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팀에픽은 원로 성우들의 기용 비율이 이상할 정도로 높은 작품입니다. 성우 업계는 일을 오래 할수록 몸값도 같이 오른다는 것을 감안하면, 원로 성우를 많이 기용한다는 것은 일종의 자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원로 성우 카미야 아키라가 일본의 한 예능 방송에 출연하여 밝힌 바에 따르면, 성우들이 작품 활동을 통해 순수하게 벌어들이는 소득은 해당 방송 참가자들이 경악할 정도로 형편 없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명탐정 코난에서 모리 코고로 성우를 맡고 있던 카미야 아키라가 2009년에 해당 캐릭터의 성우 자리를 잃고, 이후 애니 쪽 일감이 거의 끊어지다시피 한 배경에는 동료 성우들의 처우 개선 문제를 가지고 애니 업계와 싸움을 벌였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원로 성우가 몸소 나서야 했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였지만, 이러한 행동의 결과로 해당 성우가 애니 업계에서 사실상 팽 당하다시피 했다는 걸 고려하면, 2018년 현재에도 성우들에 대한 처우 문제가 그다지 개선되지 않았음은 쉽게 예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팝팀에픽 2화에는 이런 자학 개그가 등장합니다. '캐스팅 비에 돈을 너무 쏟아부어서 적자'. 팝팀에픽은 대사가 많은 작품도 아니고, 등장 성우들이 많은 것도 아닙니다. 몇몇은 1인 다역을 하고 있기도 하죠. 그런데 적자가 날 정도이다? 결국 애니메이션 제작 예산에 있어서 성우 기용에 돌아가는 비율이 여전히 형편없음을 고백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업계 기준으로 몸값이 비싼 원로 성우를 몇 명 썼다고 예산이 바닥날 정도이다. 하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원로 성우를 쓰겠다.' 카미야 아키라 씨의 팝팀에픽 출연은 기형적인 일본 성우 업계와 애니메이션 제작 환경을 돌려 까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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