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센트럴 패밀리의 계장 중 한 명이 항정신성 약물을 팔다가 총격전 끝에 경찰에 사살되는 일이 있었죠. 조직 단위가 아닌 일개 계파가 독단적으로 저지른 일이라 조직 자체의 붕괴로까지 이어지진 않았습니다만."
"그건 나도 들어서 알아. 뉴스에서 한동안 떠들썩했었잖아. 그것 때문에 충격 받아서 나온 거야?"
"맞아요. 하지만 그것뿐만은 아닙니다. 그 약은 보통 약보다 1천 배나 효율적이었거든요. 1명을 중독시킬 양으로 1천 명을 중독시키고도 남았다, 이겁니다. '하이퍼스팅어'라고 들어는 보셨나요?"
하이퍼스팅어. 경찰, 특히 강력반에게는 '이성의 종말'이라 불릴 정도로 무시무시한 중독성과 후유증을 자랑하는 정신 착란 계통의 약물. 섭취 시 강한 환각, 인식과 현실의 괴리감, 무력감 등을 느낀다. 대신 오감이 한계 이상으로 개통되어 극도의 해방감 또한 느낀다.
금단증상은 석회화로, 몸이 말 그대로 돌처럼 서서히 굳어간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피부가 회색으로 변색되기 시작하며, 심장마저 굳어버리는 순간 곧 죽음으로 연결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해당 약물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는 수밖에 없다. 섭취하는 순간 삶에 이지선다를 거는 셈이다.
"하이퍼스팅어? 하도 떠들어대서 잘 알지. 그것도 뉴스에서 나왔잖아. 끊으면 진짜로 죽는 약물이라고."
"하지만 뉴스가 알려주지 않은 것도 있죠. 왜 하이퍼스팅어가 그 악명에 비해 순식간에 사라져서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졌는가, 그런 건 말해주지 않았죠. 어째서일까요?"
"그만큼 철저하게 잡았던 거 아닐까?"
"천만에요. 하이퍼스팅어가 구하기 극도로 힘든 재료를 필요로 하는 합성 약물이었기 때문입니다. 양산이 극도로 힘든 재료였기 때문에 채산성이 없었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사양산업이 된 거죠."
"그럼 그 재료가 대체 뭐길래?"
"인간입니다."
"……뭐?"
"하이퍼스팅어는 인간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살아있는 인간을 모종의 방법으로 정제해서 희석시키는데, 워낙 극미량이 추출되기 때문에 들인 비용에 비해 이득이 적었죠."
그것은 센트럴 중앙역의 노숙자 수가 급감한 가장 큰 원인이기도 했다. 무연고자가 대다수인 이들을 한끼 식사로 유인한 뒤, 이들을 모종의 공정을 통해 정제하면, 희생자들은 서서히 죽어가면서 약의 원재료를 미량 내놓는다. 이러니 채산성이 없을 수밖에.
"맙소사. 사람을 산 채로?"
"문제는 그 다음부터입니다. 어쨌든 계장도 죽었겠다, 물증을 찾으려고 했는데 그게 그 어디에도 없는 겁니다. 약을 판매한 사실만 남아 있었고, 중죄로 인정받을 수도 있었던 제조 책임이 없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분만 받고 끝났죠."
"으, 사람이 약의 재료라니. 구역질나는 얘기야……."
프리다는 먹으려고 했던 닭튀김을 내려놓으며 혀를 내둘렀다. 언론이 알리지 않은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했으니, 입맛이 떨어지는 정도로 끝난다면 차라리 다행일 것이다. 나도 그때는 이 사실이 잘못 알려진 것이기를 바랄 정도였으니까.
"그리고 이게, 제가 알던 가정 하나를 완벽하게 부숴버렸고요. 단언컨대 당신도 아는 사람들일 겁니다."
"나도 알고 있다고?"
"네. 스미스 일가 얘기입니다. 일가족 집단 자진으로 종결됐지만, 실상은 아니었죠."
"아니, 그 사람들은 또……설마?"
말머리가 약물이었던 만큼, 그 이야기 또한 약물로 이어질 것임은 지극히 당연했다.
"그 사람들도, 따지고 보면 하이퍼스팅어가 죽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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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강연에서 나오는 인간 개념은 개별 원소의 화합물이지만, 난 인간을 더 나아가서 결합 이후 환원이 불가능한 단일 물질로서 책정했음. 그리고 그 내부에서 전자와 원자핵 단위, 더 나아가서 쿼크 단위의 이합집산을 통해 아주 다른 신물질을 뽑아낼 수 있는 걸로 정했지 | 19.06.19 00:29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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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런 트집잡으면 병1신이라 생각하겠지만 내가 설정덕후라서... 신물질을 뽑아낼정도면 다른것에서도 충분히 뽑을수 있지 않어? 인간 신체가 다른 동물에 비해 특별한 물질이 있는게 아니잖어 | 19.06.19 00:3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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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는 부분의 합 이상이지. 아마 그 부분은 DNA가 큰 역할을 할 거야. 같은 구성이더라도 DNA의 염기쌍 차이 같은 유전적 요소 때문에 다른 동물로부터는 나오지 않는다는 거. | 19.06.19 00:49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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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추줄은 어디서든 할수 있는거잖어 만드는게 다른거지 그럼 굳이 인간에서만 추출하는게 아니라 다른곳에서도 추출할수있잖어 DNA 구성물질은 이미 다 밝혀졌으니까... | 19.06.19 00:57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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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동물에게서는 효능이 안 나오고, 인간에게만 좀 나온다고 하면 되지. 사실 저기서 나오는 '공정'도 실은 굉장히 열화판이라 제대로 못 뽑히는 거고, 제대로 된 공정이었으면 더 뽑힐 거야. 그리고 흉내낼 수 있는 수준은 아니고, 아마 나중 가서는 '우월종의 자존심' 문제까지 얽힐걸?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 19.06.19 01:00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