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글이지만 최대한 짧게 써봄
사상사적 관점에서 볼 때 서양의 근대화는 신을 끌어내리고 인간 이성을 신의 자리에 두는거지
그래서 신이 존재하도록 한 세상은 인간의 인식에 비친 세상으로 바뀌고
신이 숨겨놓은 자연의 비밀은 인간의 과학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이 되었으며
인간은 드디어 종교의 어둠을 몰아내고 계몽 - enlightment 된 세상 속에서 살게 되었거든. (유럽 기준에서)
하지만 그 계몽된 세상은 생각보다 그렇게 좋진 않았단 말이지.
전쟁 무기는 점점 더 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은 더 큰 전쟁을 불러오는 초석이 되었으며
마침내 인간들은 양쪽으로 갈려서 지구를 멸망시킬 핵무기를 만들기 시작했어. (유럽 기준에서)
이게 근대, 모던의 끝에서 볼 수 있던 세계였지.
신을 배제하고 이성의 극한을 추구한 시대.
하지만 마침내 21세기가 되었고 모던이란 말 조차도 옛날 말이 되어버렸다.
근대가 강조하던, 데카르트가 기틀을 잡고 칸트가 세운 인간의 보편 이성은 베를린 장벽과 함께 무너져내렸고
세계는 다극화 되면서 각자 자기 살길을 찾아 나가고 있지.
그런 와중에 우리나라만 유독 아직까지도 냉전을 치르는, 즉 탈근대를 이루지 못한 시대를 살고 있었는데
그 근대의 마지막 유산인 냉전을 끝마치는 가장 상징적인 작업에 기독교가 참여할 수 있게 된거야.
이건 종교적으로 보면 결국 인간은 이성을 아무리 추구해 봐도 신에게 돌아온다는 선언이며
동시에 종교로 시작한 근대의 마지막 종착점을 종교가 다시 닫는다는 거지.
세줄 요약하면
인간은 근대에 신을 버렸다. 칸트 짱짱맨.
그런데 근대의 극한인 냉전을 신의 손으로 결말지을 기회가 왔다.
이건 근대에 신을 버린 인간이, 근대를 끝마치며 신에게로 다시 돌아온다는 상징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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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라마도 얼마 전에 문통 남북회담에 지지를 밝혔잖아. | 18.10.18 21:2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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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들 입장에선 사실 싸우지 말라는 교리에 가장 배치되는게 냉전, 분단이니까 그걸 권장할 이유가 없겠지.. | 18.10.18 21:2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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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조계종도 열심히 남북교류사업 관해 정부와 협조중이고, 천주교도 저렇고. .....보수개신교만 말썽이네; | 18.10.18 21:26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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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는 사랑이 아니라 증오 팔이 하던 곳이잖아 | 18.10.18 21:26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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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 | 18.10.18 21:27 | | |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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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넛빠다
사실 저럴려면 냉전을 주도해서 끝냈어야 했지만.. | 18.10.18 21:2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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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뭐랄까 신의 사랑을 버렸던 인간들이 다시 신의 사랑을 갈구하는 느낌이랄까 그냥 상징임 상징. 하튼 냉전 종식! 에 한 발짝 걸치면 폼나잖음 | 18.10.18 21:2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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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사랑을 버렸던 인간들이 신의 사랑을 갈구하는 느낌은 정말 좋다. 문예적이야 ㅋㅋㅋ 다만 인간이 이성과 과학을 신의 자리에 올려놓기 까지 참 힘들었으니 다시 그 신을 그 자리에 돌려 놓을거란 생각은 좀 더 나간거 같아서 주러지한겨 ㅋㅋ글구 냉전 종식에 한 발짝 걸치면 ㄹㅇ 폼나는거 맞음 나도 아주 동의함 ㅋㅋㅋㅋ | 18.10.18 21:27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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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다시 중세로 돌아가는건 아니지. 변증법도 그렇잖아? 정반합 정반합 계속 이어지는데 정이라고 해서 원래 있던 정과 같은 건 아니니까. | 18.10.18 21:28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