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큰틀에서 소설 원작 따라가는 것도 있습니다만
에드윈 피셔를 4함대 참모 소속에서 2함대 분함대 사령관으로 변경한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봅니다.
일단 양 웬리가 13함대를 창설할때 대체로 그가 직접 보고 평가 내린 사람들을 주로 임명하였습니다. 영 누구 뽑을지 판단 못했을때 카젤느의 도움을 받아서 부관으로 프리데리카를 데려온 정도이지요. 실제로 소설에서도 이와 같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양의 의도를 만족할 만한 배치가 이루어졌으나 부관 인선이 문제였다. 밑져야 본전이라 생각해 카젤느에게 주문을 넣었다."
- 이타카 판 은하영웅전설 여명편 188p-
양 웬리는 여건이 된다면 자신이 직접 만나거나 최대한의 정보력으로 사람을 판단하였습니다. 피셔도 대표적인 예시이지요. 소설에서는 다음과 같이 무라이와 파트리체프, 피셔를 임명하였다고 나옵니다.
"무라이에게는 상식론을 제시하도록 해 작전 입안과 결단에 참고하기로 했다. 파트리체프에게는 병사에 대한 질타 및 격려를 맡길 것이다. 피셔에게는 견실한 함대운용을 기대할 생각이었다." - 이타카 판 은하영웅전설 여명편 188p-
이는 양 웬리가 당사자들을 직접 보고 판단한 것으로써 무라이와 파트리체프는 에코니아 포로수용소 사건에서의 인연으로 그들의 사람됨을 직접적으로 경험을 하였기에 바로 인선이 가능하였습니다.
"양이 보기에 무라이는 독창적인 재능은 없지만, 처리능력이 뛰어나고 판단력도 확실한 것처럼 보였다. 무뚝뚝하고 잔소리가 심한 면은 있겠지만, 음습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자신보다 열 살은 나이가 많을 이 사람을 신뢰해도 좋을 것 같은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 이타카 판 은하영웅전설 외전 나선미궁 191p-
"파트리체프를 완력만 있는 사내라고 생각한다면 인물감정안이 부족함을 증명하는 꼴이 될 것이다. 파트리체프는 이성과 지성을 겸비했으며, 그것은 날카롭다기보다는 튼튼했다." - 이타카 판 은하영웅전설 외전 나선미궁 156p-
이정도면 부사령관이라는 막중한 직책에 피셔를 앉히는데 주저함이 없었다는 것은 그만큼의 실력을 직접 경험했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피셔에 대해서는 이러한 배경 없이 다음 한 줄만이 있을 따름입니다.
"부사령관에는 제4함대에서 선전했던 노장 피셔 준장을 임명했으며,..." - 이타카 판 은하영웅전설 여명편 188p-
문제는 소설대로라면 양 웬리가 제4함대서 피셔가 선전했는지 알았냐는 것인데, 정황상으로 본다면 도저히 그런 정보를 얻을 수 없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러한 상황은 다음과 같은 대목에서 알 수 있습니다.
"제4함대, 제6함대 모두 전멸한 모양이군."
"우린 고립됬어. 이제 적은 우리 함대보다도 수가 많아."
"정보가 필요해. 도대체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 이타카 판 은하영웅전설 여명편 88p-
제국군이 2함대에 도달했을때의 판단이 저랬습니다. 선전했다는 소식을 들을 틈도 없었고 어림짐작으로 전멸했다고 추측할 정도로 모든 정보가 차단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양 웬리가 피셔가 4함대에서 어떤 활약을 했는지 알 수가 있을까요? 아스타테 회전 종료 이후에 양 웬리가 4함대, 6함대의 생존자를 찾을 때 피셔의 능력을 볼 수 있었을까요?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패군지장에게는 하급지휘관에게 부대 운영을 맡겨놓고 눈을 붙이는 사치는 허용되지 않았다. 가장 큰 임무는 패잔병을 수용하는 일이었다. 제2함대는 제4, 제6함대의 생존자를 찾아 전장을 해매야만 했다." - 이타카 판 은하영웅전설 여명편 105p-
만약에 피셔가 귀신같은 함대운용으로 라인하르트가 소탕하지 않고 그냥 무시하고 간 병력을 집결시켰다면 2함대가 4함대 생존자를 찾는다고 전장을 해맬 일은 없었습니다. 아마 제4함대의 패잔병 수용을 피셔가 다 하고도 남았을테니깐요. 즉, 전쟁 종료 후에 피셔가 함대운용을 보여 줄 일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구작에서는 피셔를 참모로 설정했었는데 견실한 함대운용이라 함은 참모가 하는 것이 아닙니다. 최소한 소규모 함대를 보유한 사령관이 그러한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지요. 참모는 결코 지휘관이 아닙니다. 이는 군대 다녀오신 분들은 누구보다도 잘 아실 겁니다. 물론 소설 원작에서는 정확한 보직이 적혀져 있지 않습니다만 선전했다는 말을 볼때 지휘관 직에 있었음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애당초 "함대운용' 이라는 말 자체가 함대를 지휘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니까요.
물론 4함대 사령관인 파스톨레 중장이 끔살당해서 피셔가 양 웬리처럼 대신 지휘권을 받았을 수도 있다고 반론이 있을 수 있겠지만 소설 묘사대로라면 피셔가 참모라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겁니다. 참모는 기함에 탑승하고 있으니까요.
"기함 레오니다스는 거대한 쇠덩어리로 변해 허공을 헤매고 있었다. 그 함내에는 이미 생명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타카 판 은하영웅전설 여명편 77p-
따라서 이번 신은영전에서 피셔의 보직을 2함대 분함대사령관으로 바꾼것은 매우 타당한 선택이었습니다. 피셔의 함대 소속을 변경함으로써 양 웬리가 어디서 피셔의 능력을 판단했고 인정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지요. 심지어 신은영전에서는 피셔가 양 웬리가 전술 컴퓨터에 입력한 전술을 그대로 구현하는 뛰어난 함대운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구작 OVA에서의 극적연출을 위해서 스토리를 변경한 것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소설에서의 설정 구멍을 수정했다고 보는 쪽에 더 가깝다고 봅니다.
극적연출 위한 스토리 변경은 구작 은영전에서 많이 이루어졌고 이는 나름 성공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라오의 자리에 아텐보로를 넣은 것은 양 웬리라는 인물의 성향을 아텐보로를 통해서 부각시키기 위한 대표적인 극적연출이었습니다. 물론 원작과는 많은 내용이 바뀌긴 했지만 말이죠.
하지만 신은영전은 이전 구작 보다는 스토리의 극적연출은 크게 없어서 약간 밋밋한 맛이 납니다만 설정구멍은 오히려 소설보다 더 적습니다. 때문에 이번 신은영전은 "은영전 소설 원작 개정판을 애니화 시켜서 내놓았다"라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이렇게 볼 경우 과연 제7차 이제르론 공방전을 어떻게 그려낼지가 제일 기대가 됩니다. 애당초 소설 원작에서는 구작 OVA에서 처럼 이제르론 요새에 유체장갑에 대한 묘사가 없습니다. 오히려 묘사만으로 본다면 스타워즈의 데드스타에 더 가까웠습니다. 구작 OVA에서의 가이에스부르크 요새 같은 모습이 소설에서의 이제르론 요새였습니다.
과연 이번 신은영전에서는 유체금속을 넣을 것인가 안 넣을 것인가, 내부 구성이 어떻게 되어 있을 것인가, 함대 수용은 어떻게 하는가가 매우 기대가 됩니다. 그리고 앞에서의 추론을 근거로 봤을때 소설 그대로 묘사는 안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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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제 생각도 유체금속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래야만 토르 해머 운용이 현실적으로 편할테니깐요. 동의하는 바입니다. 에를라흐의 경우에는 그냥 피셔 등장시킨다고 에를라흐 분량 희생시켰다고 생각하는게... 사실 생사 자체도 뭔가 스토리 설정구멍이 날 정도가 아닐정도의 엑스트라인지라... | 18.04.16 01: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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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하르트 원수 서임식 장면을 굳이 2화로 땡겨오지만 않았어도 분량 충분했을거 같은데... 뭐 그리 분량을 많이 할애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원작을 충실히 반영한다면 이런 것도 신경써줬음 하는 바램에서 써 봤습니다. | 18.04.16 01: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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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최소한 제시카 에드워즈는 나오는게 확정되었으니 그 기준 비중 이상의 인물들은 전부 나오겠죠. 트류니히트도 나오는거 확정되었는데요 뭐. 우국기사단도 설마 안나오겠습니까. 그정도만 나오면 사실 엑스트라급은 굳이 표현 안해도 된다고 봅니다. 그래도 이름은 나왔다고 에를라흐는 캐릭터라도 나왔고 2화 마지막에서는 소설에서 이름 한번 나오고 존재 자체가 증발된 제4의 제국원수 참모총감 클라젠 원수도 나왔거든요. | 18.04.16 01: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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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첨에는 에를라흐 뻘짓하다 죽은거 누락되서 좀 아쉽긴 했었습니다만 이제는 이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ㅇㅂㅇ 오히려 더 아쉬웠던게 파스톨레 중장이 기함 안에서 죽은채로 있는 것으로 나와서 말이죠... 소설대로라면 함선에 구멍나서 우주공간으로 빨려 나가서 시체조차 못 찾았다고 나왔거든요. 뭐... 이것도 시체를 찾든 못찾든 앞으로 스토리에 영향 주는게 아니니 상관 없을거 같다는 생각도... | 18.04.16 01: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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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현실성에 맞춰서 소설과는 다른 설정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보이고, 오히려 구작에서의 유체금속 설정 계승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 18.04.16 01: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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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공중전화 대신에 화상스크린으로 바뀌겠죠. 함선 손상에 대한 긴급 복구도 로봇들이 자동으로 처리하는게 나왔으니까요. 솔직히 신은영전은 그거 기대하고 보는 경우도 많을 겁니다. 다만 제국의 경우에는 기술이 아닌 문화적으로는 퇴보하였다고 나오기 때문에 그 전근대적인 분위기를 어떻게 표현하는가도 관전포인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2화 마지막에 할버드 들고 있는 근위병들이 나름 맘에 들었던 이유도 그것 때문입니다. 최소한 노이에 상수시 안에서는 황제도 걷거나 마차 사용해야 하니깐요. 심지어 사람 부를때도 화상통화가 아니라 시종에게 직접 알리는 이유가 적혀져 있는 만큼 기술발전과는 별개로 이부분 만큼은 그냥 두었으면 하네요. | 18.04.16 15:1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