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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 덩케르크_전쟁영화를 다루는 거장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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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놀란의 신작 '덩케르크'

크리스토퍼 놀란은 명실상부  시대를 선도하는 가장 인기 있는 감독이며 저 또한 그의 영화를 좋아합니다. 

메멘토라는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때의 충격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도 가장 좋아하는 영화로 꼽는 인셉션, 배트맨 시리즈와 인터스텔라까지 대부분의 

 

영화를 인생적으로 꼽을 만큼 좋아했기 때문에 덩케르크의 크랭크 인 소식이 들려왔을 때부터 개봉날을 손꼽으며 기다려왔습니다. 이 포스트는 덩케

 

르크를 보고 난 후의 간단한 감상입니다.


2. 대중적인 전쟁영화의 법칙

저는 기본적으로 전쟁영화도 좋아하는 편입니다. 아마도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전쟁영화를 호불호 없이 좋아하는 편일 거라 생각합니다. 보편

 

적으로 선악 이분법 구도를 제시해 스토리 이해가 편하고, 흥미를 주는 영웅적인 캐릭터의 등장이 용이하며, 생과 사를 오가는 배경에서 인물 개개인

 

의 사연을 다루기 때문에 감정적 이입이 증폭된다는 점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놀란의 신작 '됭케르크'는 위에 제시된 특징이 단 한 가지도 포함되지 않은 전쟁영화입니다.



3-1. 덩케르크 캐스팅 라인업에는 독일군이 없다.

한국전쟁을 다룬 영화에서 등장하는 전형적인 북한군 모습, 2차대전을 다룬 영화에서의 히틀러의 광기어린 모습들을 많이 기억하실 거라 생각합니

 

다. 사실 전쟁이라는 것이 반대의 이념을 가진 두 진영의 싸움이기에 이를 다룬 영화에서도 상대 진영에 (주로 악한) 캐릭터를 부여하고, 적군에 대항

 

하는 주인공 진영의 모습 위주로 스토리를 풀어가게 됩니다. 

 

덩케르트를 보고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영화에서 상대 진영인 독일군 병사의 얼굴이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는 덩케르크가 

 

일반적 전쟁영화에서 등장하는 이분법적 논리를 배제하였으며, 실질적으로는 전쟁을 배경으로 한 개개인의 생존 영화에 가깝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사실 전쟁터에서 적군의 병사의 표정을 보고 눈빛을 나누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요. 실제로 나를 죽이려고 날아드는 총알이 누가 발사한 것인지는 하나

 

도 중요치 않을지 모릅니다. 실질적 생존의 위협이 사방으로 날아든다는 것만 느껴지지 않을까요. 덩케르크에서는 상대 진영인 독일군 병사의 얼굴을 

 

비춰주지 않음으로 해서 이 점을 강하게 시사합니다. 전쟁에서 병사 개개인에게 이념과 옮고 그름은 중요치 않을지 모릅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개

 

개인의 생존과 안녕이며, 이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전쟁이 왜 나쁜 것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3-2. 덩케르크에는 '우리가 알던 영웅'이 없다

압도적인 실력으로 상대 장교들을 저격하는 주인공의 모습이나, 극한 상황에서 영웅적인 희생으로 판세를 뒤집는 주인공의 모습을 기대하고 덩케르크

 

를 보신 분들은 아마 영화에 대해 만족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오히려 전쟁상황에서 인간이 얼마나 초라하고 비겁해지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영

 

화는 관객들이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영웅적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전쟁에서의 나약하고 수동적인 인간상을 보여주고 그들을 용서하고 감싸

 

안으며 스토리를 이어나갑니다. 

영화 막바지에 철수작전에 성공하고 돌아오는 패잔병들은 본국에서 전쟁에 패하고 돌아온 자신들을 비난할 것이라 걱정하지만, 그들이 살아온 것 자체

 

를 환영하는 인파를 마주하게 됩니다. 실제 역사에서도 덩케르크에서 살아 돌아온 병사들이 원동력이 되어 독일군을 저지하고 2차 세계대전의 숨겨진 

 

영웅이 됩니다. 

 

이 영화는 전쟁이 초인적인 능력이나 숭고한 정신을 가진 한 두 사람의 영웅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지극히 평범한 우리에게 자각시킵니다.



3-3. 덩케르크에는 개개인의 사연이 없다.

전쟁영화에서 주인공이 전우와 미래의 꿈에 대해서, 또는 곧 태어날 가족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사연을 가진 인물이 결국

 

목숨을 잃으면서 감정의 동요를 쉽게 이끌어 내는 장치로 기능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덩케르크에서는 이러한 개개인에 대한 접근을 철저하게 차단하며 출연진들은 병사1, 병사2로서 기능을 할 뿐입니다. 그들은 특별한 대사도 없

 

이 멍한 눈빛으로 바다를 바라보거나 하나같이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해변에 엎드릴 따름입니다. 죽은 동료에 대한 별다른 감상조차 없습니다. 이는 앞

 

서도 말한 바와 같이 실제 전쟁의 모습을 명확하게 보여주고자 하는 감독의 의도로 생각됩니다. 당장 눈앞에 생사가 왔다갔다 하는 상황에서 미래의 꿈

 

이 중요하게 느껴질까요? 전쟁은 일말의 감상이 들어올 틈도 없는 잔혹한 현실이라는 것을 표현함으로써 그 민낯을 가감없이 보여줍니다.


4. 덩케르크를 통해 제작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 그리고... 

탄탄한 스토리라인으로 강렬한 자극을 받기 원하는 관객들은 덩케르크를 높게 평가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덩케르크에는 딱히 스토리라고 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

덩케르크는 영화적 재미를 위해 전쟁의 다양한 요소를 사용했다기 보다는 전쟁 그 자체를 보여주기 위해 영화라는 콘텐츠를 사용했다는 느낌이 강한 

 

작품입니다. 혹자는 이 작품을 두고 전쟁영화라기 보다는 재난영화에 가깝다고 하지만 저는 전쟁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면서, 역으로 전쟁에 반

 

대하는 반전영화에 가깝다고 느낍니다. 

 

실제로 전쟁은 누가 옳고 그르냐의 문제라기 보다는 전쟁 그 자체가 문제일 것입니다. 1,2차 세계대전에서 배운 교훈으로 전 세계는 얼마간 대체적으

 

로 평화로운 시기를 유지해 오고 있었습니다만 최근에는 점점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제가 살고 있는 

 

나라에 안전에 대한 불확실성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 이르러서야 휴전이라는 상황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해왔던 것은 아니었는지, 먼나라의 전쟁 소

 

식에 너무나도 무덤덤하게 반응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봅니다.

 

부디 한반도를 포함한 많은 긴장관계가 평화적으로 풀리기를 기원하면서 영화 덩케르크에 대한 감상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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