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에 놀러나온 핀 일행. 그 와중 버블검은 핀이 건네준 은잔을 보고는 삼촌인 검볼드를 떠올립니다.
폐허에서 태어난 이후 지난 800여년간 온갖 역경을 겪었음에도 가족의 얘기에는 복잡한 심경을 숨기지 못하는 버블검은
마침내 베일에 쌓여있던 가족사를 꺼내놓습니다.
800여년 전, 그들을 낳은 모체껌이 사라지고 버블검은 남동생 네디를 보살피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인간들이 죽어 먼지가 되어 사라진 폐허 속을, 인간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기어나온 온갖 괴물들을 피해
도구들을 구하며 연명하고 있었죠.
어느 날, 그녀는 피난처였던 곳에서 행복하게 미소짓는 가족의 사진을 발견하고
그 사진 액자를 가져옵니다. 마치 그 액자 속의 빛바랜 행복도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버블검은 그 액자 속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립니다.
바로 행복한 가족들을 만들어내자는 것이었지요.
네디도 중요하지만 그녀에게는 하루하루를 연명하게 하는 목적 이상의 것, 하루하루를 기대할 수 있는 대상들이 필요했습니다.
이 순수하고 치기어린 감정이 바로 모든 희극과 비극을 초래하게 되죠.
그리 하여 사진 속의 사람들과 비슷한 모습으로 롤리, 치클, 검볼드를 빚어낸 버블검은
그들에게 자신이 바라는 자상한 이모, 허세 심한 사촌, 친절한 삼촌의 모습을 투영하고
그들 역시 버블검이 투영한 모습을 자기 개념으로 순수히 받아들인 것 같았습니다.
처음에는 조그만 마을을 꾸리고 텃밭을 일구며 버블검의 의도대로 따뜻한 공동체를 이루어낸던 친척들은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버블검이 바라던 모습에서 점점 벗어나기 시작합니다.
하룻밤 만에 재배하던 나무들이 몽땅 잘려나가고
예상치 못한 사태에 놀란 버블검에게
자기가 다 팔아치웠다고 덤덤히 얘기하는 검볼드.
그는 유토피아를 꿈꾸는 버블검과는 다른 생각을 품고 있었군요.
낙원은 낙원인데 자본주의의 낙원을 설립하는 게 그의 꿈이었습니다.
심지어 시작도 안했는데 브랜드 이미지까지 맹글어 놨습니다.
물론 이는 소박한 전원농장에 만족하고 있던 버블검에게는 고까운 일이었죠. 이 둘에게는 마음을 열어놓고 서로 대화하는 것이 필요해보이는데...
핫하! 눈에는 눈이고, 이에는 이다!
그딴 거 없다.
검볼드가 꿨던 땅부자의 꿈을 하룻밤 만에 수몰시키고는 호수에 나들이 갈 생각에 들뜬 버블검. 그녀는 호수에 풀어놓을 물고기를 만드는데
그 광경이 잔뜩 화가 난 검볼드에게 보여지고 맙니다.
조카의 손에 갓 만들어진 생명에
당혹과 경멸과 의심이 어린 눈초리를 보내는군요.
자신의 의지를 묵살하는 그녀의 행태에 검볼드는 버블검이 바라던 삼촌의 모습을 깨트려 버립니다.
다른 친척들도 조카를 없앤다는 목적에 회동하고
그들은 버블검을 자유 의지가 미약한 존재로 만들 음모를 꾸미는데
그 전에 조카의 밥에 독을 타려는 삼촌이 만든 음식을 맛보실래요?
오오 이 맛은...
구밀복검의 맛!
면종복배도 잊지 말라고!
그 전에 다른 친척들이 검볼드의 술수에 넘어가 캔디피플이 되어버립니다.
애초에 검볼드는 자신처럼 자유 의지를 가진 친척들을 남겨둘 생각이 없었던 것이죠.
그 광경을 모두 숨어서 지켜보고 있던 버블검은 서로를 위해야 할 가족이 서로를 해치는 모습에 경악해 소리칩니다.
버블검의 말에 검볼드는 언성을 높입니다.
자신들의 의지를 묵살한 게 누구냐고, 모두의 행복이라는 명목을 세웠지만 결국 이는 자신이 정한 이상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강요하는 것에 불과하고,
자유 의지를 주었지만 정해진 역할 만을 따르게 하여 노예의 삶을 살게 한 것은 바로 그녀라고 말이죠.
그는 자기는 더 이상 버블검이 만든 연못 속의 물고기가 아니라고, 그녀를 없애고 자신이 모두를 주무르는 위치에 오르겠다고 선언합니다.
절체절명의 순간
검볼드는 네디를 해치겠다고 말함으로써 버블검의 역린을 건드려 버립니다.
버블검의 기지에 검볼드는 독을 뒤엎어 쓰고
펀치볼이 되어버리고 마는군요.
그녀와 같은 자유 의지를 가졌기에 창조주를 배신했고 결국에는 자기들끼리 분열을 일으켜 캔디피플로 전락해버린,
역설적으로 자유 의지가 희미해진 그 상태가 되어서야 행복감을 느끼는 피조물들의 모습에
버블검은 자신이 어떤 준비나 사색 없이 한 섣부른 행동이 비극을 일으켰음을 조용히 곱씹습니다.
어쨌거나 이미 벌어진 일은 다시 되돌릴 수 없는 법, 그녀는 전락한 친척들이 평생을 안전하고 행복하게 지내도록 캔디 왕국 건국을 선언하게 되죠.
이상이 캔디 왕국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버블검은 평생동안 홀로 지고 있던 얘기를 나눌 수 있게 되어 홀가분해 보이는데
그녀는 은제 컵을 보고는 깜짝 놀라게 되는데
과거에 끝맺은 줄 알았던 원한의 사슬이 다시 응보를 갚기 위해 돌아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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