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리뷰글이로군요.
이 글 쓰는 것도 은근히 일이란 말이지요... 하핳.
캡쳐는 왜이리 많이 찍게 되는지, 가면 갈수록 처치곤란할 정도가 되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꼭 치이가 저에게 한 마디 해주는 것 같네요. (...)
* * *
1화의 그것과 같은 파문이 일어납니다. 뱅크신
물 건너고 턱을 넘어, 열심히 달려가는 소녀들.
그야말로 사람들만 없는 세계...
시설도 굉장히 잘 되어있는데다 규모도 규모인 만큼, 엄청나게 많이 살았을 겁니다.
소녀계산중...
뭐, 이 정도 규모의 도시에 1000명이면 적다 못해...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질 않죠;
아마도, 정신연령이 어린 유우의 상상력의 한계 때문에 저런 숫자도 충분히 '많다'라고 인식하는 걸 테지만요.
그래도 지난화에서 52만이라는 엄청난 숫자를 봤으면서 왜
자상한(?) 치이는 적당히 맞장구쳐줍니다.
아몰랑!
날이 저물어갈 무렵 어느 건물에 들어서는 소녀들인데요..
갑자기 유우가 불쑥 질문을 던집니다.
인간의 생활의 근간이 되는 것이 바로 집이죠.
의식주에 당당히 들어가있기도 하고, 사람이 제대로 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선 역시 집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부랑자 생활을 하고 있는 소녀들..
어느 방에 들어와 쭉 둘러보는 소녀들.
마치 집 보러 온 부부 같네요 ㅋㅎ (...)
그때, 갑자기 유우가 뭔가를 가리킵니다.
자신들이 타고 다니는 케텐크라트가 집 아니냐고 하는데요.
일단 여기서 자고 하긴 하지만...
치이는 칼같이 아니라고 합니다.
지붕도 없어 비도 바람도 못막고, 캠핑카 같은 것도 아니고 집이라고 부를 순 없죠.
뭐, 집 아니니까 아니라고 하는 치이입니다.
(...)
대충 한국말로 치면 "그럼 여기가 안이지, 밖이니?" 같은 느낌이겠군요.
"집 아니지"라고 한다면 "집 안이지"가 되어 = 집이라는 얘기가 될 테고...
이거이거, 확실히 좋은 로컬라이징이...! (※아닙니다.)
1화에서 치이의 꿈을 보면... 전쟁이 나서 소녀 둘이서만 피난을 온 것으로 보이죠.
그 전까진.. 피난가던 자신들을 마중나와줬던, 그 남자와 함께 살았었겠네요.
그때, 다른 방과는 달리 문이 제대로 달려있는 방을 발견합니다.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가 보니...
햇살이 잘 들어오는 방이 나왔습니다.
게다가 텅 비어있던 다른 방들과는 달리, 몇몇 가구들이 남아있기도 하네요.
깔끔한데다 물도 나오고...
마치 누군가 지냈던 게 아닐까, 싶을 정도군요.
만약 그렇다면 사람만 빠져나가버린... 상당히 을씨년스런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만약 세 내고 들어가야한다면 상당히 비싼 값이었을 것 같은 방입니다. (...)
확실히... 이곳저곳 떠돌아다니는 것보다는 확실하게 터를 잡고 사는 게 좋긴 하지요.
유우 입장에서는 무슨 말만 했다하면 입다물라고 하던 치이가 이런 말을 해서 굉장히 놀란 것 같군요.
도대체 유우에게 치이는 어떤 이미지길래...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치이의 동경은 역시 굉장히 현실적인 것이군요...
내집 마련의 꿈이라니...
동경된다...! (...)
사방이 막혀있으면 외적이나 환경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안도감이 듭니다.
집이라는 것의 역할이 그러기도 했고, 상대적으로 신체능력이 약한 인간은 육체의 안전으로부터 오는 심리적인 안정감이 더욱 클 것입니다.
공감해주는 프렌즈도 있네요. (?)
그렇게, 소녀들의 인테리어 토크가 시작됩니다.
아무래도 딱딱한 차량이나 돌바닥에서 푹신한 이불도 없이 잤을 테니...
푹신푹신한 침대가 그리울 법도 합니다.
뿅!
2층 침대를 연성(...)해냅니다.
당연하겠지만 진짜로 연성한 건 아닙니다. (...)
한 침대에서 둘이 함께 자는 선택지는 없는 거니?
배캅배캅!
유우의 소망에 따라, 인테리어가 이루어집니다!
그러고 보면, 저도 어린 시절엔 2층 침대의 위층에서 자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더랬죠.
아이다운 순수함을 한껏 표출하는 유우를 보면, 제 어린 시절도 떠오르고... 그러네요. (웃음)
과연, 책 좋아하는 치이답게 책장 하나 있었으면 하고 소망합니다.
두께도 크기도 다양한 책들이 빼곡하게 꽂힌 책장을 떠올리며 흐뭇해하는 치이.
치이의 책장도 방 한 켠에 자리를 잡습니다.
초등학생 발표회 분위기가 됐...
책이 잔뜩 들어찬 가구 = 책장
음식이 잔뜩 들어찬 가구 = 식량장
뭐랄까, 유우답다면 유우다운, 직관적이고도 알기 쉬운 의식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보통 음식을 보관하는 가구는 '냉장고'라고 부르지요. 차가운 온도를 이용해 음식을 신선하게 보관하는.
헌데 '신선한 음식'을 보관하는 냉장고를 떠올리는 게 아닌 '보존식'을 잔뜩 채워놓은 기묘한 가구를 연상하는 걸 보면...
환경적인 요인으로 사상이 정해지는 아이들을 생각해보면, 썩 유쾌하지만은 않은 상상력이군요...
어쨌든, 유우의 식량장도 방 한쪽에 놓입니다.
추위를 이겨내기 위한 난방기구는 필수죠.
뜨끈한 물로 극락을 맛봤던 적이 있는 유우로서는 욕실도 필수적인 옵션일 겁니다 ㅎㅎ
시간이 흘러 바깥이 어두워지자, 전등이 저절로 켜집니다.
녹색은 심신의 피로를 덜어주는 효과를 지니고 있다고 하죠.
집에서 식물을 기르는 것은 비단 환경적인 요인도 있기야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식물의 녹음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취하려는 이유도 클 것입니다.
그리고 무언가에게 애정을 쏟으며 기른다는 것은... 그만큼 삶에 의욕을 주기도 하고 말이죠.
뭐... 종교적인 믿음도 삶에 힘을 주니까 그러려니 합시다;
그렇게 소녀들은...
안락도 10000+2000
근사한 집을 완성했습니다.
... 끝내 석상은 배치해두었군요;
마음의 양식 책과 심신의 피로를 덜어줄 화분...
조리대 위에서는 언제든지 맛난 물고기를 요리할 수 있습니다.
안락한 집에서 편안한 의자에 기대어있는 소녀들.
그야말로 극상의 힐링을 받고 있지만...
안락도 1500/10000+2000
현실은 안타깝기만 합니다. (...)
역시 가장 현실적인 문제가 걸림돌이 되는군요.
슈퍼마켓 같은 곳도 없고, 식량 조달이 가장 큰 문제니...
그렇게, 상상으로 가득찼던 안락한 빈 방에서 하룻밤을 보냅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현실의 비참함만 뼈저리게 깨달은 거 아닌가...
싶지만서도.
낭만여행자 유우는 한없이 긍정적이었습니다.
시니컬하게 핀잔을 주는 치이입니다만...
뭐, 하늘을 지붕삼아 이불삼아... 라는 말이 있으니까요. (웃음)
이것도 이에(집)를 이용한 말장난이겠군요.
(한심)
어젯밤의 상상력을 다시금 되살려서, 샤라랑~☆
턱을 넘어가는 충격으로, 유우의 상상력도 가볍게 날려주었습니다.
뭐, 내집을 마련하는 건...
좀 더 상황이 여유로워졌을 때 하기로, 조금은 미뤄봅시다.
기묘하게 세워진 건물들이 늘어선 폐허 도시.
그곳을, 소녀들의 케텐크라트는 달려갑니다.
잠자는 소녀 둘을 태우고 말이죠.
... 읭? 둘??
치이의 졸음운전으로 케텐크라트는 위태위태하게 움직입니다.
케텐크라트가 돌을 밟아 덜컹거리는 바람에 잠에서 깬 유우.
멍하니 주변을 둘러보던 유우는...
자신들이 달려가는 방향에 있는 벽을 발견합니다.
헐
치이를 두들겨 다급하게 깨우고,
정신을 차린 치이 덕분에..
가까스로 멈출 수 있었습니다.
역시 졸음운전은 위험하군요;
결국 몰려오는 졸음을 달래기 위해, 쉬어가기로 결정합니다.
아무래도 가로등이 환하게 켜지는 지역이다보니, 밝기 때문에 잠이 잘 안드는 건가 싶었는데 말입니다.
신났다고라..?
~회상~
지난밤, 가로등 불빛이 환하게 비치는 어느 곳에서...
(집중)
올곧게 선 돌 위에 돌을 올리는 유우.
사실 둘은 돌을 쌓는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돌을 쌓으면서, 자기 차례에 무너뜨리면 지는... 그런 간단한 룰인 모양이네요.
예로부터, 인류는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 여러가지 연구를 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동물들보다 지능이 뛰어난 만큼, 단순한 방법으로는 지루함을 달래기 어려웠고, 그들은 자기들만의 규칙을 정해 노는 방법을 택했을 겁니다.
그것이 바로 게임일 테죠.
이걸 성공하냐;
라고 말하는 듯한 치이의 표정.
어쨌건, 치이는 돌을 올릴 준비를 합니다.
어떻게 놓아야 내 차례엔 안전하고 유우의 차례엔 위험하게 놓을 수 있을까...
온갖 지식과 경험을 총 동원해 돌 놓을 위치를 찾습니다.
두뇌 풀 가동
그런데...
후!
와르르르~
(...)
......
"동작그만! 입김불기냐? 지금 바람을 불어서 돌을 무너뜨렸지? 내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냐!"
동물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상대를 속이거나 상대에게 불리함을 주는 행위를 구사하기도 합니다.
물론 생물적으로 인간이나, 종목적으로 게임이라고 해도 예외는 없고, 그렇기 때문에 타짜라는 존재들이 나타났던 거겠죠. (...)
"증거 있어? 시나리오 쓰고 있네!"
억울함에 ㅂㄷㅂㄷ 떠는 치이에게 염장을 지르듯, 치이의 10연패를 축하해줍니다.
당연하지만 그냥 10번 연속으로 진 걸 말이죠. (...)
억울함으로 승부욕을 불태우는 치이는 한 판 더 하자고 합니다.
이때, 유우의 제안으로 게임은 한순간에 도박판으로 변하고 맙니다;
어떤 것이건 무언가 금전이나 가치가 있는 것을 걸고 하는 순간 도박이 되게 마련이죠..
심지어 소녀들이 하는 돌 쌓기 게임이라 해도 말입니다.
하다못해 동전 던지기도 돈 걸면 도박이 되는 판에...
"쫄리면 뒈지시던지~"
고니도 울고 갈만한 엄청난 도발 실력을 보여줍니다 -_-;;;
그렇게 치이는 미끼를 물었고...
밤늦게까지의 게임을 통해 얻은 거라곤 식량 -1에 자존심이 바닥을 친 것,
그리고 심한 피로도 뿐이었습니다. (...)
유우는 어젯밤 일 따윈 잊어버린 듯 태평하게 자는군요.
뭐 어쩌겠습니까.
치이도 기묘한 건물들이 가득 찬 도시의 하늘을 바라보며...
잠이 듭니다.
그리고 꿈을 꾸기 시작합니다.
1화에서도 치이의 꿈은 이런, 낡은 필름이 돌아가는 듯한 장면 연출이 있었지요.
곤히 자던 치이는..
갑작스런 진동에 깜짝 놀라 깼습니다.
정신을 차린 치이가 본 것은...
마치, 어젯밤에 게임하면서 쌓던 돌탑 같은, 거대한 돌탑 위에 올라서있는 자신이었습니다.
안 그래도 높은 곳을 무서워하는데 흔들리기까지 하니...
그야말로 치이 대 패닉!
이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런데...
좀... 많이.... 큽니다..;
큽니다.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걸음을 걷기만 해도
위태로운 돌탑 위의 치이는 패닉상태에 빠집니다.
어쨌든 유우를 설득해 안전하게 구조받으려고 하는데...
스읍~
입김을 불어 치이를 공격합니다;
참고로, 꿈이라는 건 꿈을 꾸는 사람의 생각이라던지 무의식이 구현되어 영상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즉, 마음에 담아둔 것들이나 경험했던 것, 생각하고 상상하는 것들이 꿈에 보이는 거죠.
헌데 꿈 속에서도 유우가 입김을 부는 걸 보다니... 어지간히도 마음에 담아두었나보군요;
살기위한 죽음의 무도를 추는 치이;
다시 유우를 잘 설득하기 시작합니다.
쓰흐우우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히려 더욱 더 강력한 입김을 불어 치이를 공격합니다.
유우의 입김에 돌이 젖혀져버리고...
자신을 보고 비웃는 유우를 보며..
비참하게 추락하고 맙니다..;
그런데 치이가 떨어진 곳은 이상하게도 물 속입니다?
물 속에 빠져 가라앉는 치이...
번뜩!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번엔 거대한 물고기가...?
그래도 물고기 덕분에 물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물 밖에서 치이가 본 것은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
그렇다면 여기가 바다!?
할아버지...
아마도 1화에서 치이의 꿈 속에서 보였던 그 사람일까요?
살아있었구나!
하지만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치이는 바짝 긴장합니다.
이번엔 유우가 고래만큼 커다란 물고기가 되어 바닷속에서 튀어나오네요.
뼈만 남은 물고기도 함께 튀어나옵니다.
고래만큼이나 커다란 유우 때문에 파도가 심하게 일어납니다.
아무래도 치이에게 있어 유우의 이미지 중 하나는 슴가를 비롯해 '크다'인 모양이군요...
앙상~
심지어 남은 뼈는 물에 띄워 흘려버리기까지 했죠.
침을 폭포수처럼 흘리는 유우...
퐁당~
침을 줄줄 흘리는 유우를 보는 치이는 불안하기만 합니다.
어떤 의미로!?
물고기의 지능은 매우 낮다고 하지요;
참고로, 위에서 말했듯, 꿈에는 꿈을 꾸는 사람의 생각이 투영됩니다.
그러니까 무슨 뜻이냐... 일단 치이 입장에서 유우는 '크다', '식탐을 밝힌다', '짓궂게 장난친다', '무식하다' 등등의 이미지가 조합되어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이런 이미지를 품고 있다보니, 꿈 속에서 유우의 모습이 이런 식으로 나오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찌 보면 유우에 대해 그닥 좋게 보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겠네요.
(사실, 온갖 고생을 해대는 치이를 생각해보면 이해 못할 것도 아니지만요...)
...
그런데 위에서 보면 꿈 속의 유우가 물고기가 맛있었다고 하는데, 이 꿈은 결국 치이의 꿈이란 말이죠...
그렇다는 건 치이도 물고기 구이의 맛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는 뜻으로 볼 수 있으려나 싶습니다.
(단순히 유우 = 물고기 맛있다 정도의 수식일 수도 있겠지만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위험한 발언...
배캅배캅!
!?
여기서 나온 이 대사, 쉽게 넘어갈 수가 없더라구요.
'먹힌다'는 것의 의미는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조금 깊이 들어가면 상당히 큰 의미를 가지고 있거든요.
장례문화 중에는, 사망한 친지의 시신을 먹는 식인 장례문화나, 시신을 야생에 방치해 독수리나 늑대 같은 야생동물들이 뜯어먹도록 하는 장례문화도 있습니다.
시신을 먹는 식인 장례문화는 "죽은 자를 섭취함으로서 언제까지고 내 몸에서 함께한다"는 의미를, 야생동물들에게 먹히도록 하는 것은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동물들과 함께 진정한 자유를 갖기를 바란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장례문화입니다.
즉, 먹힌다는 것은 그의 피와 살을 취해, 내 몸 안에서 평생토록 하나가 된다는 종교적인 의미를 지닌 것이라고 할 수 있죠.
여기서 치이가 본인의 꿈임에도 불구하고 유우에게 먹히는 것에 그렇게까지 큰 거부감을 보이지 않았던 것은 바로 그런 사상에 의거해,
'비록 손 많이 가는 바보 같은 유우지만, 그런 유우와 언제까지고 함께 하고 싶다'
는 치이의 진심이 투영된 연출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것이 바로 꿈보다 해몽
일단 예의상(...) 거부하기는 합니다만...
치이의 소망(?)대로...
한떨기 순결한 꽃이 지듯, 유우에게 잡아먹...
응?
핫!
... 히지 않고 꿈에서 깼습니다.
아다행꿈
유우는 여전히, 옆에서 무사태평하게 자고 있습니다.
아주 고전적인 잠꼬대도 해주는군요.
이러니 치이에게 그런 이미지로 보이지...
(째릿)
꿈 속에서 유우 때문에 고생한 치이는 괜히 자는 유우를 흘겨봅니다.
그런 치이는 근처에서 커다란 돌멩이를 하나 발견하는데요...
혹시...!?
한바탕 꿨던 개꿈은 시원한 물 한모금과 함께 씻어버리고...
자기를 괴롭혔던 유우에게는 소소한 복수를 해줍니다;
여러모로 피곤하고 스트레스 받을 땐, 낮잠 한 숨 자는 것도 좋단 말이지요.
어찌됐건, 치이에게 있어 유우는 이런 사람일 겁니다.
비록 장난도 많이 치고 짓궂기도 하지만...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친구 말이죠.
... 그래도 돌멩이를 물리는 건 좀 너무하지 않니;
철골의 숲을 케텐크라트는 달려갑니다.
철골들이 나무처럼 서있는 게, 진짜 기괴한 장면이긴 하군요;
그때, 차체에 툭 떨어지는 물방울 하나.
물방울을 가만히 바라보던 유우.
뭔가 낌새를 느낀 듯 치이를 부르는데요.
투두둑!
"옹?"
투두둑!
"아!"
갑자기 거세게 비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마침 얼마 전에 빈 집에서 하루를 보냈던 적이 있다보니...
타이밍이 여러모로 안좋다고 할 수 있겠군요.
그때, 치이는 비 피하기에 적당해보이는 곳을 발견합니다.
뭔가 기이하게 생긴 무언가...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듯한 공허한 눈동자를 보는 것 같습니다.
여담이지만 애니 6화까지 분량의 원작(코믹스 2권)을 봤을 때 확인해 보니, 소녀들이 비를 피하러 온 이곳은...
버려진 다각전차라고 하더군요.
즉, 전쟁무기였던 겁니다...
어찌됐건, 오랜만에 오는 비를 피하게 된 소녀들입니다.
얼마 전까진 눈보라가 몰아치다가 얼마간은 또 맑더니, 이번엔 비가 쏟아지는군요.
기후의 상태가...
비는 어마어마한 기세로 쏟아지기에, 그 소리가 정말 굉장합니다.
책을 읽고 있는 치이는 적당적당히 대답해주는군요.
?
"유우"(은)는 [전설의 검]을 획득했다!
생긴 걸 보면 빙글빙글 돌리면서 포구를 수입하는 그런 도구인 모양이네요.
탕~ 탕~
유우는 소리가 크게 울리는 게 신기한 모양입니다.
치이는 그저 시끄럽기만 한 모양입니다. (...)
그래도 유우의 궁금증에 대해 친절하게 알려주네요.
역시 자상해!
음?
수긍하지 마!
뒤늦게 말 뜻을 이해하고 치이를 바라보지만, 치이는 책으로 시선을 회피하네요;
치이에게 복수(?)를 하는 유우.
턱!
호곡!
빠악!
하지만 오히려 역관광을 당합니다;
자신에게 대든 벌로 유우에게 노가다를 시키는 치이입니다. (...)
아니 뭐, 맞을만한 짓을 하니까 때리긴 하지요. (...)
얌전히 물을 받던 유우는...
떨어지는 물방울을 보더니
파문을 깨닫습니다.
무언가 떠오르는 게 있는 모양입니다.
자신의 헬멧을 빼들고는
물방울이 떨어지는 곳에 놓습니다.
톡~ 톡~ 톡~
톡~
CLOCK UP
뭔가 떠오르는 게 있는 걸까요?
감탄을 금치 못하던 유우는...
치이의 헬멧도 빌려갑니다.
역시 이러니 저러니 해도, 치이는 아닌 척 하면서도 유우를 잘 챙겨주고 잘 맞춰줍니다.
츤데레인가...?
톡~ 톡~ 톡~
토옹~~
서로 다른 박자로 울리는 물방울 소리에
치이가 싫지 않은 눈치를 보이자, 유우는 괜시리 뿌듯해집니다.
맑고 청아한 물방울의 울림에...
치이도 생각이 바뀝니다.
먼저 소녀들의 랜턴.
투웅~
좀 더 무겁고 낮게 소리가 울립니다.
다음은 빈캔.
때앵~
이번엔 좀 더 높고 얇은 음색이 울립니다.
유우는 어디서 빈캔을 잔뜩 주워옵니다.
... 아무래도 전투식량들이었겠죠?
다각전차가 이러한 폐품이 될 정도였다면... 이 부근에서 커다란 전투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다양하게 많은 것들로부터 물방울 소리는 각양각색으로 울립니다.
자연물과 인공물이 만들어내는 청아한 소리에 둘의 마음은 풀어지네요.
듣는 이를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아름다운 소리의 이어짐.
그것은 바로...
음악입니다.
음악에 대해서 유우에게 간단하게 설명해줍니다.
즉, 지금처럼 다양한 높낮이와 강약을 지닌 소리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되면서 리듬을 만들어내는 것.
뭐, 이것저것 많이 하긴 했네요.
음악은 인간이 만들어낸 다양한 '예술' 중에서도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죠.
오랜 옛날부터 예술의 탄생과 함께 해왔던, 인류 예술 분야의 정수 중의 정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많은 의식이나 축제에서 음악은 빠지지 않고, 온갖 예술 분야에 있어서도 음악이 없는 장르는 거의 없을 정도니까요.
지금껏 계속 이어져오며 인류의 희노애락을 함께하며 나아갔던 음악...
두려움을 이겨내고, 슬픔을 잊고, 아픔을 씻어내기 위해서 음악은 인간들의 곁을 지켜왔습니다.
하지만 전쟁과 멸망이라는 참담함 속에서 음악의 소실은 폐허 위에서 삭막한 삶을 이어간다는 선택지만이 남은 인류의, 인간성의 상실을 상징하는 사건일 것입니다.
그런 음악을 많은 것이 사라진 이 세계에서, 자연과 인간의 화합으로써 다시 만들어낸다는 것은...
지치고 축 처지는 비오는 날의 음울한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기적 아닌 기적일 겁니다.
물방울의 연주를 듣는 사이..
먹구름을 뚫고 찬란한 태양빛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비가 그친 것이죠.
......
눈부신 태양이, 어두웠던 대지에 다시금 빛을 내려줍니다.
비오는 날은 대체로 우울한 심경을 뜻합니다.
하지만 빛은 미래와 희망을 상징하죠.
갑작스럽게 비가 쏟아져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무기력함 속에서,
소녀들은 마음의 심난함을 음악을 통해 치유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햇빛은 비춰졌지요.
소녀들에게 다시 희망이 찾아온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햇빛이 세상을 새하얗게 물들이고...
소녀들은 조금만 더 쉬었다 가기로 합니다.
그렇게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끝까지 이어져가는 물방울의 연주를 들으며...
소녀들은 조금 더 쉽니다.
* * *
집에서의 생활, 친구와의 게임, 나른한 오후의 낮잠, 비오는 날의 음악감상...
모두 인간이기에 누릴 수 있는 즐거운 휴식일 겁니다.
힘들게 삶을 살아가는 인간들이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자신만의 즐거움을 찾아 마음의 휴식을 취하면서...
조금은 느긋하게, 쉬어갑시다.
(IP보기클릭)124.59.***.***
(IP보기클릭)21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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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웅진미디어에서 만든 컴퓨터랑 마우스 둘이 나오는 게 생각나네요 | 17.11.15 08: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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