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드디어 세 번째 사도이자 아담의 첫 번째 후손인 사키엘이 나타난다. 에반게리온 시리즈의 기본 틀은 인간이 사도의 습격에 대항하는 것인 만큼 ‘적’인 사도에 대해 확실히 아는 것은 작품 이해에 있어 꼭 필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사도에 대한 것은 에반게리온의 다른 설정들에 비해 그 묘사와 작품 속 설명이 상당히 명확한 편이라 이 공간에서는 많은 팬들이 모르고 있거나 간과하고 있는 부분에 대하여 짚고 가는 것으로 하겠다. 여기서는 우선 네르프에 ‘내습’한, 타브리스 제외 열 네 사도에 대한 것만 다루기로 한다.
제3사도 사키엘
사키엘의 기획서 단계 설정. 귀여움 따위 없다!
우선 제3사도 사키엘이다. 물의 천사로, 사도 중에서 아담, 그리고 에반게리온과 가장 닮은 형태이다. 사키엘의 디자인은 에바 파일럿의 플러그 수트와 상당히 닮은 느낌이라 과거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팬들이 많았다. 얼굴의 두 눈이 깜박이는 모습이 상당히 귀여운 덕에 사도 중에서 단연 인기 최고라 할 수 있다. 물의 천사라는 이름에 충실하기 위해 물에서 등장하며, 실제로 기획서에 나오는 초기 사키엘 컨셉은 누가 봐도 물의 사도, 맞다.
제4사도 샴시엘
제4사도는 다리 없는 오징어를 닮은 샴시엘이었다. 사키엘 퇴치 3주 후에 등장한다. 낮의 천사라고 하는데 딱히 그와 연관된 연출 컨셉은 없었다. 혹자는 낮의 천사라서 낮에 왔다고 주장하나 그렇게 따지면 모든 사도가 낮에 왔다. 아무튼 샴시엘은 후에 4호기와 양산기에 넣을 S2 기관을 선사한 중요한 사도였다. 선배인 사키엘이 대체로 방어적인 모습을 보인 것에 비하면 샴시엘은 보복이라도 하듯 초호기를 공격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적극성을 보였다. 그러나 하필 그 땐 신지 쪽이 훨씬 더 적극적이었던 탓에 패배.
제5사도 라미엘
9화에 나온 라미엘의 잔해
기획서 단계의 라미엘
다음은 제5사도 라미엘이다. 번개의 천사로, 사키엘과 함께 두 에피소드 연속 출연자인 덕에 존재감이 상당히 우월한 편이다. 움직일 때 마치 성악을 하는 듯 요상한 공명음이 울린다. 추상적인 예술 작품을 보는 느낌에 그리기도 쉬운 덕에 사키엘과 함께 사도 중에서 인기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라미엘은 크기도 상당히 커서, 6화 때 격퇴한 이후 9화까지 잔재로 남아 출연한 바 있다. 라미엘의 독특한 디자인에 대해 많은 에바 팬들은 라퓨타에 나오는 거대 비행석을 모델로 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으나 사실 안노 감독이 진작 디자인 모티브를 밝힌 상태이다. 바로 1983년 애니메이션 ‘미래 경찰 우라시맨('출동! 러쉬맨'이란 제목으로 1993년 MBC 방영)’ 47화에 나오는 메카닉인데, 딱 보면 아, 라미엘 맞구나, 싶을 것이다.
미래 경찰 우라시맨의 장면
제6사도는 가기엘로, 물고기의 천사이다. 아스카의 데뷔 무대를 멋지게 장식했던 사도로, 이후 다수의 후배들과 함께 신극장판에서 짤리는 비극의 문을 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제6사도 가기엘
가기엘의 코어는 저 안에 있다.
제7사도 이스라펠
제7사도인 이스라펠은 음악의 천사로, 몸을 둘로 나누는 특수 능력이 있었다. 간과하기 쉽지만 이스라펠은 에반게리온 세계관의 ‘영혼 분리 가능성의 근거’로 들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둘로 나뉘기 전의 이스라펠의 얼굴(?)은 태극 문양이었다.
제8사도 산달폰
제8사도는 태아의 천사, 산달폰이다. 이름 그대로, 마그마 속에서 미처 부화하지도 않은 태아 형태로 발견되어, 연구를 위해 포획하려다 실패한 2호기에 의해 숨을 거두었다. 산달폰은 인간의 성을 결정하는 역할을 맡은 천사이기도 한데, 해당 에피소드의 주요 주제 중 하나가 ‘성’이었단 사실을 엮어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제9사도 마타라엘
마타라엘은 정말 울고 있는 것일 수도….
제9사도는 비의 천사 마타라엘이다. 제6사도 가기엘 이후 실적이 영 부진했던 선배들의 무능력 논란에 정점을 찍은 사도였다. 생긴 건 거미를 닮았고 코어의 위치는 불명이나 알 필요도 없이 라이플 총에 맞고 사망했다. 참고로 전략 자위대는 이 녀석을 더러 제8사도라 칭하고 있는데, 이것은 제레와 겐도우가 제2사도인 릴리스의 존재를 외부에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연출이었다. 안노가 저 정도의 힌트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란 것이 새삼 무섭다.
제10사도 사하퀴엘
기획서 단계의 사하퀴엘, 너무 다르다!
제10사도는 사하퀴엘이다. 하늘의 천사로, 이름과 같이 하늘 위에서 천사와 같이 등장했다. 기획서 설정 단계에서 가장 많은 변화를 보인 사도 중 하나로, 후에 제루엘의 팔로 활용된 휴지 컨셉의 몸은 본래 사하퀴엘의 전투가 어떤 모습으로 기획된 것인지 궁금하게 만든다. 사하퀴엘의 전략은 결국 폭탄 그 자체인 몸을 네르프 본부에 부딪쳐 너도 죽고 나도 죽자는 식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서드 임팩트가 불가능했다는 점에서 그 진의를 파악하긴 어렵다. 설정이 말하는 ‘아무 생각 없는 사도’ 중 하나가 이 녀석일 수도 있겠다. 다만 후발 주자인 이로울이 사하퀴엘의 몸에 기생하고 있었다는 흥미로운 주장도 나왔으나 진실은 알 수 없다.
제11사도 이로울의 AT 필드
다음, 제11사도는 공포의 천사 이로울이었다. 세균 사이즈의 마이크로 머신 형태로, 해킹이라는 상당히 특이한 방식으로 침투했던 터라 네르프 입장에선 가장 큰 위기 중 하나였다. 그런데 이 때 카지는 네르프의 센트럴 도그마에 침입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또 겐도우는 제레에게 이로울이 네르프에 침투한 적이 없다며 패기 넘치는 거짓말을 한다. 네르프와 제레가 같은 편이 아니란 사실을 처음 연출한 에피소드였다. 참고로 겐도우의 이 ‘거짓말’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차후 따로 다루는 것으로 한다.
제12사도 레리엘
신지+레리엘?!
제12사도는 밤의 천사 레리엘이다. 눈에 보이는 둥그런 구 형태는 그림자이며 역으로 그림자 부분이 본체라는 설정. 다만 후에 초호기가 그림자라고 했던 구체에서 등장한 것은, 안노에 의하면 멋진 연출을 우위에 두기 위한 설정 허용. 사도의 내부는 허수의 공간 디라크의 바다(디랙의 바다라는 실제 물리 용어와 같은 개념이나 깊이 이해할 필요는 없다.)라 한다. 네르프는 제레에게 자세한 사실을 숨겼지만, 레리엘은 가장 처음으로 에바 속 인간에게 관심을 보인 사도이다. 제작진 츠루마키의 인터뷰 자료에 의하면, ‘어린 신지’가 신지에게 말하는 장면은 사실, 레리엘이 신지에게 말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처음엔 신지에게 사도가 직접 말을 거는 식의 연출을 시도했으나 아무래도 이상한 그림이 나오는 탓에 저렇게 상징적인 선에서만 묘사를 그쳤다. 참고로, 어린 신지가 입고 있는 셔츠의 무늬는 의도적으로 레리엘의 무늬와 동일하게 그렸다. 이 정도의 힌트면 충분하다고 생각한 스텝들이 또 새삼 무섭다.
점액균 형태의 제13사도 바르디엘
제14사도 제루엘
제15사도 아라엘, 자세히 보면 중간에 코어가 있다.
기획서 단계의 아라엘
제13사도 바르디엘과 제14사도 제루엘은 상당히 유명한 만큼 여기서 따로 언급할 사항은 없는 탓에 넘긴다. 다음 제15사도는 새의 천사 아라엘이었다. 아라엘이라는 이름은 ‘신의 빛’, ‘신의 시선’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어 이름에 상당히 충실한 사도 중 하나였다. 레리엘에 이어 애초에 목적 자체가 인간의 심리를 관찰하는 것이었던 모양이다. 앞서 레리엘이 신지를 관찰하는 과정에서 어린 신지의 모습으로 나타났던 것과 같이, 이 경우에도 아스카의 마음에 등장한 어린 아스카가 사도의 역할을 대행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후 알미사엘의 경우 역시 사도가 레이의 모습으로 나타났다는 점을 생각하자.
제16사도 알미사엘
알미사엘 "내 마음을 너에게 나누어 줄게. 이 기분, 어때? 아프지?"
레이 "아파? 아냐…이건, 쓸쓸한 거야."
"모르겠어."
"우린 다 같이 있는데, 넌 혼자인 게 싫은 거지? 그걸 쓸쓸하다고 하는 거야."
제16사도 알미사엘은, 신지를 맡은 레리엘, 아스카를 맡은 아라엘에 이어 레이의 마음에 침투한다. 알미사엘은 레이에게 자신이 느끼는 ‘기분’을 얘기하고, 그것을 ‘아픔’이라고 표현한다. 레이는 그것을 더러 ‘아픔’이 아닌 ‘쓸쓸함’이라고 사도에게 가르쳐 준다. 애초에 단일 개체로 존재하는 사도에게는 ‘외로움’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레이 또한 본인이 지니고 있던 ‘쓸쓸함’을 배우게 된다. 그 레이의 마음과 동화된 알미사엘은 레이의 모습으로 신지에게 가는 한편, 영호기를 통해 ‘거대한 형체’를 만든다.
알미사엘이 만든 '사도의 탑'
이렇게 생겼다.
이 형체는 설정에 의하면 ‘사도의 탑’이라 불리는 것으로, 여태껏 나타났던 모든 사도들의 이미지가 융합된 모습이다. 이것은 곧, 알미사엘이 이미 다른 사도들에 대해 아는 것으로 생각하여 사도 간의 연계가 실제로 있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될 수도 있고, 단순히 영호기가 기억하고 있던 사도들의 이미지를 알미사엘이 형상화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다만 어느 쪽이든, 이것은 알미사엘이 레이를 통해 ‘쓸쓸하다’는 것을 배운 후, 레이의 욕구를 표출하는 동시에 본인의 욕구, 즉 자기와 같은 다른 사도들과 함께 있는 것에 대한 바람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잠깐 나오는 연출이긴 하지만, 결국 단일 개체인 사도 역시 사실은 완전한 존재가 아니라 근원적인 외로움을 가지고 있으며, 인간의 쓸쓸함은 사도에 대해 결코 열등한 부분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알미사엘은 ‘자궁의 천사’인데, 23화는 이에 대해 레이의 자폭 직전 영호기가 사도를 코어에 담는 모습을 임신한 여성과 같이 묘사하고도 있지만, 관련된 숨은 상징이 하나 더 있다. 다만 그 부분은 레이의 캐릭터와 연관성이 짙은 부분이라 레이 파트에서 다시 언급하기로 한다.
사도의 얼굴
제17사도 타브리스의 경우 아담의 영혼 그 자체를 담고 있으니 논외로 하고, 지금까지 ‘아담의 자손’에 대해 개괄적으로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이제 조금 더 본질적인 이야기로 가자. 사도들의 정체는 대체 무엇일까? 그리고 그 사도들의 조상, 아담은 대체 어떤 존재일까?
[에반게리온] 18. 사도, 천사라는 이름의 적/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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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투표 핑계로 모처럼 휴가 ^_^ 요새 너무 에바에만 빠진 것 같아 좀 쉬고 오겠습니다. 혹시 댓글 답글이나 쪽지 답변이 좀 늦어도 용서해 주세요! 더 좋은 한국이 되길 바라며 18편은 일요일 늦은 밤에 들고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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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미사엘...친구들이랑 놀고싶었구나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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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까지 언제 기다리지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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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키엘: 씨바 아무도 날 막을순 없으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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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중요한 지적 감사합니다. 미쳤네요. | 12.12.20 01: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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