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시인의 사회', 이제는 고인이 되신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1989년작 영화다.
누군가는 청춘의 고뇌를 담은 성장 영화로 이 영화를 평가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이 영화는 고루한 시스템 속에서 실패한 혁명을 다루는 영화라고 생각해.
언젠가는 봐야지 하고 있다가 얼마 전에 학교에서 보게 됐지.
나는 이 영화를 전체적 사건들로 리뷰할 것이기에 곁가지는 걷어내고 제일 큰 줄기만 취할거야.
그럼 지금부터 영화를 파헤쳐 보자.
영화는 아마 1959년쯤 을 배경으로 할텐데, 정확한 연도는 기억이 안나는 데다가
그 정확한 연도는 스토리상 중요하지 않으니 넘어가자. 시대가 그 쯤인 것만 알아둬.
어쨌든 그 쯤의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장소는 웰튼이라는 학교인데,
아이비리그 등의 좋은 대학의 진학율이 높은 매우 상위권에 속하는 사립 고등학교지.
이 학교는 전통도 길어서 10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어느정도 자부심도 있어.
학교 학생의 대부분은 상류층의 자식으로, 의사나 변호사 등의 부모를 가지고 있지.
이 부모들의 교육열도 높아서 자식들에게 가업을 잇게 하려고 많은 것을 요구해.
학교는 어느정도 개신교의 영향이 커서 식사 장면이나 행사 등에 종교 행사가 나오지.
거기다가 남학생들만 다니는 학교라서 규칙 준수에 더욱 엄한 모습이 있어.
이런 요인들이 합쳐져 이 웰튼 학교는 매우 보수적인 성향을 지닌 학교이기도 해.
그만큼 학생 개개인에게는 지옥일지도 모르지만 원래 그 나이대의 남고생이란 워낙 똘끼가 충만하기에 그 안에서도 충분히 이런저런 짓들을 한다.
그러나 학교의 분위기와 규율은 무시할 수 없으니까 수업시간이나 자습시간에는 빡세게 공부를 하지.
이런 웰튼이라는 학교에 새로운 선생 키팅이 부임하면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선생은 시를 좋아하는 영어 교사로 대충 우리나라로 치면 국어 교사로 볼 수 있는 위치지.
웰튼을 졸업해서 제자들의 선배이기도 한데 이건 추후에 이야기에 영향을 끼치니 짚은거다.
이 키팅 선생은 첫 수업 시간에 학생들을 만나자마자 자신을 키팅 혹은 "오 캡틴, 마이 캡틴"으로 부르게 하지.
그 뒤에는 바로 교실이 아닌 학교의 역사를 보관하는 곳으로 데려가서
"카르페 디엠"이라는 말을 가르친다. 현재를 즐기라는 말이고 유명하니 너희들도 잘 알겠지.
이후에도 키팅은 시라는 문학을 단순히 계량하려는 교과서의 서문을 찢어버리도록 한다거나
학생들을 야외로 데리고 나가 같이 걷게 만들어 일체감을 가르치는 식으로
매우 전통을 벗어나고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자신만의 교육 방식을 보여줘.
다른 선생들은 전통적 교수법을 탈피하지 못한 채 키팅을 못마땅해 하지만
학생들은 그런 그를 따르고 심지어 일부 학생들은 그의 웰튼 졸업 앨범을 찾아내게 되지.
그리고 이 앨범에 적혀있던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비밀 모임을 부활시키게 된다.
이 모임은 학교 근처의 한 동굴에서 이루어졌는데, 시와 즐거움을 탐닉하는 모임으로
처음엔 남자들만 모이다가 나중에는 동네 여자애들까지 꼬셔서 같이 모이게 된다.
이 '죽은 시인의 사회'모임은 키팅과 함께 개혁을 상징한다 볼 수 있어.
사실 내가 하려는 리뷰에서는 이 모임의 일원을 셋만 기억하면 되는데
그 셋의 이름은 닐, 찰리(누완다), 카메론이야. 특히 여기서 중요한 사람은 닐이야.
닐은 이 모임의 주도자 역할을 맡은 학생으로 모범생이지만
의대에 보내려는 아버지의 강요로 삶의 많은 부분을 포기해 왔다.
초반에 영화의 시작부에는 학교 교내 출간물의 부 편집장 자리를 버려야 했고,
나중에는 자신이 꿈꾸던 연극의 무대마저도 포기하기를 강요받지.
이 연극을 통해 영화의 스토리 내에서 나온 거의 모든 갈등이 극에 치닫게 되니까 잘 봐둬야 한다.
연극을 포기하라고 강요받은 닐은 키팅을 찾아가서 어떻게 할지를 물어봐.
키팅은 닐에게 아버지에게 연극이 하고 싶다고 자기 생각을 말하라는 조언을 하지.
그리고 닐은 다음날 키팅에게 허락을 받았다고 다행이라고 거짓말하고 연극 무대에 올라.
왜냐하면 아버지가 와서 확인하지 않으리라 생각했었기 때문이지.
하지만 연극이 끝날 때 쯤 아버지가 와서 보게 되고 결국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아버지와 둘이 대화하게 된 닐은 처음으로 자기 주장을 말하려다 실패하게 되고 절망하게 돼.
그리고는 밤에 옷을 벗고 연극에 쓰인 소품인 나무관을 머리에 쓴 채로 아버지의 권총으로 자1살하게 되지.
그의 사망 소식의 모임의 학생들은 크게 상심하고, 키팅 역시 모임에 쓰인 책을 보며 우는 장면이 있어.
그리고 닐의 죽음을 이용해 키팅과 '죽은 시인의 사회'의 혁명이 무너지게 돼.
학교에서 미운털이 이미 박혀버린 키팅을 내쫓을 명분이 돼버렸거든.
닐의 장례식 이후 학생들에 대한 조사 중에 위에 말한 카메론이 모임에 대해 밀고해.
밀고당한 이후에 모임의 멤버들이 조사를 받게 되지.
그 와중에 카메론에게 복수를 했던 찰리, 일명 누완다가 퇴학도 당하고 말이지.
남은 멤버들에게는 퇴학과 키팅을 내쫓는 데에 대한 동의 중의 이지선다가 주어진다.
학교 편인 부모의 앞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키팅을 내쫓는데 동의한 멤버들이
교장이 키팅을 대신해 고루한 교과서식 수업을 받는 도중 중간에 짐을 챙기러 온 키팅을 보고
책상위에 올라가 그를 마지막으로 "오 캡틴, 마이 캡틴"이라 부르며 영화는 막을 내리지.
이 영화의 학교와 학부모, 키팅과 '죽은 시인의 사회'모임은 각각 낡고 보수적인 시스템과
그에 저항해 만들어진 젊고 진보적인 개혁을 말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이 영화는 안타깝게도 개혁의 불발로 끝나지.
하지만 이 개혁이 남기고 간 불씨는 살아남았기 때문에 완벽히 실패한 것 까지는 아니기도 해.
분명 혁명을 꿈꾸던 이들의 지도자들은 사라졌어도 그 일원이던 개개인은 남았으니까.
여기서 우리는 낡은 구태가 젊은 새 세대를 막아냈지만 성공적이지는 못했다는걸 인지해야해.
그를 통해 이 영화의 스토리 내에서는 실패했지만 언젠가는 성공할 미래를 바라봐야 하지.
이 영화를 돌아보면서 나는 이 영화의 키팅과 모임에서 노무현 정권을 연상했어.
실패로 끝난 이상적 개혁의 시대였으니까.
그리고 우리는 '죽은 시인의 사회'의 이후 새로운 개혁의 시대를 보는 거지.
앞의 개혁의 정신을 이어 혁명으로 완수해 낸거니까.
우리들의 혁명은 키팅같은 지도자가 아닌 우리 자신이 만들어냈다는 게 다르지만 말이야.
이제 우리의 임무는 우리의 키팅으로 믿고 따르는 문재인 대통령을 믿고 따라야 한다는 거야.
다시는 우리의 혁명이 실패하지 않게 말이지.
긴 글 읽느라 수고했어.
글의 가독성도, 퀄리티도 떨어져서 미안해.
하지만 하고싶은 말이 너무 많았어.
특히 우리의 혁명은 비판적 지지의 탈을 쓴 웰튼 학교같은 시스템으로부터 무너지면 안되거든.
그래서 할 말이 더 많았던 걸지도 몰라.
다음에는 12명의 성난 사람들을 리뷰해 볼까 해.
그것도 기대해줘.
3줄 요약
1.죽은 시인의 사회는 보수적이고 완고한 시스템에 대한 혁명을 다룬 영화
2.노무현은 영화 속 키팅같은 사람
3.문재인만은 영화 속 키팅같은 최후를 맞이하게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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