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일입니다
웹게임 해외 서버를 하다가 네덜란드인이랑 친해진 일이 있었습니다
그 친구랑 더 친해지고 싶어서 축구강국 네덜란드인이니 축구 좋아하겠지 싶어서
히딩크 반니스텔루이 요한크루이프 언급하며 대화를 시도해 봤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답변은 좀 충격
그들은 누구야?
자긴 축구 관심없어서 모른다고 하더군요
우리로 치자면 차범근 박지성이 누군지 모른다고 하는건데
거기서 좀 문화충격을 받았죠
그 이후로 좀 생각해보니
네덜란드 특유의 강한개인주의 문화로 인해
남들에게 '상식'이란 이름으로 강요하는 문화가 없는듯 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상식은 대단히 강요적이고 위압적인 단어 입니다
그건 상식이야 하나로 모든게 통용되죠
그러니 아이돌 누구인지 연예인누구인지
올해 야구우승 누구며
요즘 드라마는 뭐가 유행인지 알아야 되고
하는 등등
굳이 알아야 됩니까?
사실 알면 다른 사람과의 대화에 윤활제가 되는 것들이긴 하죠
전 이것들은 잡지식이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론 잡지식 수집을 참 좋아하는 사람이고
뇌색남 뇌색녀 같은 만물박사들을 제 롤모델로 삼으며 제취미도 그러합니다
얇고 넓은 지식을 탐하는걸 좋아하죠
허나 잡지식은 남이 몰라도 되는겁니다
굳이 그 잡지식으로 남과 대화하고 싶으면 누가들어도 흥미 있는 에피소드를 이야기 하면 되는거죠
혹은 그 사람이 관심 있는 분야에 포커스 맞출 정도로 본인의 잡지식의 분량을 늘리는게 맞는거고요(아주 간혹 관심있는 분야가 매우 적은 사람도 존재합니다....)
뭔가 모순적이긴 하죠
많은 분야에 관심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은 알필요 없다고 하는것이 말이죠
하지만 내가 알면 그만인것을 남에게 강요한다는 것은 매우폭력적인 것임을 한번 생각해 볼 필요는 있습니다
정말 어쩔때보면 피곤하죠
왜 그리 다 알아야 될까
그래서 즐거움이 되야될 지적대화가 피곤해지는 것입니다
한국은 창의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꽤 많고 많은 분들이 느낄텐데
그 이유중 하나가 상식을 강요하는 사회이기애 그렇다고 봅니다
사실 모든 창의력은 일할때 보다 쉴때 더 발휘되는데 지식을 쌓는건 학업이 아닌 이상
강요되지 말아야 함이 이런 이유죠
그렇게 즐거움을 찾아야 되는 지식 탐닉을 남에게 뒤쳐지기 싫어서 의무화 하다보면 쉬는방식이 아니라 오히려 또다른 업무가 되는겁니다
말이 길어졌는데 정리하자면
상식이란걸 수단 및 목적으로 삼으면 결국 강요와 폭력적 수단이 된다는 겁니다
잡지식은 말 그대로 자긴 알고 남은 몰라도 되는거죠
ps.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정말로 관심분야가 너무 적어서 대화가 힘든 사람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진짜 좀 힘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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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관심갖는 분야가 아예 없는 사람도 존재합니다 아예 화제거리가 전무 할말이 없어지죠 | 17.10.09 23: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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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람을 만나는게 매우 어려울 듯 합니다. 관심갖는 분야를 이끌어내지 못한건 아닐까요? | 17.10.10 13: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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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겪어보시면 모를지도 모르겠네요 | 17.10.13 01: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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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화할 때 화제거리를 찾아서 이야기하다보니 님 말씀대로 평생 못겪어보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 17.10.22 12: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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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참 다양한 분야 좋아한다고 본문에 적어놨습니다 | 17.10.23 01: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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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식 많이 가지고 있지 않다고 지적인 대화가 불가능한건 아니죠. 잡지식을 많이 아는 사람은 그냥 뭘 아는걸 좋아하는 사람이고 지적인 대화를 이끌어낼 줄 아는 사람은 어떤 주제에 대해 대화를 하든 적절한 질문을 통해 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무위키 찾아보면서 하마나 돌고래가 사실은 매우 위험한 동물이라던가 하는 잡지식을 흡수하는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고, 이런 사람들을 뇌섹남이나 뇌섹녀라고 부르기는 힘든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누구랑 대화할때는 얕고 넓은 지식을 가진 사람이랑 대화를 할때보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심도있는 토론이 가능하고, 그것에 대해 자신만의 의견이나 취향이 확실한 사람과 대화하는게 훨씬 더 즐겁고, 지적이라고 느껴졌던것 같네요. 나는 너랑 대화를 할 때 결국은 너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려고 하는거지, 나도 구글에 검색하면 5초 안에 확인할 수 있는 얄팍한 정보를 들으러 온게 아니니까요. | 18.01.09 05: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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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축구 감독이나 선수, 드라마, 야구 우승팀, 아이돌 등등은 지적인 대화주제랑 거리는 멀지만 뭐 회사에서 동료들이랑 점심먹으면서 야 이번에 ~가 이겼더라~ 정도 반찬거리는 될수 있을것 같네요 애초에 일상생활에서 님이 기대하는 지적인 대화라는건 기대하기 힘들고 그런걸 원하시면 관심있는 주제 관련 동호회에 드시는게 아마 최선이 아닐까 싶네요 | 18.01.09 05:08 | |