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때는 약 5년전, 아직 내가 25이던 시절이었어. 아직 마법사에서 전사로의 전직을 꿈꾸던 때, 교수님이 날 항상 눈여겨 보시던 때, 난 왜 친구가 적을까? 하고 고민하던 때였지.
하하하하하 생각해보니 나도 참 그때는 희망이 넘쳤었네.
이뤄지지 않을 것들을 원하고 있었던 파릇파릇한 때였어. 머저리 같은 과거의 나. 너에게 그딴 건 안 생길 거야.
아무튼 당시는 부모님이 날 드랍하고 시골로 짐싸서 휙 가버렸던 때였고, 난 별 수 없이 대학과 알바를 병행해야 했지.
결국 가장 빠르고 쉬운 편의점 알바를 골랐지. 마침 근처에 사람 구하는 데가 있더라고.
(아아...그립읍니다 어머니....)
여하튼 군대 퀘스트를 클리어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었고 나가리된 무릎만 빼면 파릇파릇했으니 바로 합격됐어.
매일매일 쪼그려서 자야했던 월 16마넌짜리 고시원 월세방에서 살았어도 그때의 나에겐 블리자드가 있어서 전혀 외롭지 않았지.
(아직 금칠이 안 벗겨졌던 그 때의 블리자드)
하...시팔.....
생각해보니 엿같았네.
어쨌든 난 주말 오전오후 알바를 했었어.
공강인 금,토,일 아침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사실 아끼고 살면 조금이라도 저축이 가능하던 생활이었지. 그저 불타는 주말이 영영 떠나갔다는 게 슬펐을 뿐, 나쁠 건 없었어.
편의점의 아침은 생각보다 바쁘더라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버스에서 쏟아져나와 편의점을 유린했지.
틀딱들, 멋지게 빼입은 젊은이들, 어디론가 놀러가는 듯한 가족들.... 정말 많은 사람을 대하다보니 힘들 법도 했지.
하지만 여자손님과 손이 닿을 때마다 묘비에 적을 글귀까지 떠올리며 기운을 차렸어.
와 씨1발 생각해보니 정말 기분 나쁜 새1끼였네 이거. 왜 안 뒤졌지? 이런 새1끼가 멀쩡히 살았다니 한국도 의외로 살만한데?
아무튼 친절한 손님들도 많고, 친절한 여자 손님도 많고, 친절한 틀딱도 많고, 버릇은 개나준 귀요미들도 있는 보람찬 알바 생활이었어.
근데 이상하게도 항상 사람들이 버스에서 줄줄이 내려 교회로 가고 점심 끝나갈 쯤에 우루루 방생되는 거였어.
사실 난 빡머가리여서 반년정도 일하고 나서야 그게 좀 이상하다 싶었지.
그래서 친해진 새벽아줌마랑 그거에 대해 이야기하니, 이게 왠걸.
사실 그 교회는 신.천.찌였던 거야!!
얼마나 놀라웠는지. 비록 출근할 때마다 버스 안내문이 친절하게 신촌■ XX교회라고 말해줬는데도 말이야!
난 소름이 끼쳤지.
생각해 봐.
참 착해 보인다고 칭찬하던 프리랜서 OL도, 항상 웃으면서 대해주던 정장 빼입은 아조씨도, 가끔 내 얼굴이 썩창일 때마다 에너지 드링크를 사주며, 가끔은 교회에서 나쁜 기분을 훌훌 털어내자던 귀요미 교회누나도, 전부 신XX 사람들이었던 거야!!
그 때 느낀 내 심정은 항상 내 레포트를 칭찬하시던 교수님이 1:1 면담에서 은근히 대학원 과정을 추천해주던 그 때의 그 기분과 막상막하였어.
그래. 존나 소름 끼쳤어.
그때부터 그 편의점에 오는 모든 사람들이 님폰없으로 보이기 시작했지. 지옥에서 기어 올라와 순진한 동정남성을 꾀려는 비키니 입은 디아블로처럼 말이야.
그건 정말 끔찍한 경험이었어. 그 모든 친절, 따듯한 친절이 사실은 리빙데드가 부르는 소리였다니.
결국 난 그 이후로 한 달을 못 견디고 뛰쳐나왔어. 월급 처넌 올려줄테니 나가지 말라던 사장님의 푸스로다를 뒤로 하고.
그리고 난 그때부터 철저한 조사를 통해 제대로 된 상하차 알바를 구했어.
아무튼 여기까지가 내가 아쿠시즈교를 믿게 되었던 이유야.
새벽에 이 글을 읽어준 할 짓 없는 예비 아쿠시즈 교도들에게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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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많이 힘들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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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많이 힘들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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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는 진짜 힘들었음. 지금이야 개드립 쳐가며 이야기하지만서도. | 19.04.20 04:2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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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문제라도? | 19.04.20 04:24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