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다 이후 다른 오픈월드 게임들을 좀 했는데요.
다들 나름의 특징과 장점들을 가지고 있어서 재밌게 즐겼습니다.
그런데 하다보니 다른 게임에는 없는 젤다만의 특징을 좀더 명확하게 알 수 있었는데요..
전통적으로 닌텐도는 게임내 모든 요소를 가능한 시각화(아이콘화가 아니라 오브젝트화) 합니다.
요즘에야 많은 게임들이 그런 추세를 따라가기는 하지만 닌텐도는 오래전부터 그렇게 해왔죠..
대표적인게 아이템 파밍이나 루팅인데 눈에 보이지 않는걸 리스트로(글로) 보여주며 루팅하는건 최대한 줄입니다.
몹이나 동물을 잡았을 때, 아니면 나무를 쓰러트려 장작을 만들었을때..
몹이나 동물 시체들이 취득 가능한 형태의 오브텍트로 변환되어 시각화 됩니다.
물론 구현하기가 성가시다던지 일일히 루팅해야 한다던지 하는 단점은 있지만
아주 직관적으로 게임에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제 뇌피셜이지만 이런 노하우나 개발 철학이 맵 디자인과 만나면서
이 시너지가 (취향 맞는)유저에게 전례없는 경험을 선사해 준 것 같습니다.
다른 오픈월드 게임을 해보면 이동시 대부분 이런 순서를 거치게 됩니다.
1. 맵을 펴고 마커로 표시된 목적지를 확인
2. 네비 혹은 마커를 따라 이동하다가 다시 맵를 펴고 맵 내의 내 위치와 마커의 위치 비교를 반복
3. 목적지 부근에 도달해서야 육안으로 화면의 오브젝트들을 살핌
하지만 젤다는 개인적으로 대부분 이런 순서를 거치게 되었습니다.
1. 목적지를 육안으로 확인(아니면 맵을 편뒤 특징적인 또는 흥미로운 지형을 찾음)
2. 맵을 펴고 그 위치에 마커를 찍은 뒤 마커를 향해 이동하면서 지속적으로 최종 목적지를 육안으로 확인
3. 목적지에 도달
물론 다른 게임들도 이 특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저에게는 그 정도의 차이가 확연했습니다.
멀리서, 그리고 이동하면서 육안으로 계속 목적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유도)함으로서
내가 봤던 곳에, 혹은 지도에서 봤던 곳에 내가 지금 "도달"했구나 라는 느낌을 확실히 선사해줍니다.
그래서 내가 이 세계의 어디쯤에 있다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되구요.
그것이 바로 "이동"을 지루하지 않게 만든 비결로 보입니다.
또한 이런 경험이 실제 그 세계속을 탐험한다는 느낌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걸 구현하는게 말로는 쉽지 정말 어려운 작업이었을텐데 그걸 성공시킬 수 있던 이유가
닌텐도의 오브젝트화 철학과 노하우가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지는 모르겠으나..
암튼 야숨 엔진으로 빨리 차기작 하나 내놨으면 좋겠습니다..ㅜㅜ
(IP보기클릭)210.107.***.***
기본적으로 젤다는 목적지 자체가 눈에 잘 띕니다. 지도를 펴지 않아도 멀리서도 확실히 눈에 보도록 디자인 해뒀습니다. 그리고 지도를 펴지 않고도 눈으로 계속 보면서 그 목적지를 향해 갈 수 있도록 게임 디자인을 했습니다. 실제로도 그렇게 플레이를 하고 있구요. 하지만 타 게임들에서는 이런 특징이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일단 목적지 자체를 맵을 보지 않고서는 확인이 거의 불가능 하구요. 가는 과정 중에서도 맵을 펴지 않으면(혹은 화면내에 표시되는 네비게이션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도달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IP보기클릭)210.107.***.***
쓰다보니 타 게임을 깎아내리는 것처럼 쓰여졌는데 그런 의도는 아닙니다. 젤다는 그쪽 방향으로 디자인에 공을 들였다는 뜻입니다. 다른 게임들은 다른 장점들이 있는 것이구요..
(IP보기클릭)106.241.***.***
맵만 보고 가느냐, 직접 보면서 가느냐의 차이가 확연하죠 모험하는 느낌이 들게 해주는 가장 큰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IP보기클릭)210.107.***.***
눈에 잘 띄이도록 한 것이 닌텐도가 의도한 바 아닐까 합니다. 사실 필드 디자인이 젤다 칭찬받는 이유의 8할 이상이라고 봅니다.
(IP보기클릭)175.214.***.***
일부허 잘보이라고 인물,오브젝트,몬스터는 선명하게 배경은 좀 뿌옇게 만들었다고 했죠 이런거에 이동방식이 다양한것도 한목하는듯
(IP보기클릭)221.139.***.***
(IP보기클릭)210.107.***.***
기본적으로 젤다는 목적지 자체가 눈에 잘 띕니다. 지도를 펴지 않아도 멀리서도 확실히 눈에 보도록 디자인 해뒀습니다. 그리고 지도를 펴지 않고도 눈으로 계속 보면서 그 목적지를 향해 갈 수 있도록 게임 디자인을 했습니다. 실제로도 그렇게 플레이를 하고 있구요. 하지만 타 게임들에서는 이런 특징이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일단 목적지 자체를 맵을 보지 않고서는 확인이 거의 불가능 하구요. 가는 과정 중에서도 맵을 펴지 않으면(혹은 화면내에 표시되는 네비게이션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도달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 19.05.22 10:22 | |
(IP보기클릭)210.107.***.***
쓰다보니 타 게임을 깎아내리는 것처럼 쓰여졌는데 그런 의도는 아닙니다. 젤다는 그쪽 방향으로 디자인에 공을 들였다는 뜻입니다. 다른 게임들은 다른 장점들이 있는 것이구요.. | 19.05.22 10:23 | |
(IP보기클릭)221.139.***.***
저도 타게임 깍아내리신 것 같아 댓글단건 아니고요. 그냥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게임이 자기 맘에 안들면 깍아내릴수도 있는거죠 뭐 대숩니까. | 19.05.22 10:25 | |
(IP보기클릭)210.107.***.***
그래도 본인이 재밌게 하고 있는 게임을 누군가 깎아내리면 기분이 썩 좋지는 않잖아요. ^^; 댓글 감사합니다. :) | 19.05.22 10:27 | |
(IP보기클릭)211.60.***.***
타게임 : 주어진 마커를 보고 따라간다 (수동적) 젤다 : 마커를 내가 찍고 찾아간다 (능동적) | 19.05.22 10:31 | |
(IP보기클릭)39.7.***.***
(IP보기클릭)210.107.***.***
눈에 잘 띄이도록 한 것이 닌텐도가 의도한 바 아닐까 합니다. 사실 필드 디자인이 젤다 칭찬받는 이유의 8할 이상이라고 봅니다. | 19.05.22 10:25 | |
(IP보기클릭)106.241.***.***
맵만 보고 가느냐, 직접 보면서 가느냐의 차이가 확연하죠 모험하는 느낌이 들게 해주는 가장 큰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IP보기클릭)210.107.***.***
네. 그게 이렇게 큰 차이를 보여줄지 몰랐습니다. 처음에는 "어딜 가든 보상이 있으니 그런거 아닐까?" 생각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보상만 보면 다른 게임에도 다 있는 상자까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거든요. 가는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든거죠. 닌텐도 개발진을 칭찬해주고 싶은게.. 구현의 난이도를 떠나서... 지금껏 이런 방향의 게임이 없었음에도 "이렇게 만들면 재미 있겠다"는 확신을 어떻게 가지게 되었는지가 참 궁금하고 대단합니다. 제가 투자자라면 "과연 그렇게 한다고 게임이 재밌어 질까?"라는 의문을 계속 품었을텐데 말이죠.. | 19.05.22 15:47 | |
(IP보기클릭)175.214.***.***
일부허 잘보이라고 인물,오브젝트,몬스터는 선명하게 배경은 좀 뿌옇게 만들었다고 했죠 이런거에 이동방식이 다양한것도 한목하는듯
(IP보기클릭)210.107.***.***
글이 길어져 언급은 안했지만 극히 공감합니다. 그냥 길따라 뛰어갈 수만 있고 절벽등은 이동 못하게 막아뒀다면 아마 목적지를 직접 확인해가면서 이동하는건 정말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진짜 맵디자인을 어떻게 그렇게 적당하게 어렵고 절묘하게 한건지... | 19.05.22 15:50 | |
(IP보기클릭)125.182.***.***
(IP보기클릭)210.107.***.***
네. 이게 한가지 요소만으로 갓겜이라고 하기는 어렵죠. 님께서 말씀하신 것도 참 멋진 부분입니다. 이것도 정말 어려웠을 것 같은게 기술적인 부분은 제쳐두더라도 그런 사기 스킬들을 맘껏 쓰는데도 적절한 난이도가 되도록 레벨디자인과 맵 디자인을 한 것은 진짜 대단한 부분이죠. | 19.05.27 15:1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