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올리고 보니 저작권 문제가 뇌리에 스쳐 황급히 지웠습니다. (마음이 너무 앞서가면 이성이 그뒤에 따라온다고 해야 할까.. ㄱ-) 이제부터 각별히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할 성 싶은..
브금은 부활의 네버엔딩 스토리입니다.
UMP45는 사랑입니다.
"지휘관, 이번 주 우리 소대 성적표야."
UMP45가 지휘실에서 업무를 보던 지휘관에게 그들의 성적이 적힌 인쇄물을 건네줬다. 그걸 본 지휘관은
"수고했다. 역시 자네 대원들은 어디에 가도 꿀리지 않겠네."
라며 UMP45와 그의 제대원을 칭찬하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UMP45의 표정이 금방 바뀌었다. 원래부터 좀 어둡고 무표정한 얼굴이긴 했어도 이번엔 뭔가 슬퍼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런 UMP45의 변화를 감지한 지휘관은 곧바로 그녀의 상태를 체크하기로 했다.
"UMP45, 어디 많이 피곤한가? 안색이 별로 좋지 않은 거 같은데."
"으응, 아니야. 그냥 좀 피곤해서. 오늘은 이만 훈련 종료해도 되지?"
"훈련 시간도 준수했고, 성적도 준수하니 이제 돌아가서 쉬어도 상관없다. 다만.."
돌아서 나가려는 UMP45가 순간 멈칫했다.
"다만..?"
"이제 너희 소대원도 조금은 변화가 있어야 되지 않나 싶다."
"그게 무슨 소리야?"
"목적을 달리할 때라는 얘기다. 과거엔 비공식적, 비공개적으로 움직였지만 이제 그리폰의 정식으로 공개적으로 활동하는 거다."
"글쎄.. 아직 그런 일은 익숙치가 않아서. 아직 나 혼자서 결정할 일이 아니니까, 한 번 애들한테 물어볼게. 그리고 난 다음에 답해줄게."
"알았다. 최대한 빨리 답변해줬으면 좋겠다."
"응."
UMP45가 지휘관실을 나갔다. 하지만 역시나 지휘관은 뭔가 답답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잠깐 동안이었지만 UMP45가 보여준 그 슬픈 표정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그의 머릿속에서 한동안 떠나지 않았다.
다른 시각, UMP45가 숙소로 돌아와 누워서 쉬고 있던 소대원에게 아까 지휘관과 얘기한 걸 말해준다.
"자, 모두 주목. 지휘관의 제안이 있었는데 한 번 들어봐."
그러자 나머지 한 전술인형만 빼고 모두 UMP45에게 시선이 돌아갔다. G11은 누워서 잠자고 있었다. 그러자 이를 눈치챈 HK416이 자는 G11를 흔들어 깨웠다. 깨어난 G11은 비몽사몽한 눈빛과 얼굴로 힘겹게 눈을 깜빡였다.
"흐아암.. 잠자게 냅두지 왜 깨운 거야.."
"얘기할 게 있대. UMP45와 지휘관 사이에 무슨 얘기가 오갔나 봐."
"그런 건 깨어난 뒤에 해도 괜찮잖아.."
그러자 HK416이 깊은 한숨을 쉰다. 왜 자기를 깨운 건지 도무지 이해를 못한 모양이었다.
"뭐, G11은 항상 잠이 모자르니까 그럴 수 있어. 이해해. 하지만 지금 지휘관과 나누고 온 얘기가 좀 중요한 일이라서 그래. 너희 의견을 듣고 싶은 것도 있었고."
"뭔데, 45."
HK416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자, UMP45는 아까 나눴던 얘기를 해줬다.
"그러면 좋은 거 아니야? 공식적으로 활동하게 되면 작전상의 지원도 받을 수 있고, 여러모로 활동이 자유로워지니까."
"물론 나도 그런 방면에 있어서 우리 소대가 되는 건 찬성해. 하지만 생각해볼 문제가 있어."
"생각해볼 문제라니?"
"우선 좋은 점은 바로 그거야. 공식적으로 활동하면서 여러 그리폰의 도움을 받아 작전의 유리함을 끌어낼 수 있어. 하지만 반대로 공식적으로 활동하게 되면 우리의 신변이 언제든지 노출될 수 있다는 문제가 생기고 말아. 너희라면 어떻게 할 거야."
"나는 잠.."
G11은 얼마 못 가 견디지 못하고 바로 다시 잠들었고, UMP9과 HK416은 상당히 고민하는 얼굴이었다. 일이 그렇게 풀리지 않는다는 건 당연한 이치였다.
"어려운 문제네.."
"언니, 그럼 이건 어때?"
"무슨 좋은 수라도 있는 거야?"
"아니, 수라기 보단 그냥 생각이야. 공식적이면서 비공식적인."
"자세하게 설명해 봐."
"음.. 그러니까, 이런 거지. 겉으로는 공식적으로 존재하는 건데, 막상 껍질 까보면 없는 거지. 마치 유령 제대라고나 해야 할까."
"지금이 그 상태 아니야?"
"아니, 마치 스텔스 전투기 같은 녀석이라고 해야 할까?"
UMP9의 말에 45는 기가 막힌 듯 말문이 막히고 만다.
"그거 진심으로 말하는 거니..?"
"진심..이야."
"흐음, HK는?"
"나도 UMP9이랑 비슷한 생각. 비공식적으로 활동하는 게 좋을 거 같아. 하지만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건 좀 아쉽네."
"그럼 지휘관 제안 거절할게."
UMP45가 다시 숙소 밖을 나서 지휘관실로 향한다. 그리고 다시 지휘관을 만나 제대원의 의견을 말해줬다.
"음.. 그러니까 겉으로 드러나면서 드러나지 않은 채 활동하고 싶다?"
"응. UMP9 말로는 스텔스랑 비슷한 거라고 하던데."
"뭐, 그런 거라면 가능하긴 한데 너희 같은 녀석한테 그런 게 과연 필요할 지 의문이다."
"지휘관이 생각하는 우리의 능력이 그 정도야?"
"그 정도야가 아니라 훨씬 웃돌았다. 정말 너희들이 보여준 저력은 그리폰의 인형과 확연히 다르다는 걸 그때 확연히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어쩌면 그런 비밀 병기를 드러내고 싶지 않았겠지. 나라도 그랬을 거다. 하지만 제아무리 강력하다고 해도 어떤 상황에서 어찌 될 지 모르는 법, 그래서 내가 그런 제안을 했던 거다. 단독적으로 강한 힘을 가졌다 해도 협동이 이뤄지지 않으면 다른 여러 힘에 의해 압도될 수 있으니까."
"지휘관의 말이 맞아. 확실히 나도 예전부터 그런 생각을 해왔어. 하지만 이제 그런 건 내게 남아 있지 않은 걸.."
UMP45의 말에 지휘관은 모종의 사건을 떠올린다. UMP45와 UMP40이 투입되었던 그 작전을 말이다. 자신은 아직 그리폰에 들어오기 전일 뿐더러 막 군에 입대했을 즈음이라 더더욱 그 진상과 구체적인 상황을 모르지만, 여러 작전을 수행하면서 얼추 들은 걸로만 알고 있다.
"그렇겠지.."
지휘관은 조그맣게 말하면서 UMP45에게 뭔가를 보여준다. 지휘관으로부터 서류 한 장을 받은 UMP45는 크게 놀라게 된다.
"지휘관.. 이거 뭐야?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을 하고 있었던 거야?"
지휘관이 UMP45에게 보여준 건 UMP40의 복원 작업이었다.
"네가 그렇게 변한 것에 대해 UMP40과 관련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 그래서 예전부터 하려 했었는데, 여러 사건들이 한꺼번에 닥치다 보니 이 프로젝트를 실행하지 못했거든. 크루거님 설득하는 것도 꽤 애먹었다고?"
"지휘관 말처럼 UMP40이 복원되면 그때의 UMP40처럼 그대로 만들어지는 거야?"
"으음.. 역시 그게 제일 궁금하겠지?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불가능하다. 단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 순 있어."
"그런 건가.. 역시 그건 내 과분한 소원이겠지?"
"하지만 UMP40의 데이터는 80% 정도 있으니까 널 보면 분명 반기면서 기억해줄 거다. 하지만 그 이후의 기억은 없고."
그 이후의 기억, 그것은 바로 UMP45가 40을 머리에 쏜 그걸 말하는 걸 거다. UMP45는 40의 말에 방아쇠를 당기고, 그뒤 40을 대신해 살았지만 반대로 40은 마치 고철덩이처럼 내팽겨졌다. 그 모습을 보면서 45는 그저 침묵하며 이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나약함과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면서.
"그래도 좋아. 다시 40을 만날 수 있다면 난.. 어떤 짓이라도 할 수 있어."
"사실 '어떤 짓'이라고 할 거 까지야 없다. 다만 40의 데이터가 우리 수중에 없다는 것. UMP45, 그게 네가 이번 프로젝트에서 해야 할 일이다. 작전에 참여하겠나? 선택은 너에게 맡기겠다."
"말할 것도 없어, 해야지."
"좋다, UMP45. 그럼 너만이 할 수 있을 일을 주마."
그러면서 지휘관은 UMP45에게 여러 정보를 넘겨줬다. UMP40과 관련된 여러 내용 말이다. 그리고 거기엔 자신이 UMP40과 거의 동시간대에 만들어진 인형이라는 걸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어쩌면 우연 같은 만남의 필연이 이뤄진 게 아닐까 생각하였다.
"자, 이걸 본 느낌이 어떤가?"
UMP45는 지휘관의 말에 답하지 않았다. 그저 침울한 표정으로 대신할 뿐이었다. 과거의 일이 다시 생각나서 그런 것이었을까. 그러다가 UMP45는 이내 뭔가 결심한 듯 결연한 모습으로 지휘관에게 뭔가를 주며 그에 대한 답을 해준다.
"작전은 일주일 뒤에 한 다고 했지?"
"그렇다. 너라면 충분히 하고도 남을 거다. 오히려 더 쉽다고 생각할 지도."
"그렇다면 더욱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겠네."
UMP45는 마치 무엇이든 다 할 것만 같은 표정이었다. 그때에 슬픈 표정은 어디로 갔는지 그녀의 얼굴은 오직 하나의 의지로 가득찬 모습 뿐이었다.
"준비됐나?"
약속한 대로 일주일의 시간이 지났다. 지휘관은 출격 준비를 마친 UMP45의 상태를 다시 한 번 점검한다.
"응. 모두 이상 없어. 이제 작전만 실행하면 돼."
"이번 작전에 내가 지휘하는 걸 원하나, UMP45?"
지휘관은 자신의 생각과 달리 자신의 개입 여부를 물었다. 통상 이런 일에 지휘관이 있으면 지휘관이 맡는 편인데, 이번은 다른 때와 경우가 달랐다. 그래서 그런지 UMP45는 묘한 어색함을 느꼈다.
"가능하다면 나 혼자서 할게. 이건 지휘관의 일이라기 보다 나와 관련된 문제니까."
"그럼, 그리 알테니 부디 몸조심해라. 난 통신만 연결하겠다."
"응. 상관없어."
UMP45가 출격 보고를 지휘관한테 한다. 경례하고 나가는 UMP45의 뒷모습이 어쩐지 쓸쓸해보였지만, 한편으론 안심한 지휘관이었다.
몇 시간 뒤, UMP45가 통신을 해왔다.
"지휘관, UMP40의 정보를 얻었어. 목적을 달성했으니 부대로 복귀할게."
"수고했다. 하지만 철혈이 추격할 수 있으니 최대한 신속하게 복귀하여야 한다."
"알았어. 그럼 이만 가볼게."
통신이 종료되고, 지휘관은 UMP45의 동향을 계속 주시한다. UMP45의 능력을 믿는 지휘관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단독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기에 언제 어떤 상황이 벌어질 지 모르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지휘관의 걱정과 달리 UMP45는 몇 번의 교전에도 무사히 빠져나오거나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리고 마침내 지휘부에 도착하여 USB에 담은 UMP40의 정보를 지휘관에게 건네준다.
"잘해줬다. 복원 작업이 많이 걸릴 수 있으니 그때까지 좀 기다려주기 바란다. 정말 고생 많았다."
"UMP40을 다시 만날 수만 있다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하하, 그런가? 나도 그 심정 잘 이해한다."
UMP40의 정보를 받은 지휘관은 컴퓨터에 꽂아 그리폰의 서버와 연결시킨다. 그리고 여러 정보가 지휘관의 컴퓨터에 나타났다. 그런 모습을 UMP45는 숨죽이며 지켜봤다. 지휘관의 말을 기다리는 걸까.
"이런 건가.. UMP45랑 98% 같다고 할 정도로 매우 비슷해. 아마 네 마인드맵을 기반으로 삼으면 UMP40을 만드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거 같다. 문제는 코어 부분인데.."
"코어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거야?"
"문제라고 해야 할까, 너와 다른 2%가 그 코어 부분이야. 근데 그 2%가 차지하는 비율이 98%보다 크다고 해야 하나,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야. UMP40이 너와 결정적으로 다른 존재일 수 있었던 게 바로 이 독특한 코어에 있어."
"내가 할 수 있는 문제인 거야?"
"내가 직접 나서야 할 수도 있을 거다. 네 코어는 우리 그리폰에서 직접 만들 수 있지만, UMP40의 정보는 거의 남아 있지 않아. 우선 우리 그리폰에서 자체적으로 UMP40의 코어를 생산하기 위해 개발할 거지만, 정 안 되면 네 코어를 떼어내 그 코어를 변형시켜서 UMP40의 코어로 만들 거다. 네 코어로 만들면 어려운 작업도 단숨에 쉬워지거든. 기왕이면 동종의 코어로 하는 게 좋잖아? 새로 제작했을 때 어떤 위험이 발생할 지도 모르는 거고."
"알았어. 그럼 부탁할게, 지휘관. 나 이제 숙소로 돌아가도 되지?"
"수고 많았다. 이제 돌아가도 좋아."
"응. 기대하고 있을게, 지휘관."
그렇게 몇 주의 시간이 흘렀다. 지휘관의 호출에 UMP45가 공방에 들어와 있다.
"지휘관, 내 코어가 필요하다고?"
"여러 방법을 시도해봤는데, 역시나 네 코어가 필요할 거 같아. 아무리 해봐도 잘 되지가 않아. 우리 쪽에서 뭔가 잘못 판단한 걸까.."
"그거보다 철혈이 인형을 만들 때에 적용하는 방식이 있어서 그런 걸 꺼야."
"적용하는 방식?"
"응. 철혈의 인형은 그리폰의 인형처럼 서버에서 인형의 생각과 인식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주지만, 철혈의 인형은 역으로 움직여. 각각의 전술인형이 스스로 가진 정보 기관을 통해 움직이고, 만약 자기가 가진 정보가 없다 싶으면 서버에서 가져오는 식으로 진행돼. 그런 다른 방식 때문에 같은 걸 해도 구동하지 않거나 아니면 인식할 수 없다고 할 거야. 나도 철혈의 인형이기도 해서 그런 방식을 알고 있지."
"하지만 우리에게 그런 기술은 존재하지 않는 걸.."
"그래서 결국엔 네 코어가 필요하다는 거지?"
"정확히는 거기에 들어간 너의 CPU가 필요하다."
"뭐 그게 코어의 주요 구성품이니까. 알았어, 제공할게. 그럼 UMP40 복원에 아무 차질 없는 거지?"
"그렇다고 봐야지."
그리고 UMP45는 입고 있던 상의를 살짝 벗으며 지휘관에게 자신의 새하얀 살을 보여준다. 그러자 지휘관은 연결된 부품들을 해체해 코어를 꺼내는데 성공한다. 이후 빼낸 코어는 따로 보관하고, 다시 UMP45의 코어를 새로 집어넣었다.
"자, 이게 UMP40에 들어갈 네 코어다."
"정말 신기하게 생겼네."
UMP45는 그렇게 중얼거린다. 평상시에 이런 자신의 모습을 볼 기회는 그리 많지 않으니까 더 그랬을 수도.
"그럼 조금만 기다려 봐. 코어 조립에 충전까지 UMP40이 제대로 작동하는데에 약간의 시간이 소요될 거야. 그동안 쉬고 있겠나?"
"알겠어."
그렇게 지휘관과 UMP45의 잡담이 이어진다. UMP45는 과거 UMP40과 있었던 일들을 알려줬다. 뭔가 애잔하면서도 인형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전술인형의 섬세한 감정에 지휘관은 내심 많이 놀랐다.
몇 분 뒤, UMP45와 잡담하면서 UMP40을 복원하던 지휘관이 드디어 다 됐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UMP45는 기쁨과 놀라운 표정으로 UMP40의 모습을 지켜본다. 잠시 후 UMP40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인증 성공. UMP40, 정상 모드로 가동합니다."
그러면서 위잉하는 소리와 함께 UMP40이 움직이면서 이리저리 주변을 살펴보았다.
"여긴.."
UMP40이 움직이고 목소리를 내자, UMP45는 재회의 감격에 차오른 것인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계속 UMP40을 바라보았다.
"정말... UMP40 맞는 거지? 그런 거지?"
45의 말을 들은 40은 그런 그녀의 목소리를 알아차린 건지 오랜만에 보는 UMP45를 보면서 반갑게 인사했다.
"오, 45. 간만이다, 그치?"
"간만이라니..?"
UMP45는 설마하는 마음에 40에게 물었다. 그리고 포기했던 이전의 40의 추억은 묻고 새로 다시 추억을 쌓으려 했다.
"정말 모르는 거야, 아니면 모르는 척하는 거야?"
"40, 설마.."
"응. 난 아직 기억하고 있어. 그날 45가 날 쏜 날을 말이야."
40의 말에 45는 결국 참고 참던 감정을 쏟아내고 만다. 그리고 40에게 와락 안아 울었다. 그 소리는 온 공방 가득 메웠다.
"45.."
"이 바보야! 그때 내가 얼마나.. 얼마나 가슴 찢어지는 줄 알아? 조금은.. 살아남은 내 기분도 생각해줘야 하는 거 아니었어?"
45는 40에게 안겨 마음껏 응석을 부렸다. 그리고 40은 그런 45를 조용하고 가볍게 안아 등을 토닥여줬다.
"하지만 그랬으면 우리 모두 죽었을 거야. 그러니까, 최소한 너라도 살아주길 바랬어. 그래야 네 마음에 내가 남을 테니까. 그랬으면 좋겠었거든. 그래서 그랬던 거야. 이해해줘."
"40..."
다행히도 정보가 일부 손실될 거라는 지휘관의 말과 달리 정상적으로 죽기 전까지의 데이터 모두 올바르게 작동했다. 하지만 그런 점이 오히려 더 UMP45의 마음을 아프게 한 모양이었다. 그러나 지휘관은 오히려 그게 더 잘 된 일이라 여기며 45와 40의 상봉을 계속 지켜봤다.
"자, 그럼 만남은 여기까지. 45, 이제 다시 UMP40의 안정적인 가동을 위해 몇 가지 더 점검 확인을 해야 하니 이제 그만 그녀를 놓아줘라."
"응.."
UMP45는 많이 아쉬웠는지 UMP40의 품을 떠나면서도 한동안 그녀에게서 시선을 놓지 않았다. 지휘관은 다시 40의 전원을 끄고 여러 최종 작업에 들어갔다.
"마지막 작업을 꽤 시간이 들어가니 이만 숙소로 돌아가 쉬고 있어. 나중에 네가 있는 곳으로 40을 데려갈 테니."
"알았어. 그럼 부탁할게, 지휘관."
"네 그 심정은 이해한다. 하지만 조금은 진정해주기 바란다."
"응.."
최종 마무리 작업을 한 지휘관이 UMP40을 UMP45의 숙소로 데려왔다. 모처럼 쉬고 있던 것이었던 만큼 그 시간은 더욱 각별하게 느껴지는 45를 비롯한 소대원들이었다.
"지휘관이다. 45, 40을 데려왔다."
숙소 문을 두드리고 곧바로 들어온 지휘관은 40을 안으로 들여보낸다. 그리고 45를 제외한 나머지 소대원들은 그런 40의 모습에 한동안 둘의 모습을 볼 수밖에 없었다. 너무 똑 닮은 것도 있고, 45가 취한 행동이 평소와 많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45, 이 인형들이 너의 새로운 가족이니?"
"응. 다 다른 성격이지만 기본 심성은 착해, 너처럼."
"헤에.. 나 없는 사이 이런 새로운 가족도 만들고.. 45, 생각보다 많이 발전했는데? 내가 헛되이 죽은 건 아니었구나."
"어떻게 보면 그렇다고 할 수 있지..?"
"여기 양갈래 머리를 한 녀석이 UMP9, 그리고 저기 구석에서 자는 건 G11, 마지막으로 중앙에 앉은 얘가 HK416이야."
"흐음~ 그렇구나. UMP9이라면 많이 들었어. 비록 난 보지 못했지만 이렇게 보니 정말 신기하네."
"언니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요, 40 씨. 언니랑 많이 닮아서 순간 깜짝 놀랐어요."
"그렇구나~ 확실히 우리 둘은 같은 시간, 같은 곳에서 만들어진 인형이니까. 몰랐던 게 난 더 신기한 거 같아. 나한텐 그런 정보를 넣어주지 않은 건가."
"그런 것보다 그저 의식이 없었던 거 아니에요? 45 언니도 몰랐던 걸 보면.."
"음~ 그럴 수도 있겠다. 네 말이 맞을 수도."
45가 40를 지목하면서 얘기하고, 뒤이어서 HK416도 대화에 끼어든다.
"어쨌든 앞으로 40도 우리 소대에서 같이 움직이게 될 거야."
"그럼, 이제 우리도 정식 제대인 건가?"
"확실하진 않지만 아마도?"
UMP40이 마치 놀란 듯 한동안 45의 얼굴을 지긋이 쳐다보았다.
"뭐야, 40. 그렇게 보면 부끄럽잖아.."
평상 시 같았으면 뭘 쳐다보냐고 말할 45가 40 앞에서는 한없이 소심해졌다. 40과 함께 있으니 예전에 가지고 있던 성격이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것이었다. 그런 모습을 본 40은 웃으면서 45의 머리를 쓰담는다.
"그럼, 이제 내가 들어왔으니까 새로 이름을 지어야 하지 않겠어? 혹시 내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
40의 발언에 그 누구도 말하지 않는다. 마치 찬성이라도 하듯이.
"내가 먼저 얘기를 꺼냈으니 나 먼저 제시할게. 난 제너레이션 소대가 어울릴 거 같다고 생각해."
"제너레이션이라.."
UMP45가 40의 말을 듣고 고민하는 표정이 된다. 하지만 40의 제안은 꽤 먹힌 건지 다른 소대원은 말하지 않았다.
"어라.. 더 없는 거야?"
40의 반응은 의외라는 얼굴이었다. 생각보다 자신의 의견이 말이 없게 할 만큼은 아니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45는 없어?"
"으음.. 나는.."
40의 물음에 딱히 생각나는 게 없는지, 45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정말 없는 거야? 난 너희들이 더 얘기할 줄 알고 가볍게 던진 건데."
"언니, 그럼 40 씨가 들어왔으니 프로키온이 어때?"
"프로키온?"
"응. 동시기인 하지만 40 언니가 45 언니보다 더 빠른 때에 나왔다고 하니까. 40 언니를 기념, 대표한다는 의미에서."
"오~ 그것도 괜찮겠는데?"
"416은?"
"나..? 나는.."
갑자기 화살이 자신에게 돌려지자 416은 좀 고민하다가 이내 말했다.
"난 좀 유치할 수 있겠지만 커넥션이 좋을 거 같아. 우리가 서로 연결돼 있고, 언젠가 정식 소대가 되기를 기원하면서."
"그럼 이제 대장(隊長)인 45가 결정을 내려야 할 거 같아. 아니면 지휘관에게 자문한다던지?"
"그러고 보니 소대 이름을 우리가 함부로 고치는 건 좀 위험한 일이 될 거 같아. 지휘관한테 물어봐야겠는데?"
"그럼 다같이 가자고~ 저기 자고 있는 친구는?"
그러자 416은 40에게 신경 쓰지 말고 그냥 가자고 하였다. 아무래도 오랜만에 취하는 잠이다 보니 416도 더 이상 건드릴 생각이 없는 듯했다.
"똑똑."
UMP45가 지휘관실의 문을 두드린다.
"지휘관, UMP45야. 뭐 좀 물어볼 게 있어서 왔어."
"들어와."
안쪽에서 지휘관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UMP45는 문을 열어 들어온다.
"혹시 UMP40, 우리 소대로 들어오는 거야?"
"아, UMP40. 일단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UMP45랑 관련돼 있는 인형이니 그렇게 해서 배치하는 게 너나 나나 좋지 않겠어?"
"그럼 소대 이름을 바꾸고 싶은데 괜찮을까?"
"하고 싶다면 상관없다. 하지만 이전부터 써오던 걸 바꾼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야. 각 부서에도 다 전달해야 하고, 설령 하달한다 해도 제대로 전달되는 것도 아니거든."
"미안해, 갑자기 바꾸자고 해서."
"미안할 거 까진 없다. 다만 일이 좀 복잡해진다는 것 정도?"
"우리가 생각한 게 4개 있어. 제너레이션, 프로키온, 커넥션 등으로 했는데 어떤 게 나을까? 그거 물어보려고 온 거야."
지휘관은 그 말에 멈칫하고 소대에 그나마 제일 어울릴 거 같은 이름을 생각한다. 그리고 여러 생각 끝에 커넥션이라는 말이 나은 거 같다는 말을 해줬다. HK416의 말이 채택된 것이다.
"그래? 지휘관이 그렇게 말한다면 그리 할게. 그리고.. 미안해, 갑자기 찾아와서 이런 얘기해서."
"뭐, 좀 미안해야 될 상황이긴 하지. 아무튼 이제 됐지?"
"응, 고마워."
UMP45가 지휘관실을 나오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 416의 이름이 나은 거 같다는 지휘관의 말을 알려줬다.
"자, 그럼 이제부터 우리 소대으 이름은 커넥션 소대인가?"
"뭔가 어색하면서도 맞는 거 같은 이 묘한 괴리감.."
HK416과 UMP9이 각각 말하였다. 그리고 UMP45는 잠깐 40과 얘기할 게 있다면서 숙소를 빠져나와 조금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조용한 분위기인 곳으로 데려온다,
"무슨 일이야, 45. 갑자기 나 혼자만 끌고 와서.."
45의 이끌림에 온 40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마냥 싫지만은 않았던 그녀의 반응에 45는 그런 40의 품에 안긴다.
"..."
45의 갑작스런 행동에 놀란 40, 하지만 이내 45의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마치 한동안 떨어져 지낸 아이를 달래주듯이 말이다. 하지만 45는 40의 품에서 좀처럼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40, 그때 만약 둘 다 죽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가끔 생각하곤 했어."
40의 품에 안긴 채 말을 이어가는 45는 조그마한 소리로 40에게 말한다. 그 조곤조곤한 목소리가 마치 그때의 45 같아 40은 살짝 미소를 머금게 된다.
"40, 돌아와줘서 고마워.."
"그래도 날 다시 만들어준 지휘관한테 고마워해야 하지 않을까?"
"그것도 그렇지. 그건 나중에 지휘관의 작전에 대활약하면 돼. 그럼 돼."
"하여간.."
그렇게 한동안 45는 40의 가슴에 안긴 채 떠날 줄 몰랐다. 마치 엄마의 품을 그리워했던 어린 아이처럼 45는 그렇게 계속 있었다.
MOD Ⅱ 스킬 (패시브) | |||
침묵의 안개 |
연막탄 투척 시 적의 이동속도, 사속은 물론 회피, 명중을 감소시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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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 초기 쿨타임 | 회피 감소량 | 명중 감소량 |
1 | - | 20% | 10% |
2 | 25% | 12% | |
3 | 30% | 15% | |
4 | 34% | 18% | |
5 | 40% | 22% | |
6 | 46% | 27% | |
7 | 54% | 33% | |
8 | 60% | 40% | |
9 | 70% | 45% | |
10 | 80% | 50% |
MOD Ⅲ 스킬 | ||
섬광탄 |
폭발한 위치의 반경 3 내의 보스를 포함한 모든 적을 기절 상태로 만든다. 제대 내에 UMP40이나 UMP9이 존재하면 지속시간이 20% 증가한다. 해당 스킬은 1전투당 한 번씩 쓸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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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 초기 쿨타임 | 기절시간 |
1 | 5초 | 3.2초 |
2 | 3.4초 | |
3 | 3.6초 | |
4 | 3.8초 | |
5 | 4초 | |
6 | 4.2초 | |
7 | 4.4초 | |
8 | 4.6초 | |
9 | 4.8초 | |
10 | 5초 |
(IP보기클릭)61.100.***.***
(IP보기클릭)183.96.***.***
UMP40이랑 재회해서 파워가 급상승한 45의 모습입니다. (ㅋㅋ..) | 18.06.20 19:54 | |
(IP보기클릭)118.223.***.***
(IP보기클릭)211.186.***.***
으음.. 어떤 의미로 말씀하신 건지 잘 모르겠지만, 저건 제가 만든 거라서 공식문이랑 많이 차이날 수 있습니다. | 18.06.21 07:25 | |
(IP보기클릭)118.223.***.***
공식문이요. 그러니깐 물론을 빼셔야 한다는 이야기. | 18.06.21 07:59 | |
(IP보기클릭)183.96.***.***
그게 말하고자 하는 건.. 제가 올리는 소설은 제 개인적인 글이자, 상상에 불과해서 공식이랑 전혀 상관없으니 그런 건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 무슨 말인지 이해 안 가시면 더 자세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 18.06.21 12:4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