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누구 차례죠?”
흰 가운을 입은 남자가 옆에 있는 여자에게 말했다.
“14번의... 수컷 제패니즈 스피츠. 테오네요.”
남자와 여자가 힘없이 엎드려 있는 하얀 개에게 다가갔다.
“테오야~ 잘 잤니?? 내일 집 가는 날이야~”
남자는 친근하게 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가만히 있던 개는 눈동자만 움직여 남자를 바라보았다. 남자
를 손길을 경계하거나 피하지도 않았다. 이윽고 남자는 두 손으로 개를 들어 올려 옆쪽 테이블에 옆으로
뉘었다. 개는 그 자세에서 아무런 움직임을 가져가지 않았다.
“테오야~ 주사 한 번만 맞자~”
남자는 개에게 주사를 놓았다. 주사를 놓는 동안, 개는 짖지도 않고 저항하지도 않았다.
“테오는 뭘 하든 얌전해서 좋은데, 종일 축 늘어져 있어서 걱정되네요. 내일 주인이 오면 좋아지겠죠?”
“그러겠죠? 아무래도 집에서 떨어져 지내는 것이 반려견에겐 힘든 일이니까요. 아무튼, 내일 퇴원이니까
준비 잘해주세요.”
“네”
테오는 3주 전 독감으로 동물병원에 입원했다. 다른 동물들과 달리 테오는 입원 첫날부터 종일 자기 자
리에 엎드려 있었다. 그리고 졸리면 자고, 졸리지 않으면 눈만 뜬 채 이곳저곳을 바라보았다. 움직임이
너무 없다 보니 테오는 동물이 아닌 인형 같기도 했다.
다음날
어떤 소년과 그의 어머니가 동물병원에 들어왔다. 그러자 데스크에서 핸드폰을 하던 직원이 일어섰다.
“어서 오세요~ 테오 찾으러 오셨나요?”
“네, 테오 이제 괜찮나요?”
“많이 좋아졌어요~ 안으로 들어가시죠”
직원은 그들을 안쪽 방으로 안내했다. 그들이 방으로 가자, 수의사가 테오를 안고 있었다. 테오는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테오 괜찮은 거예요?”
소년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수의사에게 물어보았다.
“괜찮아요~ 잠이 오는 약을 맞은 지 얼마 안 돼서 자는 거에요. 이대로 길면 내일까지, 짧으면 오늘 저녁
에는 깨어날 거에요. 안정이 필요하니까 집에 데려가서 푹 쉬게 하시고요. 당분간 산책이나 격렬하게 노
는 건 삼가세요. 그리고 나중에 혹시라도 또 아프면 연락하시고요.”
수의사는 소년에게 인자한 미소를 보였다. 소년의 어머니도 웃으면서 소년을 바라보았다.
“감사합니다!”
소년은 수의사에게 인사하고 테오를 건네받은 뒤, 어머니와 함께 밖으로 나왔다.
소년의 품에 안긴 테오는 세상의 모든 근심을 다 잊은 듯한 모습이었다. 소년은 테오의 털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테오야, 너는 무슨 일이 있어도 죽으면 안 돼. 꼭 살아야해. 그래야 나랑 놀지.”
소년의 말을 들은 어머니가 깜짝 놀랐다.
“영진아~ 죽는다니... 테오 안 죽어. 조금 쉬게 하면 괜찮아 질 거야~”
영진의 어머니는 영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날 저녁, 영진의 어머니는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영진은 자는 테오 곁에 앉아서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영진아~ 아버지께 전화해서 언제 올지 여쭈어보렴~”
영진은 어머니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계속해서 테오를 쳐다봤다.
“난 네가 빨리 일어났으면 좋겠어... 아!! 너 일어나면 엄청 배고프겠다!”
영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사료 봉투가 담긴 서랍장 쪽으로 갔다. 그리고 그것을 열어 사료 봉투를 꺼냈다.
“영진아!!”
어머니의 큰 목소리에 놀란 영진은 사료 봉투를 떨어뜨렸다. 사료 봉투는 이미 개봉을 한 것이었고, 그
때문에 사료들이 바닥에 나뒹굴었다. 영진의 어머니가 영진에게 다가왔다.
“영진아 너 뭐하... 그걸 왜 쏟았니???”
영진의 어머니는 인상을 쓰며 영진에게 잔소리했다. 어머니의 잔소리가 쏟아졌지만, 소년의 시선은 다른
곳을 향했다. 영진의 태도에 어머니도 고개를 돌려 영진과 같은 쪽을 봤다.
“왜? 밖에 뭐 있어? 뭘 그렇게 보니?”
영진의 어머니는 목소리에 짜증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영진이 잘못을 한데다, 혼나는 도중 딴짓을 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밖에 뭔가 없으면 더 혼내줄 셈이었다. 하지만 영진이 쳐다본 곳에는 지금껏 본 적없는
이상한 것들이 있었다.
“엄마, 저게 뭐에요?”
“응..? 저게 뭐야?”
그것들은 거대한 구체였다. 그냥 완벽한 원모양인데 붉었다. 아주 붉었다. 겉면이 붉은색인 점을 제외하
고는 아무런 특징이 없었다. 그것을 바라보고 있던 영진이의 어머니는 핸드폰을 찾았다. 그리고는 곧장
남편에게 전화했다.
“어! 여보, 당신도 봤어? 지금 하늘에 이상한 것들이 막 내려왔어! 뭐야? 이거... 혹시 외계...”
영진의 어머니가 말을 마치기 전, 공중에 떠 있던 구체가 붉은빛을 내뿜었다. 소년의 눈은 붉은빛으로 가
득했다. 영진의 어머니도 말을 하다말고 그 빛을 보았다. 그리고는 핸드폰을 떨어뜨렸다. 떨어진 핸드폰
속에서는 영진 아버지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테오야, 너는 무슨 일이 있어도 죽으면 안 돼. 꼭 살아야 해. 그래야 나랑 놀지.”
주인의 목소리에 테오는 눈을 떴다. 누워 있던 곳에서 몸을 잠깐 비튼 뒤, 이윽고 일어났다. 오랜 시간 엎
드려서 잤던 탓에 테오는 몸이 뻐근했다. 그는 잠깐 몸을 푼 뒤, 영진을 찾았다. 하지만 영진은 없었고, 그
의 부모님도 없었다. 테오는 분명 영진의 목소리를 들었지만, 그는 곁에 없었다. 테오는 허공에 대고 마
구 짖었다. 평소 같았으면 영진의 어머니가 달려와 제지했겠지만, 오늘은 아무리 짖어도 누구 하나 나타
나지 않았다. 이상함을 느낀 테오는 집을 돌아다니다 문이 열려 있는 것을 보았다. 그대로 집 밖에 나가
보니, 문밖의 복도는 아주 휑했다. 그곳엔 사람들이 사용했을 법한 물품들이 쌓여있었을 뿐, 사람들은 없
었다. 테오는 다시 집안으로 들어왔다. 열려 있는 문, 주인의 부재. 이 두 가지를 놓고 보았을 때, 현재 상
황이 절대 평소와 같지 않았다. 주인은 어디 나갈 때 항상 테오를 데리고 나갔으며, 설령 집에 두고 나가
더라도 부모님이 집에 있었다. 집에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문도 열려 있는 것은 뭔가 일이 생긴 것이었
다. 테오는 본능적으로 문 앞에 가서 앉았다. 집에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주인을
기다리기 위해서였다.
갑자기 테오는 고개를 돌려 다시 돌아왔다.
다시 생각해보니 무모한 행동이었다. 테오는 덩치가 아주 작지 않았고, 웬만한 종족들은 제압할 수 있었
으나, 분명 자연계에 본인보다 크고 강한 존재가 있었다. 그리고 만약 주인이 아닌, 다른 인간이 자기 눈
앞에 나타났을 때, 테오는 그 인간을 쫓아낼 수 없었다. 그건 오히려 목숨을 내던지는 행위였다. 이런 결
론을 내리자, 테오는 자기가 했던 행동 때문에 온몸의 털이 쭈뼛 섰다. 테오는 분명 예전에 이런 행동을
자주 했었다. 그런데 지금 그것을 다시 생각하니 말이 되지 않는 행동이었다.
집안에 들어온 테오는 주인이 없는 이곳에서 벗어날 필요성을 느꼈다.
주인이 없는 이 장소는 더는 안전한 곳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일단 테오가 사는 집의 문은 일단 열리면
바람이 강하게 불어도 닫히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을 안에서 닫으려면 손잡이를 잡고 당겨야 하는데, 인
간이 아닌 테오는 불가능했다. 그렇다고 그것을 밖에서 밀면 들어가지 못하게 되었다. 테오는 생각을 바
꿔 도구를 이용해 닫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거기에도 문제가 있었다. 문을 그저 닫고 끝내는 게 아니라,
잠그기까지 해야 했다. 테오가 사는 집의 문은 자동으로 잠기지 않았고, 그것은 테오가 도구를 쓰더라도
할 수 없었다.
그냥 닫기만 하고 잠그지 않았을 때, 주인이 아닌 사람이 들어오면 그걸로 끝이었다.
그리고 이곳은 지상에서 매우 높고 공간도 한정되어있어, 도망치기에 문제가 있었다.
주인이 없는 보금자리는 보금자리가 아니었다. 비록 집이지만 현재 이곳은 테오의 안전을 보장해주지 않
았다. 그는 어떻게든 주인을 찾기로 했다.
문을 나서기 전, 그는 잠시 집 주변을 둘러봤다. 오랫동안 음식을 먹지 못한 까닭에, 먹을 것을 찾기 위함
이었다. 마침 부엌 주변에 사료 봉투가 쏟아져 있었고, 그것으로 충분히 배를 채울 수 있었다.
테오는 집을 나와 복도 중앙의 계단으로 내려갔다. 계단을 내려가며 그는 지금까지 본 것을 토대로 생각
을 정리했다.
첫째, 지금 영진이 없다. 주인은 언제 올지 모르고 영진이 어떤 상황인지 모른다. 따라서 주인을 집에서
기다리는 것보다, 밖에서 주인의 냄새를 추적하여 찾아내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두 번째, 확실하지 않은 것은 위험하다.
세 번째, 절대 아무거나 먹지 않는다.
테오는 지금까지 영진이 주었던 음식과 사료의 냄새를 기억하고 있고 그것과 비슷한 냄새를 풍기는 것만
먹기로 했다.
계단에서 밖으로 나가는 통로에는 문이 없었다. 테오가 계단에서 내려와 1층에 도달하자, 평소 그가 보
던 풍경이 펼쳐졌다. 사람들이 타고 다니는 자동차가 여기저기에 널려있었고, 비닐봉지에 담긴 쓰레기
들, 나무, 흙, 풀잎들과 꽃. 전부 전과 다를 바가 없었다. 다만 여기저기에 널려있어야 할 사람들이 보이
지 않았다. 바깥에 나와 좀 더 먼 곳의 냄새들을 맡아 보았지만, 사람의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다. 테오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영진을 찾기로 했다.
테오가 고개를 돌리자 눈앞의 먼 쪽에 높은 건물들이 있었다. 테오의 기억상 키가 큰 건물들에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그는 그곳으로 향했다. 큰 건물 쪽으로 가는 길에는 아까처럼 차량이 보이지는 않았고, 양
옆으로 나무들이 빼곡히 서 있었다. 그곳은 나무와 꽃만 가득할 뿐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사람
냄새도 나지 않았다. 사람 한 명 보이지 않는 풍경이 다소 어색했으나, 테오에 눈에는 그것이 예쁘게 다
가왔다. 테오의 주변에는 꽃피지 않은 꽃봉오리가 가득했고, 바람에 그것들이 흔들릴 때마다 아름다운
소리와 향긋한 냄새가 가득했다. 잠시 혼잡했던 테오의 마음은 가라앉고 편안해졌다. 테오는 폴짝 뛰어
서 길 끝으로 향했다. 뭔가 주인을 금방 만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테오는 숲길을 나왔다.
나무숲 길을 나오자, 이번에는 건물이 양옆으로 빼곡한 길이 나왔다. 그 끝에는 테오가 아까 본 키가 큰
건물이 있었고 그 주위에 키가 서로 다른 건물들이 있었다. 거기에는 온갖 냄새가 섞여 있었다. 냄새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 전부 자극적이었다. 건물들은 겉면이 아주 화려하고 눈이 아플 정도로 강한 빛을 뿜
어냈다. 테오는 건물 숲 사이를 걸어갔다.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고 그들의 냄새도 안 났지만, 테오는 마
치 누군가가 감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까 걸어온 숲길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화려하고 웅장한
풍경이었지만 뭔가 공허하고 음산했다. 분명 다른 누군가의 냄새가 나지 않았지만, 건물마다 달린 문 앞
에서 뭔가가 나올 것만 같았다. 테오는 아까와는 다른 이유로 뛰어갔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테오는 깜짝 놀라 뛰는 것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뭔진 모르겠지만 분명 사람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사
람의 냄새는 나지 않았다. 테오는 소리를 쫓아갔다.
소리는 어떤 건물에 붙은 기계에서 나는 것이었다. 거기엔 어떤 여자가 있었다. 그녀에게선 사람 냄새가
나지 않았다. 테오는 그 사람을 향해 큰 소리로 짖었다. 하지만 그녀는 테오를 쳐다보지도 않고, 똑같은
소리를 계속해서 냈다. 이상함을 느낀 테오는 가까이 가서 그녀를 물려고 했다.
물 수 없었다. 그녀의 몸에 입을 대면 마치 벽에 입을 댄 것 같았다. 그녀는 주인과 같은 사람의 모습을 하
고 있었지만, 사람이 아니었다. 테오는 발길을 돌렸다. 이후 후각에 집중하며 계속해서 걸었다. 좀 더 걷
자 아까 보았던 키가 가장 큰 건물이 나타났다. 테오는 고개를 위로 들어 건물을 보았다. 건물은 아찔할
정도로 높고 컸다. 그리고 그것의 냄새와 분위기는 테오가 지금껏 살면서 봤던 것 중에서 가장 이질적이
었다.
예전에 테오는 산에서 큰 바위를 본 적 있었고, 그때도 그 크기에 압도당했었다. 하지만 그 바위는 고유
의 냄새를 풍겼고 뭔가 비어있는 듯한 느낌은 주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이 건물은 덩치는 크지만 뭔가
중요한게 빠진듯한 냄새를 풍겼다. 테오는 그것이 사람 냄새라고 생각했다. 이 건물은 사람이 있어야 했
다. 사람 냄새가 빠진 건물의 냄새는 이질적이었다.
키가 큰 건물은 지하로 들어가는 통로와 그냥 들어가는 통로가 있었다. 테오가 건물에 가까이 다가가자
지하 쪽 통로에 사람은 아니지만 어떤 생명체의 냄새가 났다. 테오는 냄새가 나는 곳으로 곧장 뛰어 내려
갔다. 그런데 갑자기 그 냄새가 조금씩 희미해졌다. 테오는 그 냄새를 쫓아 더 빨리 뛰어갔다.
테오가 내려온 곳은 지하 매장이었다. 그곳에는 온갖 냄새가 가득했다. 영진이 평소에 주었던 과일 냄새,
생선 냄새, 생명체 냄새.
그 생명체 냄새 중에 고양이 냄새가 섞여 있었다. 테오는 아까 밖에서 맡았던 냄새가 고양이 냄새라고 생
각했다. 그리고 그 고양이는 테오를 피해 다니고 있었다. 테오는 고양이 냄새에 집중했다. 냄새는 계속해
서 멀어진다. 테오는 냄새를 쫓아가며 말했다.
“잠깐만! 도망가지 말아봐!”
고양이 냄새가 더 멀어지지 않았다. 테오는 더 가까이 갔다. 이윽고 배가 불룩하고 덩치가 제법 큰 고양
이가 나타났다.
“너 정상이야? 그것이 아닌 거야?”
고양이가 테오 에게 말했다.
“무슨 말 하는 거야? 그것이라니?”
“잠깐만...”
고양이가 테오 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그러고는 냄새를 맡았다.
“너는 정상이네. 다행이다.”
“아까부터 무슨 말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최근에 병원을 다녀왔었고 전염병 같은 거 걸리지 않았어.”
고양이는 테오의 말에 의아해하며 물었다.
“너, 혹시 그걸 못 봤니?”
“그거라니? 너 뭐 아는 거 있어?”
“아니 딱히. 그냥 그걸 봤어. 그 이상한 붉은빛.”
“붉은빛?”
“그래, 붉은빛. 나는 이곳저곳 떠돌면서, 사람들이 남긴 음식을 먹곤 했지. 그날도 평소처럼 남긴 음식을
찾아 이 건물 주변을두리번거렸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붉은빛이 쏟아져 나왔어. 그런데... 그 빛을 받은
인간들이 전부 사라져 버린 거야!”
테오는 대답 대신 한숨을 쉬며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렸다. 그 모습에, 고양이는 키득거리며 그를 비웃었
다.
“네 맘대로 생각해. 난 내가 본 것만 말한 거니까.”
테오는 고양이를 의심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지역에 살던 그 많던
사람들이 사라진 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럼, 아까 말한 그것은 또 뭔데?”
“그거? 그게.... 그냥 괴물이야. 그 빛이 나타났을 때 사람들은 전부 사라졌지만, 우리 같이 사람이 아닌
존재들은 사라지지 않았어. 다만, 몇몇이 이상하게 변했지.”
“변했다니?”
“나도 많이는 못 봤어. 빛이 나타나고, 처음 본 그것은 너랑 덩치가 비슷한 어떤 개였어. 그 개는 빛을 쐬
고 나서 갑자기 털이 빠지고, 송곳니가 길어지고, 눈알이 하나 빠졌지. 그리고 정신도 좀 이상해지더라
고? 외형이 괴물처럼 변하더니 정신도 괴물이 돼버리더라고. 막 소리를 지르면서 여기 저기 머리를 박아
댔는데... 어휴... 그때 진짜 무서웠다니까. 난 바로 도망갔지. 그런데 그놈이 날 쫓아오는거야? 난 큰일
났다 싶어서 있는 힘을 다해 도망쳤어. 다행히 내 주변에 있던 다른 고양이가 잡혀서, 난 살았지.”
“털이 빠지고, 눈알이 빠진다... 그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심각한 병에 걸린 거겠지. 그리고 우리는 원래
사냥을 하는 존재야. 나도 예전에 살아있는 쥐 몇 마리를 잡은 적 있어. 그것만 가지고 괴물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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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테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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