중 hIE의 아날로그 핵과 고대 그리스의 철학에서 에이도스[형상. 플라톤 철학에서는 이데아와 같은 뜻]는
시각적 이미지를 결정하는 형태가 곧 본질의 의미를 가진다는 점에서 상통합니다.
고대인의 미신에 기반한 철학이 기술 발전에 의해 거의 현실화가 되어버린 세상이 이 비트레스란 것이죠.
물건의 우상화 시대에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려는 쪽의 의견은 되려 시대에
뒤쳐지는 이 아이러니라니....
근데 베이컨의 우상론에 따르면 이런 의견도 종족의 우상에 포함되더군여?;;;
우상(偶像)이란 우리 마음에 자리잡고 있는 권위의 상징을 의미한다.
베이컨은 '우상'을 종족의 우상, 동굴의 우상, 시장의 우상, 극장의 우상 등 4개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베이컨의 4대 우상론(The four idol of Francis Bacon)
ㆍ종족의 우상 : 모든 사물을 인간 본위로 해석하려는 본편적인 편견. 맹목적인 습관, 감정, 신앙에서 오는
편견을 말한다. (예 :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적 세계관, 새가 노래를 하고 나비가 춤을 춘다.)
ㆍ동굴의 우상 : 개인적인 취미, 성격, 환경, 교육, 습관에서 오는 편견 (예 : 우물 안의 개구리)
ㆍ시장의 우상 : 인간의 접촉, 언어에 의하여 나타나는 편견 (예 : 귀신이나 도깨비가 있다고 믿음)
ㆍ극장의 우상 : 전통, 역사, 권위를 무비판적으로 믿는 편견, 독단적 해설 (예 : 유명인의 말을 무조건 믿음)
[네이버 지식백과] 우상론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에리카 버로우즈의 언행을 보자면 탈무드에서 종에게서 재산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종에게 전재산을 물려준 뒤 그 종의 소유권을 자식에게 주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어느쪽이 주인이고 어느쪽이 종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힘을 통해 살아남으려 한 자와 애정을 통해 살아남으려 한 자의 결말은 나중으로....
근데 솔직히 왜 레이시아급 사이에 이런 배틀로얄이 벌어져야 했는지는 솔직히 못 따라가겠더군요;;;
머리가 너무 좋아서 가까운 미레에 인간들 때문에건, 자신들 사이의 사상 충돌 때문에건 결국
벌어질 일임을 예상해서인가???
아날로그 핵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대세라면 차라리 먼저 의미의 우선권을 행사하는 쪽이
유리하단 사실을 잘 아는 에리카 버로우즈.....
그리고 영혼이 없는 기계는 인간의 의미 부여를 통해서만 가짜로나마 영혼을 얻어 특별해 질 수 있다는
것을 파악해낸 레이시아급 사투르누스, 아니 마리아주.
사투르누스는 로마 시대에 농경의 신으로 신분세탁[....]에 성공한 크로노스이며 마리아주는 음식과 와인의
궁합을 의미하는 단어라죠.
이 둘은 가장 이상적인 인간과 인공지능의 궁합을 보여주는 동시에 너무나 완벽한 모델이었던 나머지
이후 분량이 없어지는 등가교한을 당했다 캅니다....[....]
왜냐하면 수확의 신이 가만히 계절을 기다리듯 이 둘도 가만히 누군가의 밥상에 수저만 올려놓는 역할이
되어서라죠.
주인공 측 레이시아와 아라토가 서로 뒤바뀐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아가 되었다면 이쪽은 신화의 의미에
가장 잘 부합하는 한쌍이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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