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용왕이 하는 일!] 3화, 용왕의 제자 vs 나니와의 백설공주

[입덕술사]

 아이의 연수회 입단시험을 다루는 3화입니다.

원작 1권의 마지막을 다루고 있고, 50여 페이지 밖에 안 되는 분량을 그대로 재현했습니다.

리뷰 시작하도록 하죠.

 연수회 시험 전날까지 야이치와 쇼기를 둔 아이는 야이치에게 일종의 부적을 부탁하고,

그에 응한 야이치는 스승이 제자에게 주는 선물의 정석인 친필 부채를 줍니다.

다음 날, 연수회에 들어가자 마자 바로 안내에 따라 시험을 시작하는 아이.

첫 상대는 같은 여초연 멤버인 아야노입니다.

 비록 경력은 아야노가 아이보다 더 길지만

차원이 다른 압도적인 재능과 수읽기로 아야노를 위축시킨 아이는

그 위축 사이에 삐져나온 틈새를 놓치지 않고 순식간에 투료(항복)를 받아냅니다.

그것을 바라본 연수회 지도간사인 쿠루노 요시츠네 7단.

그대로 다음 2국을 자신과 두자고 합니다.

 대략 연수회 C급인 아이와 이미 장려회 4단을 넘어서 프로의 영역에 있는 쿠루노 7단. 

순수 급수 차이만 놓고보면 대략 20단계 정도 차이가 나는 실력이기에

당연히 접장기, 즉 자신에게 페널티를 주고 대국을 합니다.

양 옆의 '비차'와 '각행'을 빼는 페널티를 말이죠.

바둑으로 치면 대략 하수가 3점을 먼저 두고 시작하는 정도입니다.

(참고로 원작에서는 비차에 각행 뿐만 아니라 양 옆 '향차' 두 개까지 빼고 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언급됩니다.)

 하지만 막상 대국이 시작하자 접장기 상태의 아이는 쿠루노 7단과 동등한 형세를 유지합니다.

아이를 시험하기 위해 쿠루노 7단은 여러 '꼼수'와 함정수를 계속 던지지만 그 어느 것에도 넘어가지 않고

오히려 그런 수들을 이용해서 승기를 자신에게 가져오는 아이.

이윽고 마지막 승부수로 아이를 흔들어 보려고 하지만 결국 형세를 뒤집지 못하고 투료합니다.

 쿠루노 7단의 공기청정기는 다소 과장이 있지만, 대국 전후의 컨디션 관리에 대한 기사들의 집착은 사실입니다.

원작에서 언급되었던 머리에 침 놓고 반상을 마주한 중국의 모 바둑기사의 건도 그렇듯이 말이죠.

현실에서 이런 컨디션 관리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건 주로 식사일 때가 많습니다.

상하이 대첩이라는 이름으로 전설이 된 바둑의 이창호 9단이 일궈낸 2005년 농심신라면배가 대표적 예입니다.

5연승 리버스 스윕이라는 전설을 해나가는 동안 이창호 9단은 자신의 저서에서

동생인 이영호 씨가 우승의 일등공신이라고 했는데,

그 이유인 즉슨 상하이 인맥을 총동원해서 대국 스케줄 및 신체리듬에 맞게 배달과 외식을 번갈아 가며

형의 식생활을 일일히 다 매니지먼트 해줬기 때문이죠.

 어쨌든, 그렇게 2연승을 한 아이 앞에 선 마지막 상대는 야이치의 사저, 소라 긴코 장려회 2단이자 여류2관.

쇼기 역사상 최강의 여성. 나니와의 백설공주 등 거창한 별명에 걸맞는 최강최악의 상대입니다.

 긴코의 실력은 장려회 회원이라는 사실만으로 웬만한 여류기사들보다 훨씬 더 뛰어납니다.

마치 프로 바둑기사와 한국기원 연구생 정도의 차이로, 분명히 여성 중에서는 최강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긴코는 작중 프로기사의 기준인 장려회 4단은 아직 안 됩니다.

그만큼 쇼기도 바둑도, 심지어 체스도 여자는 남자와 비교했을 때 여러 신체/체력적 제약이 있습니다.

쇼기에서 그녀의 모티브로 일컬어지는 카토 모모코 여류2관도 아직 프로의 레벨은 아닐 정도로요.

바둑에서도 남자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강력한 여성은 아직 없습니다.

 아, 딱 한 분 계시네요. 43기 국수이자 조훈현 9단을 꺾었던 루이나이웨이 9단.

정말로 역대 최강의 여성기사가 딱 한 분 있네요. 허허.

 대국이 시작되고, 초반부터 아이는 긴코를 강렬하게 몰아칩니다.

그 기세에 밀려 잠시 열세가 되는 긴코.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옥을 움직이면서

승부를 장기전, 난전으로 끌고 갑니다.(원작에선 옥이 아닌 각을 뺐다고 묘사됩니다.)

그리고 얼마 뒤, 지옥의 초읽기, 즉 1분 장기가 아이에게 주어집니다.

다음 수를 1분 안에 둬야 한다는 압박이 아이를 죄어오기 시작하죠.

 초읽기에 몰리기 시작한 아이를 긴코는 더욱 압박합니다.

시간에 여유가 있고 이미 웬만한 수읽기가 끝난 긴코는 속기를 하면서 아이의 호흡마저 죄죠.

이미 10년 동안 5만번, 대략 하루에 20~30국을 야이치랑 하면서 단련한 긴코가 아이에게 주는 압박은

현 용왕인 쿠즈류 야이치 8단과 동일한 수준입니다.

 이윽고 아이는 패착(결정적인 실수)을 두고, 긴코는 그것에 대해 일부러 뜸을 들이며 아이를 좌절시킵니다.

그리고 형세는 완전히 역전되고, 이후는 완전한 승리를 위해 종국으로 향하는 국면...인 줄 알았던 순간,

아이는 자신의 말들을 모두 이용하면서 최후의 발악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미 자신의 옥은 풍전등화지만 모든 장군 선언을 받아치면서 승부를 연장하고

끝장의 끝장까지 승부를 끌고 가는 아이와 긴코.

그러나 말은 언젠가 바닥나는 법. 긴코 쪽에 따낸 말이 쌓이고 아이가 가진 말이 바닥난 순간,

아이는 투료하고 맙니다.

 약속대로 아이를 이시카와로 데려가려는 아이의 어머니.

그런 어머니를 야이치는 가로막고, 무릎을 꿇으며 아이를 제자로 받게 해달라고 합니다.

자신이 용왕이고, 세상에서 가장 쇼기를 잘 둔다는, 1화에서는 보지 못했던 당당함을 내세우며 말이죠.

그런 야이치에 아이도, 아이의 아버지도 호응하고, 마지못해 어머니도 허락합니다.

단, 중학교 졸업 전에 아이가 타이틀을 따지 못한다면 바로 히나츠루 여관으로 아이를 돌려보내고,

그와 동시에 야이치가 데릴사위로 끌려간다는 조건으로 말이죠.

 그렇게, 아이와 야이치의 사제생활이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1권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3화. 확실히 분량을 최대한 스킵 없이 소화하고 대국 중심으로 가니까

'용왕이 하는 일!' 다운 진지함과 긴장감이 돋보이는 화였습니다.

중간중간 타이머나 뿌연 시야 같은 연출도 마음이 들었고요

지금까지 나온 화들 중 가장 만족스러웠던 3화입니다.

이제 남은 9화에 4권을 때려박는다는 무시무시한 일정이 남아있습니다.

부디, 잘 나와주기만 바랄 뿐입니다.

 다음 글은......솔직히 뭘 쓸지 고민이 됩니다.

아직 달링 인 더 프랑키스를 다룰 생각은 없고, 바이올렛 에버가든도 반절 혹은 완결 이후에 다룰 생각이라,

당장 이번 분기 애니 중에서 다룰 것은 그나마 유루캠 정도네요.

우주보다 먼 곳은 내일 3화까지 몰아 보고 판단해보죠.

아니면 보석의 나라, 사쿠라 퀘스트, just because 같은 작년 수작을 다룰지도 모르고요.

......에라이 모르겠다. 추천 받습니다.

댓글로 원하는 애니 있으면 그 중 몇 개 생각해서 리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jpt 공부하느라 탈모 유전자가 조기발현 될 위기에 처한, 입덕술사였습니다.

[파극폭마장]

한권 한권 중요한 부분만 담아도 5권까지 진행은 힘들듯..
만일 할수 있다면 3권의 '그사람'의 분량이 통짜로 사라질 가능성도 높을듯....

[사토 카즈마]

앞으로 4권.... 그래도 1권 내용은 대부분의 라노베 홍보 애니들도 분량 할애를 많이해 나쁘지 않은 완성도를 보여주지만...

앞으로 4권 9화라니 끔찍하다...ㅠ

[오 나의여신님!]

헥...5권까지 진도나가다니 좀 걱정되기도하네요

[RGM-96X JESTA]

어머니 입장에서는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최상의 판이 깔렸네요.......

아이가 타이틀 따면 그걸로 여관 홍보해도 좋고 못따면 현역(그때까지 용왕을 유지 할지는 모르지만) 용왕을 데릴사위 삼는거니 그걸로 홍보하면 되니 모로가도 여관에 도움이 엄청 되네요......

[▶◀brynhild]

그리고 보니... 어머니가 건 조건이 참 좋네요. 어느게 되더라도 손해를 안보는 수니까요.

[파극폭마장]

딸도 마찬가지....

원래 주인공 바라기라 장기라는 꿈 못이뤄져도
부모님 공인아래(특히 어머님) 남편을 얻게됩니다;;
그리고 장기쪽의 목표가 이루어져도 모녀가 뭔가 저지를거 같으니..

남주만 외통수 ㅋㅋㅋ

[달과별의음악]

그냥 애들이 귀엽네여 ㅎㅎ

[셰리상]

오우 마치 블랙불릿 애니가 진행될때의 당시를 떠오르는거 같습니다.

[大橋]

어머니의 큰그림에 감탄했습니다.

[이의아리!]

유루캠 좋잖아요 유루캠

[HJ-8]

중학교 졸업때까지 프로가 못되면이라니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일본민법상 여성은 16세이상, 부모의 동의하에)

[호크미사일]

원작에서는 좀 더 풀어서 설명하는데 그렇게 되면 결혼은 당연 고등학교 졸업 후 대신 그 사이에는 여관에 들어와서 경영에 대해서 배우라고 합니다

[ほのクマ!!]

어머니 : 모든건 계획대로....
아버지 : 포기하면 편해....

그리고보니 마부라호 유우나 아버지도...

[J.Jin]

긴코 눈 파란색 되는 거 멋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