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번 리메이크작으로 은영전을 처음 접했습니다. 양 웬리의 합리적 면모와 사상이 마음에 들어서 ova도 보고 있는데요.
버밀리온 회전 이후의 행보를 보고 나니 양 웬리라는 인물을 마냥 칭송할 수만은 없더군요.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그의 언행에 틀린 점은 없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에 민주주의에 대한 대의같은 건 없었던 인물로 보입니다.
양의 본질은 실천력 없는 지식인에 그친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군인이 아니었다면 정치 비판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시대를 방관할 뿐인 역사학자나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양 웬리라는 인물 자체를 평가절하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뛰어난 전략가로서의 모습은 여전히 좋아하고요.
버밀리온 회전에서 저 자리에 양 대신 좀 더 결단력 있는 인물(적절한지 모르겠지만 문득 이성계가 생각났습니다)이 앉아 있었다면 명령을 무시하고 브륀힐트를 격추시킬 수도 있었겠지만... 애초에 양 웬리가 일찍 퇴역하고 저 자리에 없었다면 동맹은 더 일찍 라인하르트에게 패배할 뿐이었겠죠.
양 역시 자신이 군 장교나 정치가 같은 큰 책임을 지는 직책과는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으니 퇴역하고 싶어했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게 그의 인생을 꼬았고요.
아무튼 양 웬리가 '민주주의'를 대변하는 캐릭터라고 하기엔 작품 내에서 여러모로 납득하기 어려운 점들이 있네요. 버밀리온에서의 결정도 그렇고 그 이후로도...
양 웬리가 남긴 주옥 같은 말들 속에는 분명 무릎을 탁 칠 만한 통찰력이 있긴 하지만 역시 실천 없는 말이란 그 뿐인 것 같습니다.
오히려 뷰코크의 마지막 말이 저에겐 더 감명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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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본인이 그런 칭호 원하지 않을 거라는 점은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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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영전 원작때부터 있었던 논란이고 심지어는 소설 안에서도 언급되는 논란이지요. 저게 봤을때는 양 웬리의 정체성은 '창조적이지 않고 메뉴얼에 고집하는 사람'라고 봤을때 어느정도 부합됩니다. 실제로 라인하르트에게도 말하죠. 자신이 제국에서 태어났다면 두말않고 라인하르트 밑으로 들어갔을거라구요. 당장 그가 어렸을때무터의 환경을 생각해 본다면, 한창 인격형성에 큰 영향을 끼칠 16세 이전까지 좁은 우주선 안에서 아버지와 책으로밖에 지식을 접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전형적인 주입식 교육으로써 응용력 같은 것은 기대하기 힘들죠. 리메이크 작에서도 제시카가 이 점을 지적합니다. 양 웬리처럼 과거를 바라보기보다는 미래를 보겠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말이죠. 사실 양웬리의 군략이라던가 사상 같은 것은 과거에 있었던 역사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역사라는 규율을 수동적으로 답습하여 사는 인물이 양 웬리라는 것입니다. 결론은 동맹측 사관을 어릴때부터 받아들였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아는 양 웬리라는 인물이 형성된 것이라는 겁니다. 양 웬리의 발언들이 우리에게 공감을 많이 얻는 이유는 그가 창조해서 말한게 아닌, 오랫동안 쌓여온 역사적 데이터에서 귀납법으로 나온 결과를 그대로 말했기 때문에 우리가 공감을 얻는 것이라고 봅니다. 여튼 이런 논쟁이 가능하다는 것 조차도 은영전의 최대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설 하나를 두고 역사서 보듯이 토론할 수 있다는 점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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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소설 본편에서도 민주주의의 수호자라는 말을 양 웬리 본인이 들었다면 실소했을거라는 서술도 있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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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본인이 그런 칭호 원하지 않을 거라는 점은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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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겠죠. 다만 작품 밖에서는 종종 그렇게 평가하곤 하지만요. | 18.05.18 01: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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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소설 본편에서도 민주주의의 수호자라는 말을 양 웬리 본인이 들었다면 실소했을거라는 서술도 있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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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영전 원작때부터 있었던 논란이고 심지어는 소설 안에서도 언급되는 논란이지요. 저게 봤을때는 양 웬리의 정체성은 '창조적이지 않고 메뉴얼에 고집하는 사람'라고 봤을때 어느정도 부합됩니다. 실제로 라인하르트에게도 말하죠. 자신이 제국에서 태어났다면 두말않고 라인하르트 밑으로 들어갔을거라구요. 당장 그가 어렸을때무터의 환경을 생각해 본다면, 한창 인격형성에 큰 영향을 끼칠 16세 이전까지 좁은 우주선 안에서 아버지와 책으로밖에 지식을 접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전형적인 주입식 교육으로써 응용력 같은 것은 기대하기 힘들죠. 리메이크 작에서도 제시카가 이 점을 지적합니다. 양 웬리처럼 과거를 바라보기보다는 미래를 보겠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말이죠. 사실 양웬리의 군략이라던가 사상 같은 것은 과거에 있었던 역사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역사라는 규율을 수동적으로 답습하여 사는 인물이 양 웬리라는 것입니다. 결론은 동맹측 사관을 어릴때부터 받아들였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아는 양 웬리라는 인물이 형성된 것이라는 겁니다. 양 웬리의 발언들이 우리에게 공감을 많이 얻는 이유는 그가 창조해서 말한게 아닌, 오랫동안 쌓여온 역사적 데이터에서 귀납법으로 나온 결과를 그대로 말했기 때문에 우리가 공감을 얻는 것이라고 봅니다. 여튼 이런 논쟁이 가능하다는 것 조차도 은영전의 최대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설 하나를 두고 역사서 보듯이 토론할 수 있다는 점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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