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를 제외하고 최근에 나오는 대작 게임들의 트레일러들을 보면 한결같이 드는 생각이 '이거 참 영화같네'라는 생각입니다. 여기에는 긍정적인 뜻도 있고 부정적인 뜻도 있는데 한편으로는 게임계에 3D 기술이 도입된 이후로 개발자들이 그토록 따라잡으려 애썼던 영화라는 매체와의 거리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는 것이고 회의적으로 보면 사실 지금껏 게임이 지향해왔던 그 방향이란 게 모든 장르의 영화를 말하는 게 아니라 상업적으로 먹히는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에 한정된 느낌이 있기 때문에 '영화 같은 게임'이라고 해서 어디 아카데미상 받는 감정선 깊은 드라마 영화 같은 느낌이 아니라 현란하고 정교한 비주얼로 보는이의 눈을 즐겁게 하지만 어쨌든간에 그 장르는 액션 어드벤처로 한정된 블록버스터 영화 같은 느낌이라는 거죠.
그렇다고 해서 이걸 폄하할 목적으로 글을 쓴 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게임의 경우 매체의 특성상 절대 영화와 같은 수준의 드라마를 보여주기는 어렵다 생각할뿐더러 오락을 철저히 지향한 창작물이라면 그 오락성이라는 부분을 극대화시킨 것만으로도 인정받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대신 다른 질문은 할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오늘날의 게임들은 비로소 그 지향점이었던 블록버스터 상업영화들을 뛰어넘었는가'
비교한다면 요즘 블록버스터 영화의 대세인 마블 영화들과 갓 오브 워나 혹은 앞으로 나올 스파이더맨 같은 게임들을 각각 양쪽에 들 수 있겠지요. 요즘 대작 게임들은 컷신에 굉장히 공을 들이기 때문에 그것만 따로 모아봐도 영화 한 편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비주얼이나 연출이 인상적입니다. 오락성 측면에서도 요즘 상업영화들에 꿀리지 않을 만큼 즐길 만한 요소도 충분하죠.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최고작들이 과연 갓 오브 워나 위쳐3보다 나은가? 묻는다면 과감히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도 많을 겁니다.
물론 연출의 테크닉이나 비주얼의 정교함은 훨씬 많은 돈이 투자된 프랜차이즈 영화를 따라잡을 수 없겠지만 그 부족한 오락성의 부분을 게임은 직접 플레이할 수 있다는 특성으로 채워 왔습니다. 요즘 게임은 컷신에서 플레이로 넘어가는 것도 자연스러울 뿐더러 그 역도 마찬가지로 부드럽게 넘어갑니다. 영화적 연출을 흐름이 끊기지 않게 플레이적인 부분과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거죠.
사실 블록버스터 영화와 게임은 같은 곳을 지향하지만 차이는 명백히 존재합니다. 게임에서의 영화적 연출은 어디까지나 플레이어의 흥미를 돋우기 위한 양념이지 결국은 플레이가 게임에서의 핵심이니까요. 예를 들어 어벤져스 같은 영화는 게임으로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어벤져스 영화의 오락성은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닥치는 위기를 격파해나가는 데 있는데 게임은 몰입을 위해서라도 제대로 컨트롤할 수 있는 인물은 한명 뿐입니다. 만약 게임을 영화처럼 만들기 위해 시시각각 컨트롤 가능한 캐릭터를 교체한다면 플레이의 통일성도 사라질 뿐더러 몰입을 크게 방해하는 요소가 됩니다.
그래서 제가 볼 때 대작 게임은 주인공이 확실히 정해져 있고 일대기와 같은 형식이 주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따라다니는 보조 캐릭터가 있을 수는 있지만 그 경우도 어쨌든 주인공의 여정에 도움을 주는 보조적인 역할에 불과하니까요. 어벤져스나 시빌워 같은 영화들이 너무 정신 사납다고 느껴진다면 위쳐3 같은 게임들이 더 낫다고 생각될 수 있을 겁니다. 게임은 한명의 주인공의 이야기에 항상 중심을 맞추니까요. 반대로 여러 개성있는 등장인물들이 한데 모여서 격돌하는 어벤져스나 시빌워 같은 영화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는 게임으로는 절대 구현할 수 없는 종류의 오락성이죠.
그렇다면 마블 영화와 '영화 같은 게임'들 사이의 오락성을 비교하는 건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연출상으로는 거의 분간이 안 될 정도로 비슷해졌을지라도 영화와 게임 사이에는 오락성을 끌어내는 방식의 근본적인 차이가 있으니까요. 뭐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오늘 플포판 스파이더맨의 트레일러를 보고 나니 '이정도면 그냥 영화를 한편 만드는 게 더 낫지 않나, 홈커밍 대신에'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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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게임도 종합예술의 영역에 들어온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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